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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학부모 참관 수업

by Kang.P 2019.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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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운동장을 달렸다. 5km를 달리는 동안 한 주간 쌓였던 노폐물들이 땀과 함께 배출되는 느낌이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이렇게 땀흘리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한다. 오늘 운동하러 종합운동장에 도착해 보니 무지개가 떠 있었다. 보통 해와 비가 함께할 때 무지개가 생기는데, 저기 어딘가에는 비가 오고 있나 보다. 

어제는 두 딸아이 어린이집에서 학부모 참관수업이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둘째 딸은 구내염 확진 판정을 받아서 갈 수가 없었다. 과정을 좀 설명하자면, 애초에 구내염의 시작은 큰 딸이었다. 그래서 참관수업에 큰 딸은 못 가고(나와 집에서 놀고) 둘째 딸 참관수업에는 엄마가 다녀오기로 했는데, 수업을 며칠 앞두고 상태가 역전된 것이다. 그 사이 큰 딸은 나았고, 둘째 딸이 물려받았다(옵션으로 수족구도 함께). 이런 반전이...

참관수업에 어떻게 갈지 고민하다가 결국 장모님께 둘째를 부탁드리고, 아빠 엄마 함께 가기로 했다(항상 감사드립니다, 장모님). 그동안 아이들이 만든 것들을 둘러보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2시간 반 동안 실제 아이들이 받는 수업을 부모와 함께 받는 것이었다.

수업을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딸아이의 친구들도 보게 되고 그들과의 관계도 관찰하게 된다. 각자 성격이 다르고 부모의 교육과 훈육방식 또한 다르다 보니, 아이들의 행동과 반응도 다양하다. 그런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는데, 철딱서니 없는 아빠는 다른 아이의 특정 모습이 왜 우리 아이에겐 없는 걸까, 비교를 하며 아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우리 아이의 행동양식은 아이의 선천적 성격과 부모의 훈육방식이 작용하며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하기엔 이제 겨우 5살이긴 하지만)이다. 만약 아이가 너무 소극적이라면, 그것은 아이의 선천적 성격일 수도 있지만 또한 부모의 훈육방식으로 인한 결과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접근하며 부모의 훈육방식에 대한 고민과 점검이 있어야 하는데, 나란 철부지 아빠는 그 아이의 특정한 성격을 부러워하며 ‘왜 우리 딸은 저런 면이 없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낯이 뜨거워진다.

부디 우리 두 딸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주변을 둘러보며 사람을 챙길 줄 아는 그런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에 대한 바람처럼 읽히겠지만, 실은 그렇게 교육, 훈육하고자 하는 내 소망이다. 물론 자녀가 부모 뜻대로 자랄 리 만무하지만, 그렇더라도 부모로서 교육관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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