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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260

6시 기상 6시에 일어났다. 평소에도 새벽에 깨는 경우가 많지만 잠시 폰을 만지고 다시 잠들곤 한다. 7시 50분 알람이 울리면 그제서야 일어나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씻는 게 요즘 나의 기상 습관이다. 그런데 오늘은 6시에 일어나서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아있으니, 평소와는 다른 모습임에는 틀림없다. 더욱이 오늘은 휴가다. 출근의 부담이 없으니 평소보다 일찍 몸을 움직이게 된다. 참 아이러니다. 오늘은 양평에 있는 블룸비스타의 콩순이방에 가는 날이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두 달 전에 겨우 예약한 게 오늘이다. 신기하게도 지난번 선배 형네 가족과 함께 놀러 갔던 펜션 바로 옆이다. 어렵게 잡은 만큼 딸아이가 많이 좋아하길 바랄 뿐이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삶의 방식이 그동.. 2018. 5. 11.
가족 무릇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사실은 지난 주말에 친구 가족과 속초로 놀러 가려 했으나 다시 생각해 보니, 이때 고향 집에 못 가면 5월 말에나 시간이 날 것 같았다.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주말 일정을 바꿔 제천 고향집에 다녀왔다. 제천 할아버지네 집에 가서 가장 덕 본 건 이 녀석... 어린이날이라고 할머니가 콩순이 장난감을 사 주셨다. 오랜만에 보는 손녀딸들이 마냥 이쁘기만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렇게 아이들을 이뻐하시는 사이, 나 또한 오랜만에 만난 동생과 함께 집안 일을 도왔다. 테라스가 나무다 보니, 매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 줘야 썩지 않고 오래 유지가 가능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칠을 해줘야 했는데, 두 형제가 함께 내려오는 이 날이 딱이었던 것이다. 나보다도 올라가서 칠하느라 동생이 고생.. 2018. 5. 7.
사십 대의 고민 지난 토요일에는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 가족과 함께 했다. 제천의 리솜포레스트에 다녀왔는데, 가는 당일까지도 함께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은 상황이었다. 주 초반부터 둘째 딸이 감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어서 주말 외출이 가능할지 불분명했고, 우리까지 세 가족인데 방이 두 개 밖에 안된다고 하니 괜히 우리 가족 때문에 불편한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아닌 우려도 있었다. 가기로 마음먹게 한 결정적인 것은 그곳에 있는 스파였다. 큰 딸아이가 좋아할 것이라는 판단이 서자, 급하게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한 친구는 이미 들어가 있었고, 한 친구는 내려오는 길에 충주에 들러서 나와 함께 출발했다. 우리 셋은 봉양에서 만나 '산아래'라는 유기농 쌈밥 전문점에서 점심을 먹고 리솜으로 향했다. 숙소를 오가려면 카트를 .. 2018. 4. 10.
사진 한 장이 준 큰 울림 언제나처럼 아내에게 카톡을 보냈다. 점심 먹었냐는 사소한 질문을 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 속에는 큰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안 울고 갔는지, 둘째는 짜증 안 부리고 잘 있는지, 그리고 오늘 아내의 컨디션은 괜찮은지 등을 묻는 함축적인 질문이다. 아내는 깻잎 반찬으로 점심 먹었다는 문자와 함께 한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무슨 상황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었음에도 사진을 보는 순간 울컥했다. 선생님의 호명에 앞으로 나왔을 테고 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있는 모습에, '우리 딸이 벌써 이렇게 컸나' 싶은 마음이 들었고 이런 생각은 사십 줄 아빠의 감성을 자극했다. 아내는 유치원 수료증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내일부터 며칠 간 봄방학에 들어간다고 했으니 아마도 그럴 것이다. 두 돌도 안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2018. 2. 22.
이천십팔년의 시작 2017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특별한 이벤트 없이 1월 1일을 맞이했다. 4살 되는 큰 애와 5개월에 접어드는 둘째를 둔 입장에서 일출을 본다던지, 송구영신 예배에 참석한다는 것은 여유로운 자들의 사치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육아전쟁의 연장선상에서 2018년을 맞이했다. 새해 첫 날 오후에 어머니가 충주로 넘어오셨다. 손녀딸 보고 싶다는 것은 하나의 명분이고, 애 둘 키우느라고 고생하는 며느리를 위해 뭐라도 해주고 싶은 속내였던 것 같다. 고기를 끊어오셔서 뚝딱 따끈한 수육을 만들어 주시고는 넘어가셨다. 그 주 토요일에는 대학 선배의 결혼식 덕분에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갔다. 가족이 함께 가려고 했으나, 하필이면 그 날이 콩순이 뮤지컬을 예매한 날이어서 아내는 큰 딸과 콩순이 뮤지컬을 봐야했다. (비싼.. 2018. 1. 22.
연말...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다들 연말 송년회로 바빠 보이지만 아이가 둘인, 특히 이제 4개월된 엄마바라기 둘째 딸을 둔 입장에서는 남들처럼 송년회를 즐길 여유가 없다. 아내가 애 둘에 치이며 있는데 혼자 나와서 즐겁게 술 먹는 것이 맘 편할리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작스런 친구의 방문으로 송년회의 물고가 틔었다. 부산에서 일하는 고향친구가 갑자기 충주에 온다고 연락이 왔고, 급하게 아내에게 허락을 받아 둘이 오붓하게 술자리 겸 송년회를 가졌다. 이튿날, 청주에서 몇 명 지인들과 송년회 술자리를 갖고 다음날 아침 기차로 출근하는 강행군을 거듭했다. 그리고 그 주말,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대학 선배 형네 가족과 청주의 펜션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오랜만에 보는 형과 형수, 조카도 모두 반가웠다. 대충 짐을 정리하고 고기를 구.. 2017. 12. 26.
바이크 라이딩 (2010년 6월 20일)_싸이블로그 정리 일이 성사될 때는 오랜 계획과 장고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사람들과 의기투합해 즉흥적으로 성사되는 경우도 있다. 어제의 자전거 라이딩이 후자의 경우다. 금요일 밤 별밤 끝나고 충만, 현섭, 본상선배와 뒷풀이하는 과정에서 '주말에 자전거 타고 가까운 어디라도 가자!' 고 의견을 모았다. 본상선배는 '이렇게 오늘 술먹고 니네 내일 못한다!!'며 믿지 않았지만, 다음날 우리는 시청 앞에 모였다. 산 지 꽤 됐지만 호암지 한 바퀴 돈 것이 전부인 자전거에게도 그동안 미안했는데, 참 잘 결정한 것 같았다. 현섭이는 이 날의 라이딩을 위해 자전거를 샀다. 싸구려 중국산을 사려 했으나 물건이 없어서 녀석이 예상한 금액보다 많은 돈을 주고 구입한 것 같다. 뭐, 열심히 타서 본전 뽑으면 되는 거지.. 2017. 11. 1.
괴산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큰 딸아이 어린이집 보내놓고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대도 벌써 오전 11시가 넘었다. 오후 4시까지는 돌아와야 했기에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어린이집 하원 시간이 오후 4시,,,) 오늘 우리는 은행나무길로 유명한 괴산의 문광저수지에 갈 것이다. 각자 재미있는 피케팅 사진을 올리는 것이 오늘의 파업 미션이었고, 미션 수행 겸 드라이브 겸 출사 겸 해서 괴산으로 향했다. 괴산의 문광저수지는 충북에서 출사지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이른 아침, 저수지에서 피어나는 푸르스름한 물안개와 노오란 은행잎의 조화는 말그대로 환상적이다. 사실 나도 들어서나 알고 있었지, 직접 시간을 내 찾아간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겸사겸사 찾았다. 아쉽게도 이삼일 전에만 찾았더라도 장관을 구경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오늘은.. 2017. 10. 30.
목요일의 데이트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처갓집으로 향했다. 큰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서다. 어제 서울시청 광장에서 있었던 MBC 파업 콘서트에 참석하고 늦게 내려올 것을 예상한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처갓집에서 잤다.어제의 파업콘서트는 감동이었다. 역시 방송국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영상이며 구성이며 최고였다.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지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자정이 다 된 시간에야 충주에 도착했고, 시간이 늦은 만큼 오늘은 오전 일정이 없었다. 그래서 큰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 놓고 오랜만에 아내와 두 달된 둘째 딸과 함께 드라이브를 했다. 좋게 말해서 드라이브지 사실은 이른 점심 먹으며 시간 죽일 수 있는, 쇼파가 편한 카피숍를 찾고 있었다. 오랜만에 신혼 때 갔었던 충주댐.. 2017. 10. 26.
노은면의 카페, 라브리 긴 연휴를 마치고 대부분 일상으로 돌아간 오늘이지만, 개인적으론 오늘이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연휴 내내 4명이 지지고 볶다가 오늘은 큰 딸을 어린이집에 보냈다. 그러자 그렇게 숨통이 트일 수 없었다. 큰 딸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기회를 그냥 보내기가 너무 아쉬워서 둘째 딸을 데리고 외출을 결정했다. 아내는 전부터 노은면에 있는 마당 넓은 카페 이야기를 했었다. 노은이면 약 20분 정도 밖에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이고 해서 이참에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있는 양평해장국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인근 골프장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식당으로 맛도 괜찮다. 출장 중에 한 두 번 먹었던 기억도 있고 해서 아내에게도 맛보여 주고 싶었다. 역시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줘야 속이 좀 든든해지는 느낌이다.그렇게.. 2017. 10. 10.
목계나루 메밀꽃 잔치 추석 연휴가 길다보니 아이들 데리고 놀러갈 곳 찾는 게 일이다. 집에 있자니 큰 딸은 나가놀자 난리고, 그렇다고 멀리 가기에는 이제 태어난 지 두 달 된 둘째 딸에게는 무리고... 그러던 중 페이스북을 통해 좋은 정보를 입수했다. 그것은 바로 목계나루 메밀꽃 잔치. 사실 이곳은 축제 시작하기 전인 어제 가보려고 집을 나섰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그냥 돌아와야 했다. 오늘(7일) 아침 일어나서 날씨를 보니 너무 화창해서 다시금 목계로 향했다. 목계나루에 위치하고 있어 축제장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행사 천박들은 즐비해 있는데 정작 메밀밭은 찾을 수가 없었다. (초행길이라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주차를 도와주시는 분에게 물어보니 다리 건너 올라가면 메밀밭이 있고, 트렉터가 끌고 가는 꽃마차를 타면 .. 2017. 10. 8.
파업 17일 차. 시간이 참 빠르다. 벌써 오늘로 파업 17일 째다. #.1시간은 상대적이다. 빨리 좀 갔으면 싶으면 10분이 1시간처럼 느리고, 더디가기를 바랄 때면 1시간이 10분처럼 빨리 간다. 그런데 지금의 파업 상황에서는 이와 반대의 심리가 작용한다. 빨리 파업을 끝내고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날수는 엄청 빨리간다.늘어가는 파업일수가 부담되니 그만하자는 이야기가 아니고, 사람 심리가, 아니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파업일수가 세자릿수가 되고 맨 앞자리 숫자가 바뀌더라도 김장겸이 물러나고, 공정방송 구현을 위한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우리의 파업 달력에는 계속 동그라미가 그려질 것이다. #.2정상적인 업무를 볼 때는 일에 치여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3주차로 이어지고.. 2017. 9. 20.
반갑다, 넘버투~ 나는 4주마다 출장을 다닌다. 지난 8월 2(수)일부터 3일(목)까지 나는 단양군 영춘면의 만종리로 출장을 가 있었다. 살인적인 폭염 속이었지만, 날씨가 핑계는 될 수 없기에 우리 스탭들은 소나기처럼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꾸역꾸역 일정을 진행해 갔다. 그렇게 첫날 일정을 마치고 밤 10시에 늦은 저녁을 먹으며 송별회 겸 환영회를 했다. 자신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가고자 일은 그만 두는 친구들과 새롭게 우리팀에 합류하는 친구가 있었다. 각자의 결정과 그 길을 축복하며 하루를 마치고 둘째날을 맞이했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폭염의 연속이었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동네 중국집에 들어가며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괜찮아?" 사실 만삭인 아내는 둘째 출산 예정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였다. 혹.. 2017. 8. 7.
영화 <노무현입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차에 시동을 걸어 시내 극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조조로 영화를 보기 위해서이다. 오늘의 영화는... 노무현입니다... 사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혼자 극장에서 영화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꼭 보고 싶은 영화이지만 주말에는 아이 때문에 불가능하고, 평일에 휴가 내고 (딸아이 어린이집에 간 사이에) 보고 오자고 약속했으나 다큐멘터리 영화는 언제 극장에서 내릴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내는 지난 주중에 영화를 보고 왔다. 그러곤 오늘 나에게 보고 오라고 명령 아닌 명령을 내린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혼자 극장 가서 영화 본 적이 없다. 혼자라도 꼭 가서 봐야할 정도의 당위성을 느낄만한 영화가 없었다. 극장에서 못보면 다른 방법으로 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2017. 6. 11.
충주 자유시장 데이트 매주 주말이면 딸아이와 무엇을 하며 놀아야 하나를 고민하게 된다. 특히 이번주에는 1박 2일 출장도 있었고, 함께 한 시간이 짧았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이런 고민의 가장 큰 걸림돌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미세먼지'다. 오늘도 평일과 다름없이 일어나 외출 준비를 했건만 미세먼지가 '나쁨'이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아내와 나는 크게 상관없지만, 감기에 심하게 걸린 딸아이가 걱정이었다. 어디가서 뭘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전통시장'이었다. 시장은 실외나 다름없어서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점심으로 무학시장 순댓국을 먹는다면 왠지 미세먼지 따위는 문제도 아닐 것 같았다...ㅋ 충주에 산지 언 12년인데도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 기억은 없다. 물론 업무 차 들른 적은 있지만, 필요한 무언가를 사.. 2017. 4. 8.
3월 말 호암지 요즘은 산책하기 좋은 시기다. 이맘때쯤 충주의 호암지는 하루가 다르게 봄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회사가 호암지 근처라 여유가 좀 있고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날이면 점심 먹고 호암지를 한바퀴씩 돌곤 한다. 오늘은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라 시간이 없어서 못했지만, 어제는 오랜만에 일찍 점심을 먹고 호암지로 향했다. 전에는 안보이던 개나리가 노란 자태를 뽑내기 시작했고, 목련은 당장이라도 몽우리를 깨고 나올 기세였다. 이렇게 여유롭게 호암지를 돌 때가 하루 중 몇 안되는 행복한 순간 중 하나다. 그냥 지나쳤던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계절이 변하고 있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 점심을 먹고 회사를 나올 때면 가장 먼저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점심은 먹었는지, 딸아이는 어린이집에 잘 갔는지 등의.. 2017. 3. 30.
7개월 만의 데이트 정확히 7개월 만에 아내와 오붓하게 데이트를 했다. 작년 8월에 영화 '터널'을 보고 낮술 마신 이 후 처음이니 말이다. 오늘의 데이트는 전적으로 어린이집 덕분에 가능했다.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았다면 데이트는 커녕, 하루종일 시중들면서 보냈을 게 불 보듯 뻔하다.(어린이집 만세!! 어린이집 사랑해요~!!) 휴가를 냈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 씻고 나갈 채비를 했다. 딸아이가 9시 반까지 어린이집 등원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셋이 손잡고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어린이 집을 다니니, 오가기 편해서 좋다.) 사실은 오늘 둘이 할일이 좀 있다. 아내 뱃속의 둘째가 20주 차에 가까워 오면서 태아보험에 들어야 했다. 첫째 때는 멋모르고 들었는데 둘째.. 2017. 3. 28.
고집과 팔랑귀 사이 고집이 센 성씨 중에 '강씨'의 고집도 많이 회자된다. 나 역시 물려받은 성이 그래서인지, 고집이 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렇다고 말도 안되는 것으로 소위 말하는 '곤조'를 부리는 편도 아니고, 남들과 쉽게 타협하지 못하는 성격도 아니다. 물 흐르듯 잘 어울리고 섞이지만, '이것만은 꼭 이렇게 하고 싶다' 혹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은 것에서는 특유의 고집이 나오나 보다. (어쩌면 이것은 강씨이기에 특화된 것이 아닌, 보편적인 사람들의 정서일지도 모른다.) 반면... 나는 귀도 얇다... 내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타인의 이야기를 너무 쉽게 믿고 의지한다. 강씨 고집과 팔랑귀...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 사이에서 때로는 고집을 부리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의 의견에 적극 동조하며 살아온 사십년 인생이다.. 2017. 2. 6.
삼겹살과 놀이방 첫째 때도 그랬지만, 아내가 둘째를 임신하고 나서부터 먹고 싶은 것이 수시로 생기곤 한다. 하지만 첫째 때와 다른 것은 그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17개월 된 딸과 함께 하다보니, 쉽게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큰 맘 먹고 어제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을 먹자고 하면, 이미 그 욕구는 사라진지 오래... 그래서인지 둘째에게 내심 미안하다. 오늘은 퇴근하고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명절 동안 고생한 것도 있고, 간만에 장모님과 온천 가서 기분좋게 목욕하고 온 아내에게 '저녁 뭐냐'는 짜증 나는 질문을 던지고 싶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있는 종로상회에 갔다. 이곳에 갈 때면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딸아이로 하여금 놀이방을 존재를 인지하게 해서는 안된다. 그것을 알게 되는 순간, .. 2017. 1. 31.
사무실이 한산하다. 그렇다. 사무실이 한산하다. 평소 같으면 빠른 걸음으로 무언가에 쫓기듯 오가던 동료들의 발걸음도 오늘은 여유롭게 들리고, 키보드 자판 두드리는 소리조차 리듬감 있고 경쾌하게 느껴진다. 내 기분 탓에 주변 상황을 이렇게 인지하는 것일지도 모르나, 어쩌면 설 연휴를 앞둔 사람들의 마음이 나와 비슷한 것일 수도 있다. 내일은 연차휴가를 냈다. 작년 연차를 소진하지 못한 사람은 이번달까지 쓰라고 회사는 통보했지만, 결국 3일의 연차는 그냥 사라지게 생겼다. 이런다고 누가 일 열심히 한다 칭찬해 줄 사람도 없고 오히려 자기 권리도 못챙기는 바보라고 혀를 차겠지만, 어쩔 수 없다. 내일의 연차휴가로 남들보다 연휴를 하루 더 즐기는 것으로 위안하는 수 밖에. 이번 연휴에는 무엇을 하며 알차게 보낼까 생각해 보지만, .. 2017. 1. 25.
2017년 새해를 맞이하며... 새해가 밝았다. 일출을 보러 간다던가,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러 간다던가 하는 일체의 특별한 행위 없이 2017년 1월 1일을 맞이했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늦잠과 낮잠을 즐겼다. 그렇게 2017년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친구놈은 페이스북에 2016년을 돌아보고 17년을 계획하는 글을 올렸던데, 낯간지리워서 그렇게는 못하겠고 이 곳에 남기려니 이 또한 민망해서 새해 다짐은 개인 다이어리 첫장에 적고 수시로 보면서 마음을 다지려 한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우리도 음력설을 지낸다. 그래도 기분은 내려는 듯 아내가 떡만둣국을 해줬다. 정말 맛있었다, 만둣국은... 특히 엄마가 보내준, 맛있게 익은 김치와 함께 하니 그야말로 최고였다... 오늘은 처갓집에서 장인어른 생신 겸 저녁식사가 있다. .. 2017. 1. 1.
2007년 새해 일출의 기억 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전혀 크리스마스 기분을 못 느끼겠다. 시내를 안나가니 트리와 캐럴을 접하기 힘들고, 무엇보다 일에 치이다보니 크리스마스 기분을 낼 심적 여유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그렇게 바쁘던 이틀 전. 야근을 위해 회사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CG 선배가 식당에 들어왔다. 그렇게 둘이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밥을 먹고 있었다. "서른 살 되던 해 소백산으로 새해 일출보러 갔던 게 벌써 10년 전이네..." 선배가 말했다. "헉! 그러네~ 그 때가 2007년이었으니까..." 2007년. 새해 일출 촬영도 있었지만, 나를 비롯해 그 해 서른이 되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30대의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소백산으로 향했었다. 이른 새벽 회사에서 모여 단양으로 향했다. 삼십 대의 시작인 2.. 2016. 12. 23.
38분 간의 전화 통화 어느덧 2016년 크리스마스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 시간 정말 빨리 가는구나... 계산을 해보니 크리스마스 장식할 시간이 오늘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오전에 아내와 딸아이를 데리고 성충문구로 향했다. 충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문구사가 성충문구가 아닐까 싶다. 연애하던 시절 아내가 사 준 트리가 있기에 반짝이 전구와 장신구만 몇 개 샀다. 단출하지만, 밤에 불꺼놓고 보면 나름 분위기 있을 것 같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 뭐... 아내는 딸 데리고 오랜만에 옛 회사 동료들 만나러 갔고, 난 집 지키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문득 지난 목요일 밤 친구놈과의 전화 통화가 생각났다. 오랜만에 녀석과 30분이 넘는 긴 통화를 했다. 2005년에 충주로 내려오고부터 이 녀석과.. 2016. 12. 18.
던킨도너츠에서의 망중한 충주터미널 던킨도너츠...남들의 방해를 받지 않는 창가 쪽에 앉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놓고 노트북을 편다. 10년도 넘었는데, 지금도 던킨도너츠하면 '연애시대'라는 드라마가 생각난다. 극 중 주인공 이름은 생각이 나질 않지만 감우성과 손예진의 교차점으로 던킨도너츠가 자주 등장한다. 커피숍 창밖을 보며 지난날 드라마를 반추하는 모습이 여유롭고 낭만적으로 보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 번에 다친 발목은 반깁스를 해야 했고 오늘은 진료 받으러 가는 날이라 연차 휴가를 냈다. 오전에 진료 및 물리치료를 받고 왔고 오후에는 딸아이 문화센터 가는 날이라 롯데마트 모셔다 드리고 나는 이곳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쪽 다리에는 깁스하고 후줄근한 잠바때기 걸치고 앉아 노트북 두드리고 있는 나는 느낄.. 2016.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