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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건강 적신호

by Kang.P 2019.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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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를 마감하는 금요일임과 동시에 금연 4일 차가 되는 날이다. 뜬금없이 웬 금연이냐며 궁금해하실 분들이 (거의 없겠지만 혹시라도) 있을 것 같아 간단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일 전인 화요일. 퇴근 한 시간을 남겨두고, 42년을 살면서 여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목 뒤 통증(?)이 찾아왔다. 잘은 모르지만 그것은 근육의 통증이 아니고, 뒷목 혈관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다. 퇴근하고 아내가 계속 마사지를 해주면서 통증은 가라앉기는 했지만 없어지지는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그날 저녁부터 왼쪽 눈 밑이 붉어지더니 다음 날 아침에는 다래끼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허겁지겁 안과를 찾았다. 물론 이 때도 목뒤 통증은 계속 있는 상태였다. 진료를 기다리며 둘러보니 혈압계가 보였다. 며칠 전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온 것도 생각나고 해서 혈압을 재보려고 앉아서 시작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오른쪽 팔에 압박이 진행되고 있는데, 갑자기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불러댔다. 그리곤 '빨리 진료실로 들어가지 않고 뭐하냐'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평정심은 깨졌고, “지금 가야 하나요?”, “금방 끝날 것 같은데 잠시만요.” 등 많은 말을 쏟아내 버렸다(혈압 잴 때는 말을 하지 말고 차분히 있으라고 기계 앞에 적혀있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혈압이 175! 혈압이 높은 편이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동안의 목 뒷 통증의 원인을 찾은 느낌이었다. 높은 혈압...

목 뒤 통증 때문에 이틀 째 안 피던 담배를 끊기로 마음먹었고, 과일과 채소를 주로 먹으며 식단 조절도 시작했다. 명절에 만났던 고향 친구 녀석이 알려준 건강 관련 유튜버의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렇다. 이렇게 신경을 써야할 나이게 된 것이다. 젊을 때야 건강검진 결과가 안 좋게 나와도 ‘밥 먹으면 낫는다’는 마음 가짐으로 술집으로 향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호기롭게 객기 부릴 처지가 아닌 것이다. 나에게는 토끼 같은 아내와 여우 같은.... 아니, 여우 같은 아내와 토끼 같은 딸들이 있지 않은가. 이런 책임감과 건강의 적신호가 만나니 결단력이 커졌다. 건강이 우선이다. 건강해야 행복할 수 있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는가. 너무도 많이들 이야기해서 식상한 이런 말들이 근래에는 전혀 식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한동안 끊었던 점심시간을 이용한 호암지 산책을 다시 시작했다. 볕은 다소 뜨거워도 시원한 바람이 가을임을 알려준다.

회사 진입로의 은행나무


다음주 월요일이면 이사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이 시점에 뒷목 통증을 시작으로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다행일지 모른다. 부디 이 글을 접하는 모든 분들이 본인의 건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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