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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11일의 휴가 후 출근

by Kang.P 2019.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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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15년 정도 했으면 안 그럴 줄 알았는데 11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려니, 100일 휴가 복귀하며 위병소를 향하는 이등병의 심정인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열흘 넘는 공백으로 인해 업무를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어서 글을 끄적이며 오전을 보낸다.

 

아직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것은 휴가의 대미를 장식한 양평 모임의 후유증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은 두 개의 일정이 잡혀있었다. 하나는 친동생의 결혼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시절 사람들과의 모임이다. 아침 일찍 충주를 출발해 결혼식이 있는 수원으로 향했고, 결혼식을 마치고 다시금 가족들을 충주 집으로 데려다주고 나니 오후 6시. 이 시간에 다시 양평으로 향했다.

 

이날의 모임은 큰 수술을 마친 동기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아이들 포함 약 30명의 인원이 모인 것이니 근래 들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였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수년 만에 만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마치 엊그제 만난 사이인 냥 친근하고 격이 없었다. 만남의 간극만큼 반가움도 컸고 궁금한 것도 많았다. 대화는 끝날 줄을 몰랐고, 빈 술병은 늘어 갔으며, 하필이면 펜션에 노래방 기계가 있어서 목소리 또한 쉬어 갔다.

 

좋은 사람들이다. 동문의 아픔에 물심양면으로 함께하며 진심으로 기도하고, 수술 잘 끝났다는 소식에 이렇게 모여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그날 과음의 여파로 아직도 육신이 힘들지만 즐거운 고통이다.

 

나의 인생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 준 하나님과 광운대 신방과에 감사할 따름이다. 마음 한 구석이 든든해진다.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동생, 동기, 형이 되기 위해 오늘도 ‘최고’는 못 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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