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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대전 출장

by Kang.P 2014.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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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3일 오전 11시.           

오랜만에 충주역이다. 
역 앞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고 나는 적당한 곳을 찾아 주차하고 대합실로 들어간다.
없을 것 같았는데, 평일 오전에도 약 2,30명의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대전 출장가는 길... 

적당히 핑계 대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회의지만(실제로도 오늘 할 업무도 있음.) 
답답한 회사를 벗어나 숨 좀 쉬고 싶어서 참석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 지금,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침통함에 뭐라 위로 해야할지 모르겠고, 현정부의 무능함에 분노와 무력감, 국가의 존재에 대한 회의까지 들고 있는 요즘... 여기에,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와 개인적 고민이 어우러지면서 쉬이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지금의 내 모습이다. 







철로 두 개의 선이 만나 점이 되는 지점을 응시하며 이 길을 따라 들어올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보면, 
설레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터미널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설렘이다. 
업무 차 타는 기차지만, 기다리는 설렘은 여행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보인다. 










창 밖으로 보이는 시골 풍경...
매 년 그랬던 것처럼, 올 해도 풍년을 기도하며 정성스레 모내기를 준비하는 
농민들의 부지런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1시간 반의 시간을 기차 안에서 보내자 대전에 도착한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고, 천천히 여유로운 걸음으로 약속 장소로 이동한다. 




오후 3시 40분. 


젠장... 10분만 일찍 끝났어도 3시 30분 기차 탈 수 있었는데... 
충북선은 많지가 않아 다음 열차는 5시 50분...
원치 않는 여유가 생겨버린다. 

대합실에 앉아 사람 구경하며 둘러보는데,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성심당...
말로만 들었던 대전의 명물, 튀김소보로로 유명한 성심당이었다. 






먹는 거 사려고 줄 서서 기다리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남은 열차시간과 갑자기 생긴, 맛에 대한 호기심에 
뚜벅뚜벅 걸어가 대오에 합류한다. 







맛이 어떨지 궁금하지만, 충주 도착해서 확인해 보기로 한다. 


1시간 넘게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가방 속에서 책을 꺼낸다.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 책장 몇 장 넘기지 않았는데, 제천행 충북선 탑승하라는 방송이 나온다. 




저녁 7시 30분.


다시금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휴가 복귀하는 이등병의 두려움과 전역 후 고향 찾은 전역병의 반가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내 나와바리로 돌아왔고, 

내일부터 원래의 위치로 출근한다. 




짧은, 아주 짧은 대전 출장 길이었지만, 그렇게라도 잠시 일상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걸로 위안을 삼는다. 


튀김소보루의 맛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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