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보기729 낯부끄러운 게으름 호암지에 가을이 찾아왔다.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일찌감치 점심을 먹고 호암지를 산책하다가 가을과 만났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이렇진 않았는데, 어떻게 이리 갑자기 바뀔 수 있냐 따지고 싶었지만 아마도 지난주에는 못 보던 것들이 오늘에야 눈에 들어왔나 보다. 호암지는 계속 가을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눈치챈 내 탓이란 말이다. ‘이런이런, 못 알아봐서 미안하다 호암지야’라며 사과할 일은 아니지만, 오늘의 감성이 지난주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할 수는 있겠다. 사람마다 성격과 성질이 다르다 보니, 평범한 일상에 변화가 생겼을 때 대처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물론 한 사람 안에서도 변화의 내용과 종류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그렇다. 나에게 갑작스러운.. 2019. 11. 4. [Vlog] 크라잉넛을 노래하다 요즘 만날 차에서 크라잉넛 5집 CD를 듣고 다녔더니, 큰 딸이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ㅋㅋ 사랑한다~^^ 2019. 10. 28. [책] 두 남자의 미니멀 라이프 나는 순간에 충실할 것이다. 인터넷을 한다면 거기에 모든 관심을 기울일 것이며, 그 반대의 행동은 절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을 때는 책만 읽을 것이다. 글을 쓸 때는 글만 쓸 것이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는 그에게만 집중할 것이다. - 「두 남자의 미니멀 라이프」 중 63페이지 책을 읽어 내려가던 중 저 단락이 눈에 들어왔고, 특히 마지막 문장에서 숨이 턱 막혀왔다. 아이들과 대화할 때의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말을 걸어오는 아이들에게 휴대폰 쳐다보며 건성으로 대답하고, 눈은 TV를 보며 소꿉장난하던 일상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디 아이들 뿐이랴. 아내의 말도 귓등으로 듣고 건성으로 대꾸하곤 며칠 후 되묻는 게 어디 한두 번이던가. 이런 나에게 저 문장은 아프게 꽂혔다. 도대체.. 2019. 10. 24. [Vlog] 노총각 동생 장가가던 날 서른아홉 노총각 동생 녀석이 평생의 은인을 만나 결혼하다(제수씨 감사합니다~). [기록] 강정묵 정미숙 결혼하던 날 2019년 10월 12일 동생 정묵이 장가가다 #강정묵 #정미숙 #결혼 #수원박물관 www.youtube.com 2019. 10. 20. 11일의 휴가 후 출근 직장생활 15년 정도 했으면 안 그럴 줄 알았는데 11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려니, 100일 휴가 복귀하며 위병소를 향하는 이등병의 심정인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열흘 넘는 공백으로 인해 업무를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어서 글을 끄적이며 오전을 보낸다. 아직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것은 휴가의 대미를 장식한 양평 모임의 후유증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은 두 개의 일정이 잡혀있었다. 하나는 친동생의 결혼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시절 사람들과의 모임이다. 아침 일찍 충주를 출발해 결혼식이 있는 수원으로 향했고, 결혼식을 마치고 다시금 가족들을 충주 집으로 데려다주고 나니 오후 6시. 이 시간에 다시 양평으로 향했다. 이날의 모임은 큰 수술을 마친 동기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아이들 포함.. 2019. 10. 14. 휴가 7일 차의 기록, 친구 휴가 7일 차이면서 한글날이던 지난 9일에는 서울에 있었다. 대학 후배인 지웅이 결혼식 참석 차 상경한 김에 사람들과 한잔하며 그동안의 회포를 풀 요량으로 말이다. 예식이 끝나고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나니, 규일 형과 병국이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명이 남았다.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 고민하던 우리는 오랜만에 한강에 가기로 했다. 당산역에 내려 긴 육교를 따라가다 보면 양화 한강공원으로 갈 수 있었다. 여의도 한강공원처럼 강가 벤치에 앉아 한 손엔 커피를 들고 이야기 나눌 공간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이지 딱 우리의 생각에 불과했기에 다소 당황스러웠다. 같은 한강을 끼고 있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다른 공원과 달랐다(한강공원이라고 가본 곳은 여의도와 이곳이 전부이기에 비교의 대상이 여의도 밖에 없.. 2019. 10. 11. [Vlog] 원주 허브팜 지난 10월 6일부터 1박 2일로 오크밸리 캐릭터룸에 다녀왔다(두다다쿵방이길 원했으나 번개맨방이 배정되어 속상했지만 말이다). 가는 길에 들른 원주 허브팜의 기록. https://www.youtube.com/watch?v=g9ASV2BThgQ&t=8s YouTube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현재 사용 중이신 네트워크에서 많은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YouTube를 계속 사용하려면 아래 양식을 작성하세요. www.youtube.com 2019. 10. 11. 휴가 6일 차 나는 지금 충주종합운동장 근처의 한 커피숍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공식적으로 휴가를 낸 날은 3일에 불과하지만 개천절과 한글날, 창사기념일과 노조 창립 대체 휴무로 인해 무려 11일간의 휴가를 즐기고 있고, 오늘이 6일째 되는 날이다(아마도 입사 이래 가장 긴 휴가일 것이다). 그동안 1박 2일로 원주의 한 리조트에 다녀왔고, 광명 이케아에 가서 필요한 가구도 사 오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평일이라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보내고 오랜만에 아내와 둘이 시간을 보낸다. 조조로 영화 ‘조커’를 보고 베트남 쌀국수와 소고기낙지덮밥으로 알콩달콩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그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는 이곳에 왔다. 베이글과 커피를 앞에 두고 각자 챙겨온 책을 읽고 있자니 이곳이 천국이.. 2019. 10. 8. 건강 적신호 한 주를 마감하는 금요일임과 동시에 금연 4일 차가 되는 날이다. 뜬금없이 웬 금연이냐며 궁금해하실 분들이 (거의 없겠지만 혹시라도) 있을 것 같아 간단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일 전인 화요일. 퇴근 한 시간을 남겨두고, 42년을 살면서 여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목 뒤 통증(?)이 찾아왔다. 잘은 모르지만 그것은 근육의 통증이 아니고, 뒷목 혈관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다. 퇴근하고 아내가 계속 마사지를 해주면서 통증은 가라앉기는 했지만 없어지지는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그날 저녁부터 왼쪽 눈 밑이 붉어지더니 다음 날 아침에는 다래끼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허겁지겁 안과를 찾았다. 물론 이 때도 목뒤 통증은 계속 있는 상태였다. 진료를 .. 2019. 9. 20. [Vlog] 자연인 둘째 딸 요즘 둘째 딸이 많이 까불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아래의 영상처럼 나체로 돌아다니며 자연인의 풍모를 자랑하곤 한다. 벌레 들어간다며 얼른 기저귀 하라고 다그치면서도, 이때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애교 섞인 장난을 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2019. 9. 20. [Vlog] 강릉 여행의 기록 바쁜 와중이었지만 지난 8월 17일부터 18일까지, 주말을 틈타 짧은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그 내용을 글로 옮기기에는 시간이 많이 지나 기억이 가물할 뿐만 아니라 그럴 심적 여유도 없기에 브이로그로 기록을 대신한다. 첫날 우리는 안인해변에 물놀이를 했고... 둘째 날에는 대관령 삼양목장을 찾았다. 전에 갔던 양떼목장보다 훨씬 컸는데, 셔틀버스를 타지 않으면 이동이 불편할 정도의 규모였다. 2019. 9. 15.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공교롭게도 나는 지금, 이 전 글을 썼던 그 키즈 카페에서 또다시 이 글을 쓰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을 키즈 카페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다른 욕심 없이, 이렇게 (다소 소란스럽긴 하지만) 글을 끄적거릴 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시작으로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까지, 8월의 시작부터 9월 초까지 그야말로 쉴 새 없이 달려온 시간들이었다. 언제 이 모든 과업을 끝낼까 싶었지만, 시간은 결국 그렇게 바라고 기다리던 시점으로 날 인도했다(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8월부터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업무적으로는 나름 성과를 이룬 시기라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계획이 틀어진 시기이기도 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동안 나름 꾸준히 이어오던 독서와.. 2019. 9. 15. 키즈 카페에서의 넋두리 나는 지금(지난 8월 중순) 호암동의 한 키즈 카페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처음으로 혼자 애 둘을 데리고 키즈 카페에 왔는데, 그리 나쁘지 않다. 자기들끼리 알아서 놀다 보니 가끔 위치 정도만 확인해 주면 이처럼 글을 쓸 여유도 있으니 말이다(입이 방정이라고, 이 글을 쓰자마자 둘째가 자지러진다). 요즘 ‘쓰기의 말들’(은유 지음)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오늘 눈에 들어오는 글귀가 있었다. “네가 선택했으니 네가 책임져라.” 딸아이가 현관문으로 나가려는 고양이를 야단친다. 내 말투와 대사 그대로다. 민망하고 섬뜩하다. 배운다는 의식도 없이 배워지는 것들로 한 존재가 형성된다. (위 책 145p) 방심하고 있다가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언제부턴가 아빠 엄마의 말투를 따라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말조심해야겠다고.. 2019. 9. 9. [Vlog] 단양 대명리조트 아쿠아월드에 가다 폭염을 피해 단양 대명리조트 아쿠아월드로 향했다. 2019. 8. 4. [Vlog] 그런 춤은 어디서 배웠니,,,? 언제부턴가 엉덩이춤을 엄청 열심히 춘다,,, 2019. 7. 29. [Vlog] 생애 처음 노래방을 찾은 아이들 두 딸이 신세계를 경험했다...ㅋㅋㅋ 2019. 7. 20. 유물 발견! 일석3조의 ‘러브레터’ 외장하드를 정리하던 중 유물을 발견했다. 복학 후 전공실습과목의 조별과제로 작업한 영상 파일이 그것이다(2002년 혹은 2003년으로 추정). 당시 연인이었던 (지금은 부부인) 김세희와 공인희가 주연으로 열연한 ‘러브레터’.(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코미디?ㅋ) 교수님은 우리 3조(조 이름: 일석3조)에게 후하게 C를 주셨지만(B-였나? 가물가물...) 그것과 상관없이 다시 보니 너무 새롭다. 애정 하던 돌핀 시계와 장위동의 반지하 자취방. 저렴했던 복지관 식당과 몇 번 가본 적 없는 도서관... 용산가족공원 신은 오디오가 안 들어가서 후시녹음을 했었고, 어설프게 '남자 셋 여자 셋'을 따라 하기도 했었지... 무엇보다 반가운 건, 당시의 사람들... 지금도 변함없이 만나고 연락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 2019. 7. 9. [Vlog] 어느 토요일의 Vlog 할아버지 할머니 만나러 제천에 다녀온 쑥쑥이와 축복이의 영상... 2019. 7. 7. [Vlog] 어디서 좀 놀았니?? 주머니에서 손 좀 빼고 걸으면 안 되겠니?? 2019. 6. 30. [Vlog] 립스틱 짙게 바르고 소녀가 되어가는 (아들처럼 생긴) 둘째 딸... 2019. 6. 27. 학부모 참관 수업 오랜만에 운동장을 달렸다. 5km를 달리는 동안 한 주간 쌓였던 노폐물들이 땀과 함께 배출되는 느낌이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이렇게 땀흘리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한다. 오늘 운동하러 종합운동장에 도착해 보니 무지개가 떠 있었다. 보통 해와 비가 함께할 때 무지개가 생기는데, 저기 어딘가에는 비가 오고 있나 보다. 어제는 두 딸아이 어린이집에서 학부모 참관수업이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둘째 딸은 구내염 확진 판정을 받아서 갈 수가 없었다. 과정을 좀 설명하자면, 애초에 구내염의 시작은 큰 딸이었다. 그래서 참관수업에 큰 딸은 못 가고(나와 집에서 놀고) 둘째 딸 참관수업에는 엄마가 다녀오기로 했는데, 수업을 며칠 앞두고 상태가 역전된 것이다. 그 사이 큰 딸은 나았고, 둘째 딸이 물려받았다(옵.. 2019. 6. 23. [Vlog] 거, 남 노래할 때 웃지 맙시다! 엄마의 웃음소리에 빈정 상한 큰 딸, 쑥쑥이~ㅎㅎ 엄마, 조심 좀 해요~ 2019. 6. 21. 자급자족의 꿈 퇴근 후 오랜만에 텃밭에 가서 농작물을 수확해 왔다.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신경을 못 썼더니 잡초도 무성해졌지만, 농작물도 탐스럽게 결실을 맺고 있었다. 대파도 제법 먹을 만큼 자라 있었고 고추도 두 손 가득 따왔다. 사실 이런 수확의 재미도 8월이면 끝난다. 회사 선배의 땅에서 무상으로 농사(라면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이 땅이 팔렸다. 어디 한번 시작해 볼까 하는데 끝나버린 것 같은 허탈한 마음이지만, 어쩌랴, 내 땅이 아닌 것을...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주말농장을 결심한 것은 아이들이 흙과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손으로 흙을 만지고 직접 농작물을 수확하면서, 먹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데, 정작 아이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방울토마토 수확할 때나 좀 즐거워하려나). 반면 내가.. 2019. 6. 17. 금성제면소와 비봉산 케이블카 오늘 새벽 U-20 월드컵 준우승의 역사적 순간을 함께하고 잠들었더니, 아침에 눈뜨기가 힘들었다. 잠을 못 자 피곤한 건 어디까지나 내 사정이고, 아이들이 '아버지가 어젯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셨으니, 오늘은 아버지를 좀 쉬게 해 드리자'라는 생각을 가질 리 만무하다. 그렇다. 오늘도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육하원칙에 맞춰가며 할 일을 정하고 있었다. 집에만 있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은 일요일이었다. 많은 경우의 수가 있었지만 우리는 이번에 청풍에 생긴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 것으로 정했다. 그리고 금성면에 위치한 라멘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지나가면서 몇 번 봤는데 언제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인 금성제면소이다. 예상은 했지만 대기 명단에 이름을 적고 기다려야 했다. 식당 앞마당에서 뛰어놀던 큰 딸.. 2019. 6. 16.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