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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어무니 생신

by Kang.P 2014.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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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일인 어제는 어무니의 생신이었다. 


보통의 어머니들처럼, 우리 어무니도 가족 생일은 꼬박꼬박 챙기시면서 

정작 본인의 생일에는 관대하다.


'바쁜데, 뭐하러 와' 

'설에 제천 와서 하면 되지, 뭐..'


중요한 건 자식들이 그런 관대함에 쉽게 수긍한다는 것. 

입장 바꿔 생각해 보시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말 안오면 내심 서운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 끝에 어무니 생신인 어제, 제천을 향했다. 

요즘 주말에도 일이 많았으나, 이번주는 주말 일정이 없었고 

아무래도 가까이에 있는 내가 챙겨드리는 게 옳다 생각했다. 


집 근처 갈비집에서 배터지게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준비한 케익을 꺼냈다. 





저렇게 초를 준비한 것에 많이 좋아하셨다. 

조 갯수보면 괜히 기분 이상하다시며...






 

연신 고맙다시며 케익이 이쁘다며 해맑게 웃으시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이 천상 소녀였다. 


어느덧 어무니의 연세도 60...

야속하리 만큼 시간이 빨리 간다. 


장남이란 놈이 살갑지가 못해서, 집에 오면 방문 닫고 대부분 혼자 시간을 보내곤 했다.  

부모님과의 대화도 거의 없고, 무뚝뚝하기만 했는데


연세 들어가는 두 분을 보면서, 

이제는 내가 먼저 말도 걸고,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간단하게 생일 축하 행사(?)를 마치고 차 한 잔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어, 앨범을 가져와 지난 날들의 기억을 꺼내봤다. 

그 속에는 나보다도 어린 나이의 아부지, 어무니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저 젊고 참한 선남선녀가 만나, 부유하지도 않은 형편에서 아들 둘 키우시느라 고생 참 많이 하셨다. 

이런 생각은 하면서, 정작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참 못났고, 죄송하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찐데 말이다. 


무엇보다 죄송한 것은, 

당신들의 친구들처럼 이제는 이쁜 며느리와 귀여운 손주 보며 인생의 재미와 즐거움을 찾으셔야 할 연세인데

명절이면 시커먼 머스마 둘(나와 동생)만 달랑 와서는 먹고 싸기 바쁘니, 

이것이 가장 죄송하고, 불효라 생각한다. 



어느덧 내 나이 서른 일곱...

내가 10살 때, 우리 아부지 나이,,, ㅜ,.ㅠ  


올 해는 일도 일이지만, 

관혼상제 중 두번째 거사를 치를 수 있도록 심기일전하는 해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말 띠로서 말 띠의 해에 열심히 함 달려보자...



마지막으로

어무니, 다시 한 번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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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자취방으로 돌아온 

난...







전투식량으로 한 끼를,,,,(이것이 현실...)


(장가를 가던가 해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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