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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아야진 여행] #.2 아야진 해변과 오미냉면 눈을 뜨니 장모님은 이미 산책을 나가셨고 장인어른은 주방에서 뚝딱뚝딱 아침 준비를 하고 계셨다. 그런 장인어른을 바라보고만 있는 사위의 모습이 염치없지만, 아쉽게도 요리 실력은 염치보다 더 없었다(그래서 아침 설거지를 책임졌다). 장인어른이 해주신 아침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아야진 해변으로 향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숙소에서 골목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아야진 해변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직 입소문을 타지 않은 해변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고 여유로웠다. 어김없이 아이들은 모래를 파기 시작했고,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구경했다. 평화로웠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그저 보이는 대로 보고 몸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갔다. 적당한 구름 덕에 하늘은 예뻤고 햇빛을 피하는 번거로움도 없었다. 바다 하.. 2023. 10. 4.
[고성 아야진 여행] #.1 생애 처음 명절에 떠난 여행 올 추석 연휴는 유난히 길었다.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을뿐더러 10월 4일은 회사의 창사기념일 대체휴무일이다 보니 무려 일주일을 쉬게 되었다. 입이 귀에 걸릴 법한데도 산적해 있는 일들과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릇 일 못하는 이들이 일할 때 놀 생각하고, 놀 때 일 걱정한다'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지혜의 말씀을 굳게 붙잡고 절대 회사 생각, 일 생각하지 않으며 연휴를 보내기로 단단히 마음먹었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에는 처갓집 가족들과 여행을 가게 되었다. 장인어른이 내년 초면 회갑이신데 일 때문에 평일에는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 이번 추석 연휴에 이른 회갑 여행을 준비한 것이다. 아내와 처제가 주축이 되어 여행 일정을 챙겼다. 실은.. 2023. 10. 3.
[youtube] 2023 강원도 고성 여행 2023년 9월 28일(목) ~ 30일(토) 장인어른의 환갑을 앞두고 처음으로 처갓집 식구들과 함께한 여행... 이름처럼 예쁜 동네인 '아야진'은 특히 골목이 매력적이었다. 아야진 해변과 통일전망대, 든해버거와 아야진항... 2박 3일 고성의 기억을 기록한다... https://youtu.be/NlXFx0Xc4h8?si=45fZd0VbbEtqYMWv 2023. 10. 2.
[youtube] 수상불꽃극 <호수 위 우주> 오랜만에 충주에서 멋진 공연을 감상했다. 탄금호의 수려한 풍광을 기반으로 공연한 라는 수상불꽃극인데, 예전에 항주 출장 때 본 장예모 감독의 를 연상케 했다. 대규모 수상극인 보다 규모와 인력은 작았지만 탄금호의 매력을 잘 살린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불꽃놀이가 펑펑 터지니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다. 앞으로도 충주에서 좋은 공연들을 많이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https://youtu.be/jyJnfXaf0To?si=jAPMnsdllKZaUH98 2023. 9. 24.
보름만의 음주 돌아가신 할머니의 주름처럼 깊이 파이고 갈라진 메마른 논에 수문을 열고 첫물을 들이는 기분과 비슷할 거다. 보름 만에 목구멍으로 술을 넘기는 느낌 말이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식도를 통과한 소맥이 장기의 어느 부위를 지나고 있는지 정확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이 맛이었지…' 빈 속으로 넘기는 소맥은 짜릿했다. 어제부로 헬리코박터 2차 제균 치료가 끝났고 때마침 아내가 월급날이라며 저녁을 산다기에 오랜만에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큰 딸아이는 나를 닮아서 대패삼겹살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그 정도가 심해진 나머지 집착에 가까워졌다. 딸의 고집에 못 이겨 외식할 때마다 대패삼겹살을 먹어대다 보니 이제는 그 좋아하던 대패삼겹살을 증오할 지경에 이르렀다(그럼에도 우리는 오늘도 대패삼겹살집에 앉아있다). 보.. 2023. 9. 21.
1차 제균 치료 실패 석 달만에 충주의료원을 찾았다. 의료진분들의 성스러운 직장을 이리 말하는 건 죄송한 일이지만, 최대한 출입을 삼가고 싶은 곳이 병원인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발걸음을 옮긴 건 3달 전에 실시한 헬리코박터 1차 제균 치료 결과를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진료 때문이긴 하지만 한주의 정점인 수요일에 휴가를 내고 회사라는 공간을 벗어날 수 있었으니 마냥 싫다고만은 못 하겠다(못한 일들은 나중 문제다). 간호사 선생님은 흰색과 파란색이 섞인 작은 캡슐약과 물을 건네며 헬리코박터균이 죽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약이라는 설명을 더했다. 약을 삼키고 10분이 지난 후 이번에는 3분간 테스트 키트를 불어야 했다. 그리고 테스트 키트는 분석하는 곳(?)으로 보내졌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지루할 줄 .. 2023. 9. 6.
9월이라니...... 그새 해가 많이 짧아졌다. 셔틀을 타고 충주에 도착하는 저녁 7시 즈음이면 (조금 과장해서) 여전히 해가 중천이었는데, 어제는 가로등이 켜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날이 흐린 탓도 있었지만 ‘아, 이렇게 또 40대의 한 계절이 가는구나’ 하는 서글픈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9월이 시작되니 이젠 정말 올해도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 기분 탓인지 유독 2023년은 빨리 가는 것 같다. 익숙지 않아서 번번이 ‘2022년’으로 오타는 내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시간이 빠르게 느껴진 데는 심리적 요인도 작용했을 텐데, 연초부터 준비한 제작지원사업의 지난한 과정과 12월까지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이 큰 역할을 했다(여전히 내 목덜미를 짓누르고 있다). 시간은 점점 12월로 수렴하는데 여전히 구체적인 내용.. 2023. 9. 5.
아빠는 오늘도… 2023. 9. 4.
[책] 말랑말랑 생각법 책 은 유튜브 채널 를 통해 알게 되었다. 사실 요즘, 아니다, 2005년 입사하면서부터 줄곧 아이템에 대한 고민 속에 살고 있는데 결국은 현상을 남들과 다르게 바라보는 안목이 중요하고 필요했다. 그런 재능이 부족한 나로서는 후천적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고, 이런 내게 이 눈에 들어온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 모른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반발로 시작하는 친절함(?)에 '몇 살이야?'를 외치며 꼰대력을 발휘할 뻔했으나, 의외로 쉽게 저자의 반말에 적응해 버렸고 급기야 '이 책은 반말이 제맛'이라는 결론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디자인을 전공한 한명수 작가는 싸이월드를 비롯한 유수의 회사에서 웹디자인을 담당했고 배달의 민족 CCO (Chief Creative Officer)를 맡으며 서체 개발 .. 2023. 9. 1.
[youtube] 오랜만에 호암지 산책을 나왔는데... 날이 너무 더웠다... https://youtu.be/TLwleSF_pvw?si=OtvN56Rf6G_Y03_p 2023. 8. 30.
[youtube] 여름 방학 중 마지막 테라스 물놀이 어느덧 내일이면 큰 딸이 개학을 한다. 유독 심심한 방학을 보낸 딸에게 미안한 마음 숨길 길이 없다. 다시금 즐겁게 학교생활하길 바라며, 방학 마지막 날의 테라스 물놀이를 기록한다. https://youtu.be/gsEM0GcvF8s 2023. 8. 20.
축! 2023년 충주시 온라인 홍보 유공자 선정!! 제목 그대로다. 오늘 오후 퇴근 셔틀 안에서 2023년 충주시 온라인 홍보 유공자에 선정되었다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받았다. 이거 참, 꾸준히 아이들 성장 과정을 기록하다 보니 이런 순간도 오는구나 싶다. 전후 관계를 설명하면, 지난 6월 말경 충주시 공식 인스타그램에 피드가 하나 올라왔다. 개인 SNS를 통해 충주를 알린 사람들 중에 신청을 받아 충주시 홍보 유공자를 선정한다는 내용이었다. 즉, 선정된 후 서포터즈처럼 홍보활동을 해 나가는 게 아니라, 특정 기간 동안 SNS를 통해 충주를 많이 알린 사람들에게 '고맙고 앞으로도 많이 홍보해 달라'는 의미로 진행하는 이벤트인 것이다. 피드를 보자마자 생각난 것이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기록하고 있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이었고, 수줍게 메시지로 신청 의사와 링.. 2023. 8. 14.
[youtube] 괴산 수옥정 물놀이장 지난 7월 초에 다녀온 괴산 수옥정 물놀이장의 기록. 충북의 가성비 좋은 물놀이장 중 하나!!! https://youtu.be/iH95TZOZgh0 2023. 8. 7.
여주 <마조렐 글램핑 리조트> 하... 이거 참... 작성 중이던 장문의 글이 한순간의 실수로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렸다. 마조렐 글램핑을 찾게 된 이유와 숙소를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곳의 느낌과 이번 휴가의 의미를 가감 없이 정리했는데 잘못된 마우스 조작과 엉뚱한 클릭으로 인해 세상에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아... 애재라... 커서는 글자 하나 없는, 새하얀 바탕 위의 제목 칸에서 깜박이고 있었고 넋 나간 나는 깜박이는 커서를 눈만 껌벅이며 쳐다보고 있다.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글을 쓸 의욕을 상실했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게 이런 기분일 거다. 그래도 기록은 남겨야겠기에 개조식으로나마 주말을 정리한다. 1. 엄마의 알바와 아빠의 일 때문에 방학 때 휴가를 못 가 아이들에게 미안한 상황 2. 둘째의 생일도 잊고 있었던.. 2023. 8. 6.
2023년 여름휴가와 Oldies but Goodies 수요일부터 3일 동안 연차 휴가를 냈다. 실질적인 올해의 여름휴가인 것인데, 가족과의 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보냈다. 지난주부터 시작한 아내의 단기 알바로 인해 주중에 놀러 가는 건 기대조차 할 수 없었고 오히려 방학에 들어간 아이들을 돌봐야 했다. 또한 이때다 싶게 고장난 에어컨 덕분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무료함을 달랠 수 있었다(아직도 진행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기 전 날, 오랜만에 친한 형과 함께 조촐한 전야제를 가졌다. 불과 2주 전에 봤음에도 오랜만이라고 하는 건, 그때는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형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족발과 보쌈 세트를 사이에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았다. .. 2023. 7. 30.
[youtube] 또 고장난 선풍기, 물감놀이로 더위 이기기 작년 여름은 무사히 넘어간 것 같은데, 올해는 어김없이 에어컨이 또 고장났다. 수요가 많다 보니, AS 접수를 해도 며칠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 물감놀이로 (마치 심리치료하 듯) 더위를 이겨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vAtNM3ZbJ8 얼마 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테스트할 겸 촬영한 영상인데, 역시 싼 게 비지떡... 기본적으로 음질이 찢어진다... 돈 더 들여서 제대로 된 것으로 사는 걸로.... 2023. 7. 23.
금전수의 끈질긴 생명력 집안에 식물을 많이 키워서 쾌적하고 자연친화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아무리 애정을 줘도 키우는 족족 죽어 버리기 일쑤다.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집안에 있는 식물이라고는 거실의 금전수가 유일. 4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올 때 누군가 번창하라며 선물한 건데, 미안하게도 그가 누군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희한한 건 우리집을 거쳐간 다른 식물들과 달리 이 녀석은 불사조, 아니 불사식(?)이라도 되는지, 죽었구나 싶으면 새싹이 돋고, 잎이 시들고 가지가 늘어져서 '이젠 정말 끝이구나' 싶으면 다시금 새순이 올라온다. 이렇게 죽다 살다를 반복하다 보니 여느 금전수처럼 잎이 풍성하지 못하고 볼품없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버릴 수 없는 건, 최근에도 이별을 준비했는데 어김.. 2023. 7. 9.
제균치료 오늘은 제균치료 8일 차다. '갑자기 웬 제균치료냐?'며 궁금해할 사람은 없겠지만 굳이 친절하게 설명하자면, 지난주 수요일 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상담을 받으러 충주의료원을 찾았다. 다들 그렇겠지만 나 역시 검진 결과를 들으러 갈 때면 성적표를 받으러 가는 수험생처럼 긴장되고 두렵다. 가정의학과 선생님은 나의 몸 상태를 상세히 설명해 주었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 이상으로 올랐고, 요산 수치도 여전히 높았으며 술도 안 마셨는데 감마gpt까지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 이 중 가장 크고 중요한 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발견된 것이다. 선생님은 위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을 없애기 위해 제균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제균치료라는 말에 잔뜩 겁을 먹었는데 다행히 약을 통한 치료란다. 하지만 .. 2023. 7. 6.
주말의 반성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사람들은 열심히 살고 있었다. 어제 큰 딸아이를 클라이밍에 데려다주고 호암지를 돌 때도, 오늘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다. 아침 9시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호암지를 돌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강아지(?)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각자의 목적에 맞게 걷거나 뛰고 있었다. 몇 개월 만에 호암지를 찾은 나로서는 모두가 나처럼 게으른 주말을 보내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고 반성하게 됐다. 일요일 오후에는 집 근처의 중원도서관을 찾았다. 조용히 앉아 책 읽을 곳을 찾았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공부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어렵게 컴퓨터 옆에 자리를 잡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험공부를 하는 듯한 옆자리 여학생을 비롯해 책을 쌓아놓고 읽고 있는 초.. 2023. 7. 2.
20대 주거 변천사 며칠 전 친절한 페이스북은 12년 전 오늘의 기록이라며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예성세경아파트 103동에 살 때의 사진이었다. 나름 열심히 청소를 했고 그걸 자랑하고 싶어서 올린 사진 같은데, 이불 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축 처진 침낭과 커버를 잃어버린 덕에 (쓸데없이) 스릴 만점이었던 선풍기의 모습이 애처롭다. 정주 여건이 쾌적하다고 할 순 없었지만 그럼에도... 아니, 어쩌면 그랬기에 저 공간에서 소중하고 다이나믹한 추억을 쌓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몇 번의 이사를 하기 마련인데 돌이켜 보면 스무 살에 서울 생활을 시작한 후 결혼 전까지의 이사 과정이 흥미롭다. 믿고 있던 충북학사(당시는 개포동에 있었다)에서 떨어지면서 부랴부랴 친구 따라 외대 앞에 하숙집을 잡았고 그 공간에 .. 2023. 6. 30.
[youtube] 충주종합운동장 분수대 물놀이 내일부터 시작되는 장마를 앞두고, 아쉬운 대로 후덥지근한 날씨를 피해 찾아간 충주종합운동장 분수대 https://youtu.be/rIcuFXM3slo 2023. 6. 25.
[youtube] 큰 딸의 태권도 1품 승품심사 2023년 6월 18일. 큰 딸이 생애 첫 승품심사를 봤다. 전날까지만 해도 긴장하더니 심사 당일에는 너무도 당차게 잘 치뤘다. 대견하고 뭉클했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됐다... 쑥쑥아, 오늘 넌 최고였어!!! https://youtu.be/xYum6Qd_2A4 2023. 6. 18.
2023년 건강 검진 원래 예약했던 검진일은 5월 26일, 금요일이었다. 오전에 건강 검진을 마치면 오후 반차를 내고 주말까지 주욱 쉴 요량이었다. 그러나...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하필이면 같은 날에 방문진 제작지원 2차 심사가 잡혔다. 즉 서울 출장을 가야 한다는 거다. 건강 검진 때문에 2차 심사에 참석 못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충주의료원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날짜를 다시 받았다. 그리고 그날이 오늘이었다. 매년 검진센터에 올 때면 일 년 치 숙제 검사를 받는 기분이다. 그래도 올해는 좀 당당할 수 있었는데 10개월을 이어오고 있는 금연 때문이었다(물론 금연 중에도 아주 가끔 한 대씩 피우긴 했지만 그래도). 약속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더니 오늘 검진자들 중 1등이었고 일사천리로 검사가.. 2023. 6. 15.
[속초 여행] #.3 봉포해변과 미태리 고성봉포점 여행 전날부터 삼일 동안 내리 술을 마셨더니 속이 영 좋지 않았다. 홀로 아침 일찍 일어나 주섬주섬 라면을 끓여 테라스로 나왔다. 안개 낀 몽환적인 풍경을 마주하며 라면을 먹는 게 꽤 운치 있었다. 간절함이 통했나 보다. 그렇게 라면을 먹고 나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나기 시작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에 체크아웃을 하고 우리는 봉포해변으로 향했다. 처음 가본 곳이었는데 사람도 많지 않고 바다도 이뻤다. 속초까지 와서 바다에 발 한 번 못 담그고 가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하늘이 도우셨다. 아이들은 옷 젖는 줄 모르고 재밌게 놀았고 덕분에 어른들도 망중한을 즐겼다. 한참을 바다에서 놀던 우리는 근처에 있는 미태리라는 파스타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피자와 각종 파스타를 시켰는데 .. 2023.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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