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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25년 5월 부산

[부산 여행] 3. 중식당 락앤웍과 요트 체험

by KangP_ 202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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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을 둘러본 후 택시를 타고 부평깡통시장으로 이동했다. 시장 건너편에 있는 보수동책방골목도 일정에 있었으나, ‘책방골목이 예전 같지 않아서 거의 문을 닫았고 몇 곳 남지 않았다’는 택시 기사님의 말에 길 건너에서 눈으로만 구경하고 말았다.

부평깡통시장과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은 거의 붙어있다시피 했다. 길 하나만 건너면 국제시장이었고 국제시장을 따라 주욱 내려가면 자갈치시장과 만났다. 삼성 이재용 회장이 어묵을 먹었던 자리를 표시해 두며 장사에 활용하고 있는 어묵집을 지나 아무런 목적 없이 시장 골목을 따라 내려갔다.

그렇게 시장을 둘러보고 지하철을 타고 계획에 없던 숙소로 향했다. 어제의 폭음으로 너무 힘든 나머지 휴식이 필요했다. 멀쩡한 척했지만 실은 모두가 숙취로 힘들어하고 있었던 거다. 숙소에서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자고 일어나 요트 체험이 있는 해운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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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요트장까지는 걸어서 갈만한 거리였다. 부산의 거리도 구경할 겸 아장아장 걸음을 내딛으며 저녁 먹을 곳을 물색했다.

“다들 해장은 된 거예요?”

넌지시 물었더니, 역시나 그들도 나처럼 아직 속이 덜 풀린 상태였다. 다행이었다. 부산까지 와서 중국집을 가는 건 좀 그랬지만 짬뽕이 어떠냐고 조심스레 제안했더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왜 그걸 이제야 말하냐’는 듯 이구동성으로 좋다고 소리쳤다.

그렇게 우리는 ‘락앤웍 마린시티점’을 찾았다.

 

 
건물 3층에 위치한 락앤웍은 고급 중식당의 모습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어른들을 위한 짬뽕과 아이들의 짜장면, 그리고 탕수육을 시켰다.
 

 
중식당에서 애피타이저로 샐러드가 나오는 게 이색적이었다. (어떤 종류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스가 뿌려진 샐러드는 메인 음식을 먹기 전 입맛을 돋게 했다.  샐러드를 다 먹고 나니 탕수육이 나왔다.


달콤한 소스에 버무려 나온 탕수육 역시 맛있었다. 맛만 볼 요량으로 소짜를 시켰는데 금세 사라졌고 아이들을 젓가락만 쪽쪽 빨고 있었다. 중짜로 시킬 걸 잘못했다.

짬뽕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8시 요트를 타려면 늦어도 15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고 공지했는데, 슬슬 그 시간까지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우리 음식 언제 나오냐?’ 묻고 싶었지만, 넓은 홀을 아주머니 혼자 정신없이 오가는 모습을 보니 묻기가 죄송스러웠다. 더이상 늦어지면 요트를 못 탈 수도 있다는 불안이 엄습해 올 때 즈음 짜장과 짬뽕이 순서대로 나왔다.


빨간 국물이 침샘을 자극했다.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대구탕을 먹을 때와 유사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나이가 드니 맑은 국물이 좋다고 했지만, 맑은 국물은 맑을 국물대로 빨간 국물을 빨간 국물대로 각자의 매력이 있다.

특히 여기 짬뽕은 크게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해장되는 느낌. 그럼에도 왜 그리 땀이 나던지, 사십 대 후반의 해장은 항상 땀과 함께한다.


시원하게 한 그릇 비우고 나니 비로소 숙취로부터 해방된 듯했다. 이 자리를 빌려 대구탕과 짬뽕집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시간은 촉박했지만 다행히 식당에서 큰 길만 건너면 요트장이 있었다. 어느덧 해는 졌고 우리는 늦지 않게 요트장에 도착했다. 문제는 요트장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다. 도착했다고 끝난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우리가 탈 요트의 선착장 번호를 찾아야 했다. 번호를 확인하며 어른 애 할 것 없이 내달렸다. 한바탕 소란 끝에, 입장을 기다리는 줄의 거의 끝자락이었지만 시간 내에 승선할 수 있었다.

요트 체험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프라이빗 요트가 모두 매진이라 단체 요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던 건데, 그리 복잡하지 않았고 같이 환호성을 지르니 즐거움도 배가 되는 기분이었다.

요트는 마린시티와 동백섬을 지나 광안대교를 통과해 광안리 해변이 보이는 곳까지 운행했다. 밤이라 동백섬을 볼 수 없는 게 아쉬웠지만 마린시티와 광안대교의 야경은 황홀했다. 그리고 광안리 해변을 마주하고 모든 요트가 모여 폭죽을 터트릴 때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직원들이 일일이 돌아다니며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꼼꼼함을 보였고, 더불어 폴라로이드 (느낌의) 사진도 출력해서 모두에게 나눠주었다. 무슨 연관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마스크팩도 빠짐없이 챙겨줬다. 다시금 이 자리를 빌려 고고요트 직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실 요트 체험은 여행 첫날 밤으로 예매했었는데, 비 예보가 있어서 부랴부랴 다음 날인 오늘로 변경한 것이다. 이 광경을 못 봤으면 어쩔 뻔했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부산 여행의 둘째 날이었다(저녁에는 어김없이 술과 함께 뒤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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