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에 일어났다. 평소에도 새벽에 깨는 경우가 많지만 잠시 폰을 만지고 다시 잠들곤 한다. 7시 50분 알람이 울리면 그제서야 일어나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씻는 게 요즘 나의 기상 습관이다. 그런데 오늘은 6시에 일어나서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아있으니, 평소와는 다른 모습임에는 틀림없다.
더욱이 오늘은 휴가다. 출근의 부담이 없으니 평소보다 일찍 몸을 움직이게 된다. 참 아이러니다. 오늘은 양평에 있는 블룸비스타의 콩순이방에 가는 날이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두 달 전에 겨우 예약한 게 오늘이다. 신기하게도 지난번 선배 형네 가족과 함께 놀러 갔던 펜션 바로 옆이다. 어렵게 잡은 만큼 딸아이가 많이 좋아하길 바랄 뿐이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삶의 방식이 그동안 일에만 몰두했던 삶에서 개인의 삶과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시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이미 서구사회에서는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한국전쟁 후 국가 재건과 경제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일했던 우리 부모님 세대는 물론이고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자란 나 조차도 때로는 '사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개인의 생활과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시하는 삶의 태도는 매우 이상적이고, 추구해야 할 행동 양식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둘째 딸이 태어나고 나서 회식 참석이 많이 줄었다. 사람이 변했다는 둥 이야기를 듣지만, 지금의 시기에는 회식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과 하루 종일 혼자 애 둘에 시달리고 있는 아내에게 조금이나마 여유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소비가 는다. 어쩔 수 없다. 지출이 커지지만 현상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수입을 늘려야 하는데 직장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진다,,,) 그럼에도 가족과 함께하는 삶은 중요하다. 특히 요즘 많이 느낀다.
안방 문이 열리고 큰 딸이 달려와 안긴다. 평소 같으면 아침에 아는 척하면, '아빠 가~!!!'하면서 짜증을 냈는데... 지도 오늘 콩순이방 가는 걸 아나보다. 둘째 딸도 엄마 품에 안겨 나온다. 이제 더 이상 글쓰기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가진 사색의 시간(?)이 이렇게 결론 없이 주저리주저리 떠들다 끝난다.
오늘의 양평 여행이 즐겁기를 바라며 이제 짐을 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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