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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수술 어제 오후, 5일 동안 입원해 있던 아내를 모시고 내려왔다. 몸의 이상을 발견한 건 작년 12월, 건강검진 때다. 자궁초음파를 했는데 자궁에 낭종 같은 게 보인다며 3개월 후에 다시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3개월 후에 다시 찾은 병원에서는 '자궁기형종'이라며 많이 커져서 제거 수술할 것을 권했다. 급하게 강남차병원에 수술 예약을 했고, 그로부터 약 2개월 후인 지난 5월 28일에 입원을 했다. 수술 전날 입원하고 수술 후 3일 간 회복 시간을 보내는 시스템이었다. 즉 수술을 위해서는 5일 간의 입원이 필요했다. 공교롭게도 5월 29일, 그러니까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이 수술 날이었다. 입원하는 날에는 회사 일 때문에 아내 혼자 상경해야 했지만 수술 당일에는 휴가를 내고 올라가 아내와 함께했다. 생전 처.. 2025. 6. 2.
둘째와 데이트 5월의 마지막 토요일 오후엄마는 수술 후 병원에서 요양 중이고언니는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나갔고, 아빠와 둘이 오후를 보내야 하는 둘째. 도서관에 가서 책 반납 및 대출을 하고는아파트 단지로 산책을 나갔다. 비눗방울을 좋아하는 둘째.엄마와 언니의 부재 덕분(?)에둘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아빠. 많이 컸네, 우리 딸~책 읽을 생각을 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지 내 자작나무.큰 딸이 아빠를 위해 뽑아온 루이비통 X 나이키 2025. 5. 31.
[부산 여행] 5. epilogue 2025년 5월 1일부터 4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온 부산. 지금은 일상으로 복귀해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고 있지만, 부산의 날들을 떠올리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무뚝뚝할 거라 생각했지만, 우연히 들른 식당의 주인아저씨, 택시 기사님, 요트체험장의 직원 등 우리가 만난 부산 사람들은 살갑고 친절했다. 비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비 덕분에 남다른 추억도 만들 수 있었다. 부디, 이 3박 4일의 부산 여행이 아이들의 기억 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https://youtu.be/UkYGD8SM_k4?si=S91wYjr-uvBcal3n 2025. 5. 20.
소림사에서 온 사부 그때는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이다.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2, 3학년 때 즈음으로 기억한다. 대부분의 학교가 그렇듯 충북 제천의 남천국민학교도 정문과 후문이 있었는데, 나는 집이 교동 쪽이라 후문으로 주로 다녔다. 후문을 나와 체육관이 있는 언덕 쪽으로 오르면 그 옆으로 샛길이 있었다. 복천사 입구를 지나 산길을 따라 어찌어찌 가면 지금은 사라진 '과수원주유소'와 만났고 그 뒤쪽에 있는 아세아시멘트 사택 중 하나가 우리집이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후문으로 하교할 때였다. 웬일인지 후문 앞에는 무리의 아이들이 한 청년을 둘러싸고 웅성대고 있었다. 호기심 많던 나는 그 무리에 합류했고 그러자 그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소림사에서 왔으며 제자를 찾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내용의 말을.. 2025. 5. 19.
충주 쑥칼국수 맛집 <진구이냉삶집 (구, 진구이집)> 충주에는 유독 칼국수집이 많다. 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충주 식당의 절반 이상이 칼국수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선배들이 칼국수집엘 데리고 다닌 거다.칼국수의 종류도 다양했으니, 할머니가 홍두깨로 손수 만들어 파는 전통 칼국수부터, 빨간 장칼국수, 담백한 조개칼국수, 든든한 사골칼국수 등등.그중, 입사할 때부터 있었으니 최소 2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쑥칼국수집이 있다. 진구이집이라는 쑥칼국수집인데, 지금은 냉동삼겹살도 함께 팔면서 진구이냉삶집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칼국수 맛을 자랑한다. 칼국수를 시키면 김치와 콩나물 반찬과 함께 애피타이저인 보리밥과 무채가 나온다. 보리밥에 고추장과 무채를 적당히 넣고 슥슥 비벼서 한입 크게 넣으면, 무채의 사각사각한 식감이 탱글탱글한 보리밥과 조화를 이.. 2025. 5. 18.
[부산 여행] 4. 해운대해변열차와 삼원면옥의 밀면 부산 여행 첫날에 격하게 우리를 반겼던 비바람은 채 이틀을 참지 못하고 셋째 날에 다시 찾아왔다. 오늘의 첫 일정은 청사포로 이동해 해운대블루라인파크에서 해변열차를 타는 것이다. 지하철과 마을버스로 청사포까지 이동했는데, 여행 내내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부산 사람이 다 된 느낌이었다. 블루라인파크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청사포의 사진 명소, 그러니까 슬램덩크에 나오는 장면과 흡사한, 철길을 가로질러 쭉 뻗은 도로 끝에 파란 바다가 보이는 그곳과 마주했다. 사진 명소로 소문나다 보니, 차가 오든 말든 신호 따윈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사진을 찍어대는 이들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여 우리는 파란불이 들어왔을 때 잽싸게 사진을 찍고 빠졌다. 과연 이곳이 사진 명소이긴 한 건지, 무엇 .. 2025. 5. 16.
[부산 여행] 3. 중식당 락앤웍과 요트 체험 감천문화마을을 둘러본 후 택시를 타고 부평깡통시장으로 이동했다. 시장 건너편에 있는 보수동책방골목도 일정에 있었으나, ‘책방골목이 예전 같지 않아서 거의 문을 닫았고 몇 곳 남지 않았다’는 택시 기사님의 말에 길 건너에서 눈으로만 구경하고 말았다. 부평깡통시장과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은 거의 붙어있다시피 했다. 길 하나만 건너면 국제시장이었고 국제시장을 따라 주욱 내려가면 자갈치시장과 만났다. 삼성 이재용 회장이 어묵을 먹었던 자리를 표시해 두며 장사에 활용하고 있는 어묵집을 지나 아무런 목적 없이 시장 골목을 따라 내려갔다. 그렇게 시장을 둘러보고 지하철을 타고 계획에 없던 숙소로 향했다. 어제의 폭음으로 너무 힘든 나머지 휴식이 필요했다. 멀쩡한 척했지만 실은 모두가 숙취로 힘들어하고 있었던 거다. 숙.. 2025. 5. 13.
[부산 여행] 2. 동궁식당의 대구탕과 감천문화마을 어젯밤, 술을 더 사기 위해 빗속을 뚫고 편의점으로 향할 때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오늘의 일정이 계획대로 되지 않으리란 것을…5월 2일, 여행 둘째 날. 머리를 긁적이며 ‘어젠 정말 미안했어’ 사과라도 하듯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맑은 날씨와 달리 우리는 전날의 과음으로 인한 숙취로 구린 속을 달래며 침대에서 뒹굴고 있었다. 원래 계획은 아침 일찍 움직여서 감천문화마을을 둘러본 후 점심을 먹는 것이었지만, 11시가 돼서야 현관문을 열고 나온 우리에겐 무엇보다 해장이 급선무였다.약 50분을 지하철로 이동해 토성역에 도착했다. 인간 챗gpt인 선배 형은 이미 토성역 근처 해장할 곳을 파악해 놓고 있었다. 토성역 2번 출구로 나와서 골목으로 주욱 올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동.. 2025. 5. 11.
[부산 여행] 1. 우중부산과 수변최고돼지국밥 전부터 아내는 부산에 가고 싶어했다. 나 역시 싫지는 않았으나 그 먼 거리를 운전해서 오갈 생각을 하면 갑작스런 두통과 발열 증상을 보이며 쉽게 결심하지 못했다. 그런데 행인지 불행인지 5월 연휴에 함께 여행을 도모하고 있던 선배 형네 가족과 목적지를 논의하던 중, ‘어~’ 하다 보니 부산의 숙소를 예약하고 있었다.5월의 첫날, 앞서 말한 장거리 운전의 피로도를 감안해 기차로 움직였다. 충북선을 타고 오송역으로 이동해 KTX로 갈아타고 부산역에 도착했다. 소식은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전혀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었는데, 다름 아닌 ‘비’였다. 여행 일주일 전부터 비 예보가 있었다. 중요 시기마다 잘못된 예보로 곤혹을 치른 전례가 많은 기상청이라 크게 걱정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야속할 정도.. 2025. 5. 9.
열정!!! 고양이를 찍겠다는 둘째의열정! 열정! 열저엉~!!! 2025. 4. 19.
[youtube] 2025년 봄, 수안보 벚꽃 놀이 https://youtu.be/AL716ExXPzg?si=TrrVEY4pZnDtaDVu 2025. 4. 14.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어제 도착한 수경 재배용 스노우사파이어와 스파티필룸에게 줄 영양제를 사기 위해 다이소에 들렀다. 그리고 간 김에 샐러드 채소인 루꼴라, 케일, 로메인의 씨앗을 샀고 집으로 돌아와 테라스에 있는 화분을 정리하고는 정성스레 심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지난주, 테라스 한 켠 구석에 심어 놓은 튤립이 부지런히 싹을 키워가고 있었다. 봄 햇살은 따뜻했고 바람은 적당히 시원했으며, 모든 것이 평화롭고 세상은 아름다웠다. 비로소 오늘부터 나의 일상은 정상을 되찾았다.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전국에 생중계된 탄핵심판에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카메라를 응시하며 주문을 낭독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최욱도 울고, 오윤혜도 울고, 나도 울었다. 당연한 결과이고 상식.. 2025. 4. 4.
충주 회동 작년 12월 14일, 그러니까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회의 두 번째 표결이 있던 그날이었다. 여의도 탄핵 집회에 참석 후 라 명명한 대학 지인들 모임에 합류했다(초창기 멤버들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은 이름이다). 모임 참석도 오랜만이었고 잠원이라는 동네에서 만나는 건 처음이었다. 우리는 모두 상기된 표정이었는데, 반가움도 반가움이지만 탄핵소추안 투표 결과를 기다리며 TV 속 우원식 국회의장의 입만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적 의원 300명 중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누군가 침 삼키는 소리가 식당 안에 울릴 만큼 정적이 흘렀다.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와!!!!!”우리는 함성을 질렀다. 그리곤 손에 들고 있던 미지근.. 2025. 4. 1.
야속한 비 빗방울이 흩날린다. 우산을 쓰기도, 안 쓰기도 애매한 어중간한 비다. 며칠째 경북과 남부지역에는 미증유의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해 재난 지역이 선포되고, 소방헬기가 추락하였으며, 30명 가까운 주민이 유명을 달리했을 뿐만 아니라 수 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계속되는 건조한 날씨와 돌풍은 어렵게 꺼놓은 불씨를 되살리며 산불을 확산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이 비가 야속하다. 이왕 오는 거 장대비를 퍼부어 산천에 덮친 화마를 잠재우고, 그리하여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줬으면 좋겠건만, 이런 비로는 불가능하다. 자연은 무섭다. 사계절 멋진 풍광으로 우리에게 위로와 휴식을 주는 듯하지만, 그 위력을 과시할 때는 걷잡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자연 앞에 겸손해야 한다. 자본과 개.. 2025. 3. 27.
자축! 입사 20주년 2025년 3월 2일 일요일 아침. 오랜만에 온 가족이 교회에 갔다. 예배 시간에는 지금까지 무탈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이끌어 주신 것에 감사하며 머리 숙여 기도했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한다곤 하는데, 그런 이유는 아니고, 다만 오늘이…입사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5년 3월 2일, 어색하고 후줄근한 정장 차림에 긴장된 발걸음으로 호암동 680번지로 향했다. 당사자인 나에게 취직은 더할 나위 없는 것이었지만, 부모님께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충주MBC 입사는 어머니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1월쯤이었을 거다. 졸업 후 1년 간 백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던 시기였고,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기필.. 2025. 3. 2.
[youtube] 당일치기 영월 여행 아이들 방학 중 당일치기로 다녀온 영월.주천의 젊은달와이파크는 흥미로웠고,한반도 지형은 한 번쯤 가볼만 했으며,영월서부시장은 맛있었다.https://youtu.be/hGQvUGiFaZk?si=xbf11oV4F1yt6KGt 2025. 2. 21.
불면증 불면증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이 두 쪽 나며 뚝 떨어진 건 아니고 서서히 안개처럼 다가와 몇 달 전부터 나의 밤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하도 잠을 못 자다 보니 '요즘 너무 편한 삶을 살고 있는 건가' 물어도 해 봤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일상이 녹록지 못했다.   불을 끄고 누워 30분 내에 승부를 못 보면 정신이 점점 또렷해지기 시작한다.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기 위해 핸드폰으로 수면 음악을 틀어 놓기도 하고,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듣던 수면 동화를 듣기도 하지만 소용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쉬이 잠 못 드는 건 침대맡에서 충전 중인, 수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핸드폰 때문이다. 조금만 잠이 안 와도 핸드폰을 집어 들고 이것저것 뒤적거린다. 그리곤 다시 잠을 청하는 건데, 핸드폰을 집는 순.. 2025. 1. 27.
글루미 2025 그 어느 해보다도 우울하게 새해를 맞이했다. 작년 12월 3일, 개념 없는 대통령의 위헌적 계엄 선포와 군홧발의 무자비한 침탈 속에서 극적으로 성사된 국회의 계엄해제, 대통령 탄핵안은 가결되었고 그럼에도 내란수괴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는 세력들의 작태를 보며 깊은 분노 속에서 지내는 요즘이다. 이런 와중에 너무나 안타까운 제주항공 참사가 있었고 한 번의 술자리였지만 대화를 나누며 교감했던 동료의 안타까운 죽음은 지금도 깊은 슬픔으로 자리잡고 있다. 2025년을 맞이하는 송구영신예배에서는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차디찬 공항 바닥에서 새해를 맞이할 유가족을 위해 기도했다.역사는 정반합으로 발전한다지만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불의하고 반헌법적이며 비상식적이다. 분노의 크기만큼 무력감이 밀려온다. 과연 세상은.. 2025. 1. 6.
1년 묵은 약속 “나중에 촬영 다 끝나면 이거 나한테 줄 수 있나유?”2023년 10월쯤이었다. 한창 시루섬 다큐를 촬영하던 때였고 그날은 당시 시루섬 주민이었던 어르신 댁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긴 질문과 답이 오간 후, 어르신은 인터뷰에 사용한 시루섬 사진을 가리키며 이처럼 말씀하셨다. 옛 고향 모습이 담긴 사진을 처음 봤을뿐더러 물속에 잠겨버린 고향의 모습을 선명한 항공사진으로 접하니 너무 반갑고 그립다며 조심스럽게 부탁하셨다. “약속할게요, 어르신. 촬영 다 끝나면 꼭 가져다 드릴게요.”손가락을 걸진 않았지만 꼭 그러리라 맘속 깊이 다짐했다. 이날 이후로도 촬영은 계속됐고 편집과 후반 작업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 끝에 올 1월과 8월, 두 번에 걸쳐 방송을 마쳤다.그렇게 방송을 낸 후 또다른 일상이 계속되었지만.. 2024. 12. 18.
충주 <행복 담는 국수집>, 국수와 석쇠불고기의 환상 조합 충주의 중앙탑공원 주변은 관광지답게 식당들이 많다. 특히 치킨과 막국수의 독특한 조합을 자랑하는 막국수집이 많고 유명하기도 한데, 이에 버금가는 특별한 조합의 식당이 있다. 이름만 들어도 행복해지는, ‘행복 담는 국수집’이다. 이곳은 잔치국수와 석쇠불고기의 조합이다. https://naver.me/Gcjnroed 행복담는국수집 : 네이버방문자리뷰 690 · 블로그리뷰 162m.place.naver.com 식당 앞을 지나칠 때마다 건물 외경이 주는 푸근함이 인상적이라 ‘언젠간 꼭 가 봐야지’ 했던 곳인데, 3년 전 이맘때 처음 발을 들였다. 그때의 감격은 유튜브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https://youtu.be/mD5GTplZQDc?si=ygB31Go8-X_RQsHR지난 주말, 오랜만에 외식.. 2024. 12. 2.
이적, 김동률의 <카니발>을 아시나요? 비슷한 연배라면 알겠지만 1997년, 가수 이적과 김동률은 '카니발'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했다. 아쉽게도 동명의 앨범 한 장만을 남기고 활동을 종료했지만 앨범 속 명곡들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97학번인 나는 대학 생활의 시작을 카니발과 함께했다. 거 왜 어떤 노래를 들으면 특정 시절의 장면과 풍경들이 떠오르는 경험, 대부분이 있을 거다. 나에겐 카니발의 노래들이 그렇다. 아마도 스무 살의 시작, 그리고 처음으로 고향과 부모님을 떠나 낯선 공간에 터를 잡으며 느꼈을 설렘과 긴장감이 함께해서가 아닐까. 카니발의 노래와 떠오르는 장면들을 몇 개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 그땐 그랬지이제 겨우 스무 살밖에 안 된 나이였지만, 이 노래를 들으며 중고등 시절을 추억하곤 했다.. 2024. 11. 26.
충주 <대청마루>, 김치찌개 맛집 아내가 김치찌개를 매우 좋아한다. 그런 아내 덕분에 알게 된 김치찌개 맛집, 대청마루. https://naver.me/FqSHSsqh 대청마루 : 네이버방문자리뷰 93 · 블로그리뷰 35m.place.naver.com 이곳은 제육볶음과 생갈비 짜글이로도 유명하지만 우리는 김치찌개를 먹기 위해 찾는다. 입구에서부터 연륜과 포스가 느껴진다. 정확한 메뉴명은 김치전골인데, 익숙한 대로 김치찌개라 부른다. 찌개 2인분을 주문하고 조금 있으면 맛깔스러운 기본 반찬이 나온다. 주인아주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은 정갈하고 맛 또한 좋아서 이것만으로도 밥 한 공기 뚝딱 해 치울 수 있다. 이 중 가장 애정하는 반찬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고추무침(이름이 맞나?)이다. 이건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아내도 이 반.. 2024. 11. 25.
충주 <유명한 수제비와 향촌 칡냉면> 해장의 끝판왕, 낙지국밥 유명한 수제비와 향촌 칡냉면(이하, 유명한 수제비)은 긴 간판의 이름처럼 수제비와 냉면으로 유명하지만, 예로부터 술 좀 먹는다 하는 저잣거리 고수들이 이곳에서 반드시 먹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수제비도 냉면도 아닌 '낙지국밥'이었다. https://naver.me/x35DOu6H 유명한수제비와향촌칡냉면 : 네이버방문자리뷰 12 · 블로그리뷰 10m.place.naver.com 이틀 전 부서 회식에서 마신 술의 숙취가 두 밤을 자고 일어나도 가시질 않았다. 이는 분명 중년의 나이가 되어가며 간의 해독 능력이 저하되었기 때문일 거라 생각하니 문득 서글퍼졌다. 휴가를 낸 금요일, 점심으로 뭘 먹어야 지친 속을 달래 줄까 고민하는데, 불현듯 유명한 수제비가 생각났다.충주에서 근무하던 시절, 과음한 다음날.. 2024. 11. 24.
환절기, 장례식장 나는 지금 전남 광양으로 향하는 스타렉스 안에서 선잠을 자다가 휴게소에 들른 후 정신이 말똥말똥해진 나머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늘 아침, 청주 사옥에 도착하자마자 ‘띠리링’ 알림이 울렸다. 후배 피디의 시부 상을 전하는 회사 문자였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세 분의 부고를 접한다. 첫 부고는 태안으로 2박 3일 캠핑을 갔던 첫날 저녁에 받았다. 친한 대학 동기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다음 날 아침, 가족들을 캠핑장에 두고 전남 구례로 향했고 해거름녘에야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두 번째 부고는, 제대하고 복학 전까지 마트 알바를 했는데 그때 정육 코너를 담당하던 형님의 부친상이었다. 알바를 그만두면서 연락이 끊겼다가 취직을 하고 촬영 현장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다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2024.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