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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2021년~2025년

사라진 일상

by KangP_ 2025.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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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두 달 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못해도 일주일에 하나 이상의 글을 올리는 게 연초의 계획이었는데, 무참히 무너졌다. 몇 달째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럼에도 망중한을 이용해 간간히 블로그에 몇 자 적어 왔는데, 최근 두 달은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ai 생성 이미지



일상이 사라졌다. 글쓰기는커녕, 퇴근 후 가끔씩 튕겼던 기타 연주도,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을 펼칠 여유도, 아이들과 함께 보낼 시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회사 일은 나 혼자 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일이 몰리는데, 사실 나뿐 아니라 부서원 모두가 과부하에 시달리는 상황이라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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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사라지니 문득 떠오르는 이가 있다. 대학에서 인연을 맺은 형인데, 이 양반은 회사 다니면서 책도 냈고, 블로그를 두 개나 운영하고 있으며, 꾸준히 유튜브도 한다. 점심시간에는 밥 먹는 대신 체육관 바닥을 뒹굴며 주짓수를 한다.  

그렇다고 회사 업무가 널널한 것도 아니다. 뉴미디어 파트의 팀장을 맡고 있어서 허구한 날 회의에, 각종 콘퍼런스 참석에 바쁜 나날을 보내는데도, 이 모든 것을 소화하고 있으니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똑같이 하루 24시간을 사는데 이 형은 어떻게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걸까. 결국 나는 투정 따위를 부리고 있는 건가?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고 했다. 셋이 걸어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는 건데, 이 형이야 말로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아사(我師)다. 

가르침은 가르침이고, 얼른 지금의 시기가 지나갔으면 좋겠다. 물론 그렇다고 마냥 싫다는 건 아니다. 꼬리를 물 듯 이어지는 일들이지만, 하나를 마쳤을 때의 성취감은 짜릿한 쾌감을 준다. 어쩌면 이런 중독성 있는 쾌감이 지금의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가끔은 이 중독에서 벗어나 나와 가족을 살피고,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고 싶다. 어쩌면 9월이 지나면 그것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주먹을 불끈 쥔다.

오십을 앞둔 나이에 애처럼 투정 부린 것 같아 다소 창피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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