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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260

대전 출장 2014년 5월 13일 오전 11시. 오랜만에 충주역이다. 역 앞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고 나는 적당한 곳을 찾아 주차하고 대합실로 들어간다.없을 것 같았는데, 평일 오전에도 약 2,30명의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대전 출장가는 길... 적당히 핑계 대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회의지만(실제로도 오늘 할 업무도 있음.) 답답한 회사를 벗어나 숨 좀 쉬고 싶어서 참석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 지금,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침통함에 뭐라 위로 해야할지 모르겠고, 현정부의 무능함에 분노와 무력감, 국가의 존재에 대한 회의까지 들고 있는 요즘... 여기에,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와 개인적 고민이 어우러지면서 쉬이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지금의 내 모습이다. 철로 두 개의 선이 만.. 2014. 5. 13.
충주 남산 산행 토요일인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구름사이로 햇빛이 비친다. 일찍 눈 떠진 일요일 아침... 오전에는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점심을 먹고선 오랜만에 운동 삼아 남산에 오르기로 한다. 충주 사람들 사이에는 그냥 '남산'으로 많이 불리는 금봉산은 정상이 636m 정도인, 높지 않은 산이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보니, 이미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충주 시내에 가까운 산은 금봉산(남산)과 계명산이 있는데, 산세가 쉽고 높이도 낮아 많은 이들이 가벼운 산보 형식으로 남산을 많이 찾는다. 조그만 동네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다 보니, 가끔 아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 중에는 안부가 궁금했던, 정말 반가운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쩔 수 없이 반가운 '척' 인사하고는 이내 내빼게 되.. 2014. 3. 30.
퇴근 1시간 전 불타는 금요일, 퇴근을 한 시간 남짓 남긴 지금... 금요일의 풍경은 그 때 그 때 다르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여유있는 모습으로 퇴근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6시가 되기만을 기다리며 앉아있는 꼴이 한심기도 하지만, 이런 여유가 썩 나쁘지만은 않다. 카톡과 메신저로 이 놈, 저 놈 안부 묻는 것도 나쁘지 않고, 바빠서 쌓아두었던 책상 위의 우편물들도 정리할 수 있어 좋다. 이렇게 여유를 부릴 때면 가끔 지금 내가 있는 이 공간이 낯설게 다가 올 때가 있다. 앉아있는 자리가 낯설고, 회사 건물이 낯설고, 건너편 동료가 낯설게 다가오는 그런 때... 직장 때문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충주라는 곳에 왔고, 아버지 뻘되는 국장님부터 사촌동생 뻘되는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생활 한다. 이런 관계 속에서 좋은 만남도 있.. 2014. 3. 21.
봄을 재촉하는 비 오전부터 서울, 청주 쪽에 비가 온다고 하더니, 점심 때가 되자 이 곳 충주 하늘에서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동안의 미세먼지, 스모그를 한 번에 날려버리는 듯한 비가 여간 반갑지 않다. 오후 내내 내리는 비를 보고 있자니, 나의 묵은 때까지 씻겨주는 것 같아 상쾌하기까지 하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솔솔 봄내음이 풍겨오겠지? 솔솔 풍겨오는 봄내음에 나 역시 설레겠지? 그런 설렘이 커지면, 주체하지 못하고 사람 불러 술 먹는 횟수가 늘겠지? 그렇게 술을 마셔 대면 숙취와 피로가 쌓여가겠지? 결국, 계절의 여왕인 봄은 나에게 피로를 가져다 주는 것인가... 2014. 3. 12.
'에버노트'와 '티스토리'가 연동?? 에버노트와 티스토리가 연동된다는 소식에 시험 삼아 에버노트에서 작성해 본다. 에버노트... 아이폰을 쓰면서 처음으로 접한 문서공유 어플이 에버노트였다. 다른 어플은 써 볼 생각도 안하고 지금까지 에버노트만을 사용하고 있는데, 티스토리에 에버노트 공유 플러그인이 생겼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물론 티스토리 내에도 임시저장 기능이 있어서 수정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동 중에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 나거나, 블로깅에 첨가할 것을 발견했을 때(물론 내 블로그에 그런 류의 글을 쓸 일은 없다만...)는 이만한 기능이 없을 것 같다. 티스토리에서 불러와 봐야 알겠지만, 나름 괜찮은 플러그인인 것 같다. 자주 사용할 것 같은 느낌... 그러고 보니, 어느덧 3월이다. 3월... 한 해의 시작은 1월 1일이지만, 실질.. 2014. 3. 3.
부치지 못한 편지 메일 발송 작업을 마치고, 스팸 및 광고성 메일들을 삭제하며 정리하다가 실수로 '임시보관함'을 클릭하게 되었다. 다시 편지함으로 이동하려는데, 어라? 두 개의 메일이 보관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2003년에 작성해 놓고 보내지 않은 편지가... 하나는 입사지원서였고, 다른 하나는 주동황 교수님께 보내는 메일이었다. 차마 교수님께 '부치지 못한 편지' 속에는 졸업을 앞두고 취업전선에 뛰어들면서, 자존심 따위 다 버린, 비굴함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26살 대학생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릎 꿇고 학점 구걸하는 모습에서 연민과 처연함까지 느껴진다... 뜻밖의 발견에 오랜만에 웃었지만, 당시는 얼마나 절실했으면 저런 편지까지 썼을까... (물론 보내지는 못했지만...) 2.. 2014. 2. 12.
오랜만의 조우 토요일 오전, 오랜만에 강남터미널 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지난 주중, 갑자기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학시절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려 자리를 만들었다. 예전처럼 한바탕 거나하게 술 한 잔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얼굴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고 싶었고, 그래서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제안을 했더니, 의아해하는 리액션이 돌아왔다. 정말 술 안 먹을꺼냐는 반문과 함께... (이 냥반들이 날 완전 술꾼으로 생각하고 있구만,,,ㅡ,.ㅡ;;) 물론 사회생활도 사람들과 함께 꾸려가는 것이겠다만, 이 속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특히나 나 같은 경우는 친구들과 떨어져 홀로 지방에서 생활하기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점심에 시간 맞춰 같이 밥 먹고 차 한 잔 하고 헤어지는 .. 2014. 1. 26.
어무니 생신 토요일인 어제는 어무니의 생신이었다. 보통의 어머니들처럼, 우리 어무니도 가족 생일은 꼬박꼬박 챙기시면서 정작 본인의 생일에는 관대하다. '바쁜데, 뭐하러 와' '설에 제천 와서 하면 되지, 뭐..' 중요한 건 자식들이 그런 관대함에 쉽게 수긍한다는 것. 입장 바꿔 생각해 보시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말 안오면 내심 서운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 끝에 어무니 생신인 어제, 제천을 향했다. 요즘 주말에도 일이 많았으나, 이번주는 주말 일정이 없었고 아무래도 가까이에 있는 내가 챙겨드리는 게 옳다 생각했다. 집 근처 갈비집에서 배터지게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준비한 케익을 꺼냈다. 저렇게 초를 준비한 것에 많이 좋아하셨다. 조 갯수보면 괜히 기분 이상하다시며... 연신 고맙다시며 케익이 이쁘다며 해맑.. 2014. 1. 19.
안녕, 2014... 2014년이다... 해가 바뀌는 것에 대하여 이처럼 무감각해진 것을 보니,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 외에는 별 감흥없이 2013년의 마지막 밤을 보냈고, 하루 자고 일어난 여느 때의 아침처럼, 그렇게 2014년을 맞이했다. 안녕하지 못한 하루하루를 안녕한 척 그렇게 살아가며, 안녕하지 못하다 고백하는 사람들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2014년... 희망을 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는 숨길 수 없다. 작년 한 해, 나름 주어진 업무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 보면 남은 것은 크게 없다. 허무하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했는데, 1년이라는 시간을 걸어온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니 아무 것도 없을 때의 허탈함이란... 나름 삶을 긍정적으로 살려고 하는데, .. 2014. 1. 6.
일요일의 푸념... 2주 연속 주말에 출근하고 있다. 말인 즉, '월-화-수-목-금-금-금-월-화-수-목-금-금-금'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말로 위로해 보지만,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긍정적, 낙천적으로 생각하려 해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는가.'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회사를 나오다 집으로 가던 차의 핸들을 돌려 호암지에 세웠다. 그냥 한 바퀴 돌고 싶었다. 아이튠즈로 '굿모닝 팝스'를 들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모습으로 호암지를 돌며 건강을 챙기고 있었다. 세련된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 속에서 운동복도 아닌, 추레한 복장으로 그렇게 혼자 걷자니, 그 곳에서 조차 이방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어폰.. 2013. 11. 10.
비봉산에 올라... 제천에서 태어나 20년 이상을 그 곳에서 지내면서 청풍의 비봉산에 처음 올라가 봤다. 몇 년 전에 비봉산 활공장까지 모노레일이 만들어지면서 보다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평일이라 사람이 없겠거니 생각하고 찾아 갔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관광버스를 필두로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모노레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이 관광오신 할아버지들이셨다. (왁자지껄 할머니 무리는 많이 봤지만, 이런 규모의 할아버지들만의 무리를 처음 본 듯하다.) 다시 공휴일로 돌아온 한글날과 10일은 회사 휴무일이라 이틀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했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내린 결론 대로라면, 나는 월악산 제비봉에 올라 흐르는 땀을 훔치며 장회나루를 바라보며 상념에 빠져 있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 날의 다짐은 다음날 아.. 2013. 10. 12.
손바닥만한 수첩 늦은 저녁에 울리는 전화 벨소리. 후배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하는 의문과 동시에, 그래 그것 때문일꺼야 하는 이유가 바로 머리에 떠올랐다. "여보세요~" "예, 선배, 전데요...." 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이번에 특집 때문에 인도 출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3년 전에 인도 출장 경험이 있는 나에게 궁금한 것이 있어서 전화를 했단다.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줬으면 좋으련만, 3년 이라는 시간의 크기 만큼 당시의 기억도 가물해져 그 때 어떻게 그 일을 처리했는지 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도 미안하고, 후배도 괜히 미안한 어정쩡한 상황... (가끔 이런 상황이 있다...) 일단 회사에 가서 그 때 자료들을 좀 찾아보고 도움이 될만한 것을 추스려 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모든 자료가 회사에 .. 2013. 6. 25.
학교에 가다... 5년은 족히 넘은 것 같다. 대학 근처에 가 본 지가... 항상 그리운 공간인데, 충주 생활이 길어지면서 서울 방문이 뜸해졌고,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모교를 찾는 일은 더더욱 적을 수 밖에 없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던가. 지난 주말 서울에서 뮤지컬, '지져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볼 일이 생겼고, 오랜만에 올라가는 김에 비상연락망을 가동했다. 몇 주 전에 같이 1박 2일로 엠티를 갔던 멤버들을 대상으로 뒷풀이를 학교 앞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각자 선약도 있었고, 사정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시간을 내준 친구들에게 고마웠다. 지하철에 몸을 싣고 학교 근처에 다가 올수록, 낯익은 창밖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바뀐 것과 그대로인 것들이 적절하게 뒤섞여 있었다. 성북역에서 내리자 크게 바뀐.. 2013. 6. 10.
하루는 길다... 누구나 겪는 월요병과 함께 하는 월요일. 지난주 토요일에 일을 해서 인지, 오늘은 크게 월요일에 대한 압박감 없이 보낸 듯 하다. (이걸 고맙다고 해야하나,,,) 해가 길어져서 7시가 다 되어가도 서쪽 산에 걸리지도 않았다. 오랜만에 술도 안 마시겠다, 야근도 없겠다 집에 도착하며 무엇을 할까 고민이 되었다. 대충 저녁을 때우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호암지로 향했다. 자꾸만 늘어가는 배 둘레와 턱주변 살들에 대한 경각심이 컸기 때문이리라. 오랜만에 하는 운동이니 만큼 욕심을 내지 않았다. 한바퀴만 뛰고 돌아온다는 계획이었다. 전에 기록해 보니, 집에서 출발해서 호암지 한바퀴 돌고 집까지 오면 대충 3,5~4Km 정도 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무리하지 않고, 뛰고 걷고를 반복하다보니 어느덧 서쪽 하늘의.. 2013. 4. 29.
바쁘다는 것... 4월의 마지막 일요일... 4월 한 달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한 달이다. 원래도 블로그 포스팅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4월은 이 글이 처음이자 마지막 포스팅이 될 것 같다... 왜 이렇게 정신없고 바쁜 삶을 사는 것일까. 무엇을 위한누구를 위한정신없음이고 바쁨이고 지쳐감인가. 보람보다 의문이뿌듯함보다 피로함이커져간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요즘 나의 삶에 문제가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 원인을 이유를찾고 싶은데나는 여전히 바쁘다. 시간이 필요한 요즘이다. 2013. 4. 28.
음식 음식이라는 것이 단순히 위를 채워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만은 아닐 것이다... 음식 만드는 사람은 먹게 될 사람을 생각하며 사랑을 담아 요리할 것이고, 음식을 먹는 사람은 음식 뿐 아니라 만든이에 대한 고마움도 함께 먹는 것이다. 학창시절까지는 이것을 알지 못한 채 엄마가 해 주는 밥에 맛이 없다는 둥 투정부리곤 했었다. 20살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16년 동안 자취를 해 오다보니, 나를 위해 누군가가 음식을 준비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를 깨달았다. 십년지기 밥상 위엔 고향집에서 엄마가 챙겨주신 반찬 몇 개와 카레밥이 전부이지만,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구나... 값비싼 럭셔리 식당의 카레와 비교할 수 없는 맛!!! 음식 맛의 비결은 재료가 아니라,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이리라... .. 2013. 3. 28.
라이딩 100년 만에 먼지 쌓인 자전거를 걸레로 닦고,바람빠진 타이어에 펌프질을 했다. 일요일 오후, 급한 일이 생겨서 회사를 잠깐 갔다와야 했다.날씨도 좋았고, 하루종일 누워 있었던 지라 좀 움직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자전거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땀을 좀 흘려 볼 요량이었지만, 다소 강한 바람은 땀을 흘릴 틈도 없이 빼앗아갔다. 회사에서 간단히 일을 마치고, 오랜만에 자전거 끌고 나온 것이 아까워 호암지로 핸들을 돌렸다. 내가 느끼지 못했을 뿐, 봄은 이미 와 있었다. 푸른 빛을 띄는 나뭇가지들, 수줍게 봉우리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름 모를 꽃들... 3월 한 달을 너무 정신없이 보내고 있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일에 대한 준비와 그에 따른 부담과 스트레스 속에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 조차 없었나 .. 2013. 3. 24.
2013년 1월 1일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이제, 내 나이도 서른 여섯... 아직 장가도 못 간 서른 여섯... 젠장,,, 우리집은 구정을 지내지만 거의 매년, 12월 31일이면 어김없이 고향을 찾았고, 부모님과 함께 송구영신 예배를 드렸었다. 근데, 올 해는 전 날 송년회에서의 과음으로 너무 힘들고, 눈도 많이 와서 길도 좋지 않고 해서안 넘어갔다. 부모님도 안 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셨는지, 안 넘어오냐는 전화도 없으셨지만... 피로 덕에 일찍 잤더니, 새해 첫날 일찌감치 눈이 떠졌다. 살아가는 수 많은 날들 중 하루일찐데, 인간이 정한 달력에 의해 규정된 한 해의 첫 날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인가보다. 팔을 걷어 부치고, 씽크대에 몇 주 째 쌓여있는 설겆이 꺼리를 처리했고, 차고 넘치던 쓰리기.. 2013. 1. 1.
강남행 버스 수요일날 미친듯이 눈을 퍼붓더니 어제는 맹추위를 몰고 왔으며 오늘 또다시 많은 눈이 온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올 해는 날씨가 참 극단적이다. 여름엔 그렇게 가물다가 태풍 3개가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하며 많은 피해를 입히더니, 겨울엔 눈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듯하다. 과거 임금이 백성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폭정을 일삼을 때, 하늘이 이런식로 경고를 했다지? 지금은 서울로 향하는 버스 안. 시대가 좋아져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이렇게 블로그에 포스팅이 가능하다니 새삼 놀랍다. 평소 같으면 한숨 자겠지만, 낮에 내린 많은 눈으로 인해 노면 상태가 좋지 않고, 기사님의 갑작스런 브레이크가 많아 불안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기사님의 오른발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 2012. 12. 7.
누전 차단기 지난 목요일. 바람이 매우 차던 그 날은 퇴근하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곤, 옷깃을 한껏 여미고 계단을 뛰듯이 올라와 현관문을 열어야 했다. 겨울임을 느낄 수 있는 바람이었다. 현관을 열고 들어왔으나, 냉기는 밖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좀 아껴보자는 생각에 올 해는 보일러를 최대한 안 돌리려고 노력하고 있었기에 이 날도 어김없이 출근하며 보일러의 온도를 낮춘 것이 아니라, 아예 꺼버렸던 것이다. 신발을 벗고, 거실 전등스위치를 켰는데, 어라... 불이 안들어오네... 그것을 인지하곤 어둠 속을 둘러봤다. 어둠 속이지만, 눈에 들어와야 할 불빛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전날 저녁 저녁을 해 먹었기에 적어도 밥솥의 보온이라는 글자 위의 빨간불은 눈에 들어와야 했다. 그러나 그것 조차 없었다. 정전인가... 현관을.. 2012. 11. 26.
1분 녀석과의 통화는 1분이 채 넘지 않았다.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덕인지,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주체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밀려왔다. 꿀잠이라고들 표현하지... 10, 20분 정도 잤을 뿐인데, 자고 나서 날아갈 듯한 개운함을 느끼게 하는 그런 잠을... 오랜만에 그런 꿀잠을 경험하고 책을 집어 들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김민식 PD님의 쓴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라는 책이다. 본인 스스로 활자중독자라고 하는 그는, 말 그대로 '수불석권' 그 자체인 듯 했다. 그런 방대한 독서량 덕분인지, 그의 글은 읽기 쉬웠고 유머가 넘쳐서 쉽게 책장이 넘어갔다. 무엇보다 여러가지로 동기부여가 많이 되는 책이었다. 처세술을 논하는 책은 아니지만, 그 특유의 낙천적인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나의 삶의 자세를 돌아보게.. 2012. 11. 5.
10월의 마지막 날... 1년이면 12번 매 월의 마지막 날을 맞이하기 마련인데, 유독 10월의 마지막 날에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는 건 아마도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한 유행가의 가사 때문일 것이다. 페북에서도 잠깐 끄적 거렸지만, 이래서 대중음악 등, 대중매체로 유통되는 컨텐츠의 힘은 대단하다. 또한 시대가 바뀌어서 이런 대중매체의 범주가 애매해졌고,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이 생겼다. 암튼, 위와 같은 이유로 사람들은 10월의 마지막 날이면, 왠지 무게를 잡게 되고, 없던 술자리도 만들어 한 잔 기울일 것이며, 막 차로 노래방가서 '잊혀진 계절'을 부르는 이들도 다수일 것이다. 나 역시도 동기놈이 바야바처럼 달려들며 10월의 마지막 날인데 한 잔 하자는, 협박에 가까운 제안을 해 왔다. 10월의 마지.. 2012. 10. 31.
궁즉통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생활에 쪼달리게 되다보니, 쉽게 돈주고 사먹던 식습관이, 어떻게든 집에 있는 것들로 만들어 먹게 된다... 뭐,,, 좋은 현상이겠지? 2012. 6. 11.
한 통의 전화 같은 번호로 두 번의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오늘 여의도에서 언론노조 결의대회가 있었는데, 그 곳의 확성기 소리로 인해 전화 온 것을 몰랐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이고, 더우기 요즘은 핸드폰 번호로도 스팸 전화가 많이 오는 경향이 있어서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데, 그 번호로 문자가 왔다. 확인해 보니, 00학번 대학교 후배였다. 페이스 북에 올린 집회참여 포스팅을 보고 서울 올라온 것 같아 안부차 전화를 했단다. 2004년 대학을 졸업하고, 거의 전화통화가 없었던 터라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반가움과 고마움에 전화를 걸어 통화를 했다.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파업에 관심 가져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약 5분 동안의 통화를 마쳤다. (남자들끼리 5분을 통화한 것은 상당히 긴 통화이다.) 그렇게 버스에.. 2012.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