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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250

목계나루 메밀꽃 잔치 추석 연휴가 길다보니 아이들 데리고 놀러갈 곳 찾는 게 일이다. 집에 있자니 큰 딸은 나가놀자 난리고, 그렇다고 멀리 가기에는 이제 태어난 지 두 달 된 둘째 딸에게는 무리고... 그러던 중 페이스북을 통해 좋은 정보를 입수했다. 그것은 바로 목계나루 메밀꽃 잔치. 사실 이곳은 축제 시작하기 전인 어제 가보려고 집을 나섰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그냥 돌아와야 했다. 오늘(7일) 아침 일어나서 날씨를 보니 너무 화창해서 다시금 목계로 향했다. 목계나루에 위치하고 있어 축제장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행사 천박들은 즐비해 있는데 정작 메밀밭은 찾을 수가 없었다. (초행길이라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주차를 도와주시는 분에게 물어보니 다리 건너 올라가면 메밀밭이 있고, 트렉터가 끌고 가는 꽃마차를 타면 .. 2017. 10. 8.
파업 17일 차. 시간이 참 빠르다. 벌써 오늘로 파업 17일 째다. #.1시간은 상대적이다. 빨리 좀 갔으면 싶으면 10분이 1시간처럼 느리고, 더디가기를 바랄 때면 1시간이 10분처럼 빨리 간다. 그런데 지금의 파업 상황에서는 이와 반대의 심리가 작용한다. 빨리 파업을 끝내고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날수는 엄청 빨리간다.늘어가는 파업일수가 부담되니 그만하자는 이야기가 아니고, 사람 심리가, 아니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파업일수가 세자릿수가 되고 맨 앞자리 숫자가 바뀌더라도 김장겸이 물러나고, 공정방송 구현을 위한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우리의 파업 달력에는 계속 동그라미가 그려질 것이다. #.2정상적인 업무를 볼 때는 일에 치여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3주차로 이어지고.. 2017. 9. 20.
반갑다, 넘버투~ 나는 4주마다 출장을 다닌다. 지난 8월 2(수)일부터 3일(목)까지 나는 단양군 영춘면의 만종리로 출장을 가 있었다. 살인적인 폭염 속이었지만, 날씨가 핑계는 될 수 없기에 우리 스탭들은 소나기처럼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꾸역꾸역 일정을 진행해 갔다. 그렇게 첫날 일정을 마치고 밤 10시에 늦은 저녁을 먹으며 송별회 겸 환영회를 했다. 자신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가고자 일은 그만 두는 친구들과 새롭게 우리팀에 합류하는 친구가 있었다. 각자의 결정과 그 길을 축복하며 하루를 마치고 둘째날을 맞이했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폭염의 연속이었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동네 중국집에 들어가며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괜찮아?" 사실 만삭인 아내는 둘째 출산 예정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였다. 혹.. 2017. 8. 7.
영화 <노무현입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차에 시동을 걸어 시내 극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조조로 영화를 보기 위해서이다. 오늘의 영화는... 노무현입니다... 사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혼자 극장에서 영화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꼭 보고 싶은 영화이지만 주말에는 아이 때문에 불가능하고, 평일에 휴가 내고 (딸아이 어린이집에 간 사이에) 보고 오자고 약속했으나 다큐멘터리 영화는 언제 극장에서 내릴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내는 지난 주중에 영화를 보고 왔다. 그러곤 오늘 나에게 보고 오라고 명령 아닌 명령을 내린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혼자 극장 가서 영화 본 적이 없다. 혼자라도 꼭 가서 봐야할 정도의 당위성을 느낄만한 영화가 없었다. 극장에서 못보면 다른 방법으로 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2017. 6. 11.
충주 자유시장 데이트 매주 주말이면 딸아이와 무엇을 하며 놀아야 하나를 고민하게 된다. 특히 이번주에는 1박 2일 출장도 있었고, 함께 한 시간이 짧았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이런 고민의 가장 큰 걸림돌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미세먼지'다. 오늘도 평일과 다름없이 일어나 외출 준비를 했건만 미세먼지가 '나쁨'이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아내와 나는 크게 상관없지만, 감기에 심하게 걸린 딸아이가 걱정이었다. 어디가서 뭘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전통시장'이었다. 시장은 실외나 다름없어서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점심으로 무학시장 순댓국을 먹는다면 왠지 미세먼지 따위는 문제도 아닐 것 같았다...ㅋ 충주에 산지 언 12년인데도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 기억은 없다. 물론 업무 차 들른 적은 있지만, 필요한 무언가를 사.. 2017. 4. 8.
3월 말 호암지 요즘은 산책하기 좋은 시기다. 이맘때쯤 충주의 호암지는 하루가 다르게 봄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회사가 호암지 근처라 여유가 좀 있고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날이면 점심 먹고 호암지를 한바퀴씩 돌곤 한다. 오늘은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라 시간이 없어서 못했지만, 어제는 오랜만에 일찍 점심을 먹고 호암지로 향했다. 전에는 안보이던 개나리가 노란 자태를 뽑내기 시작했고, 목련은 당장이라도 몽우리를 깨고 나올 기세였다. 이렇게 여유롭게 호암지를 돌 때가 하루 중 몇 안되는 행복한 순간 중 하나다. 그냥 지나쳤던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계절이 변하고 있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 점심을 먹고 회사를 나올 때면 가장 먼저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점심은 먹었는지, 딸아이는 어린이집에 잘 갔는지 등의.. 2017. 3. 30.
7개월 만의 데이트 정확히 7개월 만에 아내와 오붓하게 데이트를 했다. 작년 8월에 영화 '터널'을 보고 낮술 마신 이 후 처음이니 말이다. 오늘의 데이트는 전적으로 어린이집 덕분에 가능했다.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았다면 데이트는 커녕, 하루종일 시중들면서 보냈을 게 불 보듯 뻔하다.(어린이집 만세!! 어린이집 사랑해요~!!) 휴가를 냈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 씻고 나갈 채비를 했다. 딸아이가 9시 반까지 어린이집 등원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셋이 손잡고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어린이 집을 다니니, 오가기 편해서 좋다.) 사실은 오늘 둘이 할일이 좀 있다. 아내 뱃속의 둘째가 20주 차에 가까워 오면서 태아보험에 들어야 했다. 첫째 때는 멋모르고 들었는데 둘째.. 2017. 3. 28.
고집과 팔랑귀 사이 고집이 센 성씨 중에 '강씨'의 고집도 많이 회자된다. 나 역시 물려받은 성이 그래서인지, 고집이 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렇다고 말도 안되는 것으로 소위 말하는 '곤조'를 부리는 편도 아니고, 남들과 쉽게 타협하지 못하는 성격도 아니다. 물 흐르듯 잘 어울리고 섞이지만, '이것만은 꼭 이렇게 하고 싶다' 혹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은 것에서는 특유의 고집이 나오나 보다. (어쩌면 이것은 강씨이기에 특화된 것이 아닌, 보편적인 사람들의 정서일지도 모른다.) 반면... 나는 귀도 얇다... 내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타인의 이야기를 너무 쉽게 믿고 의지한다. 강씨 고집과 팔랑귀...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 사이에서 때로는 고집을 부리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의 의견에 적극 동조하며 살아온 사십년 인생이다.. 2017. 2. 6.
삼겹살과 놀이방 첫째 때도 그랬지만, 아내가 둘째를 임신하고 나서부터 먹고 싶은 것이 수시로 생기곤 한다. 하지만 첫째 때와 다른 것은 그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17개월 된 딸과 함께 하다보니, 쉽게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큰 맘 먹고 어제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을 먹자고 하면, 이미 그 욕구는 사라진지 오래... 그래서인지 둘째에게 내심 미안하다. 오늘은 퇴근하고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명절 동안 고생한 것도 있고, 간만에 장모님과 온천 가서 기분좋게 목욕하고 온 아내에게 '저녁 뭐냐'는 짜증 나는 질문을 던지고 싶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있는 종로상회에 갔다. 이곳에 갈 때면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딸아이로 하여금 놀이방을 존재를 인지하게 해서는 안된다. 그것을 알게 되는 순간, .. 2017. 1. 31.
사무실이 한산하다. 그렇다. 사무실이 한산하다. 평소 같으면 빠른 걸음으로 무언가에 쫓기듯 오가던 동료들의 발걸음도 오늘은 여유롭게 들리고, 키보드 자판 두드리는 소리조차 리듬감 있고 경쾌하게 느껴진다. 내 기분 탓에 주변 상황을 이렇게 인지하는 것일지도 모르나, 어쩌면 설 연휴를 앞둔 사람들의 마음이 나와 비슷한 것일 수도 있다. 내일은 연차휴가를 냈다. 작년 연차를 소진하지 못한 사람은 이번달까지 쓰라고 회사는 통보했지만, 결국 3일의 연차는 그냥 사라지게 생겼다. 이런다고 누가 일 열심히 한다 칭찬해 줄 사람도 없고 오히려 자기 권리도 못챙기는 바보라고 혀를 차겠지만, 어쩔 수 없다. 내일의 연차휴가로 남들보다 연휴를 하루 더 즐기는 것으로 위안하는 수 밖에. 이번 연휴에는 무엇을 하며 알차게 보낼까 생각해 보지만, .. 2017. 1. 25.
2017년 새해를 맞이하며... 새해가 밝았다. 일출을 보러 간다던가,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러 간다던가 하는 일체의 특별한 행위 없이 2017년 1월 1일을 맞이했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늦잠과 낮잠을 즐겼다. 그렇게 2017년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친구놈은 페이스북에 2016년을 돌아보고 17년을 계획하는 글을 올렸던데, 낯간지리워서 그렇게는 못하겠고 이 곳에 남기려니 이 또한 민망해서 새해 다짐은 개인 다이어리 첫장에 적고 수시로 보면서 마음을 다지려 한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우리도 음력설을 지낸다. 그래도 기분은 내려는 듯 아내가 떡만둣국을 해줬다. 정말 맛있었다, 만둣국은... 특히 엄마가 보내준, 맛있게 익은 김치와 함께 하니 그야말로 최고였다... 오늘은 처갓집에서 장인어른 생신 겸 저녁식사가 있다. .. 2017. 1. 1.
2007년 새해 일출의 기억 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전혀 크리스마스 기분을 못 느끼겠다. 시내를 안나가니 트리와 캐럴을 접하기 힘들고, 무엇보다 일에 치이다보니 크리스마스 기분을 낼 심적 여유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그렇게 바쁘던 이틀 전. 야근을 위해 회사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CG 선배가 식당에 들어왔다. 그렇게 둘이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밥을 먹고 있었다. "서른 살 되던 해 소백산으로 새해 일출보러 갔던 게 벌써 10년 전이네..." 선배가 말했다. "헉! 그러네~ 그 때가 2007년이었으니까..." 2007년. 새해 일출 촬영도 있었지만, 나를 비롯해 그 해 서른이 되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30대의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소백산으로 향했었다. 이른 새벽 회사에서 모여 단양으로 향했다. 삼십 대의 시작인 2.. 2016. 12. 23.
38분 간의 전화 통화 어느덧 2016년 크리스마스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 시간 정말 빨리 가는구나... 계산을 해보니 크리스마스 장식할 시간이 오늘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오전에 아내와 딸아이를 데리고 성충문구로 향했다. 충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문구사가 성충문구가 아닐까 싶다. 연애하던 시절 아내가 사 준 트리가 있기에 반짝이 전구와 장신구만 몇 개 샀다. 단출하지만, 밤에 불꺼놓고 보면 나름 분위기 있을 것 같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 뭐... 아내는 딸 데리고 오랜만에 옛 회사 동료들 만나러 갔고, 난 집 지키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문득 지난 목요일 밤 친구놈과의 전화 통화가 생각났다. 오랜만에 녀석과 30분이 넘는 긴 통화를 했다. 2005년에 충주로 내려오고부터 이 녀석과.. 2016. 12. 18.
던킨도너츠에서의 망중한 충주터미널 던킨도너츠...남들의 방해를 받지 않는 창가 쪽에 앉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놓고 노트북을 편다. 10년도 넘었는데, 지금도 던킨도너츠하면 '연애시대'라는 드라마가 생각난다. 극 중 주인공 이름은 생각이 나질 않지만 감우성과 손예진의 교차점으로 던킨도너츠가 자주 등장한다. 커피숍 창밖을 보며 지난날 드라마를 반추하는 모습이 여유롭고 낭만적으로 보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 번에 다친 발목은 반깁스를 해야 했고 오늘은 진료 받으러 가는 날이라 연차 휴가를 냈다. 오전에 진료 및 물리치료를 받고 왔고 오후에는 딸아이 문화센터 가는 날이라 롯데마트 모셔다 드리고 나는 이곳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쪽 다리에는 깁스하고 후줄근한 잠바때기 걸치고 앉아 노트북 두드리고 있는 나는 느낄.. 2016. 12. 12.
콩국수 콩국수 만드는 법을 검색해서 뭔가 정보가 있겠다는 싶어 이곳을 찾은 분들은 다소 실망하실 것이다.면만 삶아서 마트에서 사 온 콩국물만 부으면 완성되는, 조리법이라고 말할 수 없는 매우 단순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블로그에 남기는 이유는 그 날의 우리 부부의 추억을 기록하기 위해서 이다. 다들 같은 경험이겠지만, 요즘 30도 중반을 웃도는 폭염으로 불가마 속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정집의 에어컨 사용량이 늘고 있고 전기요금 폭탄의 공포와 아울러 가정용 전기 누진세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7일인 지난 일요일도 예외없이 찜통더위로 하루가 시작됬다. 무슨 생각에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교회가자고 아내와 약속을 했고, 아침 일찍 처갓집으로 모시러 갔다. (아내는 토요일.. 2016. 8. 11.
건강검진 건강검진을 다녀왔다.회사 방침상 6월 말까지 모든 직원이 건강검진을 마쳐야 했지만, 도저히 시간이 나지않아 회사에 이야기를 했고 오늘에서야 검진을 받았다. 매년 검진 받을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옷 갈아입고 건강검진센터에 앉아있으면 마치 조사 받으러 경찰서에 앉아있는 느낌이다. 1년 간 건강 안 챙기고 술과 담배로 몸을 혹사시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자리 같은 느낌이랄까. 검진복으로 갈아입고 수간호사로 보이는 분과 검진내용에 대한 상담을 했다. 작년 검진 내용을 토대로 올해 받았으면 하는 항목을 정리해 주셨는데 매우 친절하고 꼼꼼하게 하나하나 체크해 주셨다. 위내시경 이야기를 하시기에 그냥 조형술로 대체하겠다고 했더니, 3년 간 안 했다며 올해는 하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마치 엄마한테 혼나는 .. 2016. 7. 22.
금요일 오후의 상념... 4주 단위로 진행되는 업무를 하고있다 보니, 결과물이 나오는 네 번째 주는 정신없이 바쁘다.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최종 아웃풋이 나오게 되는 금요일 오후가 되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여유, 말 그대로 '망중한'이 생긴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고 여유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뭘 해야 할지 통 모르겠다.지난주에 구입한 책을 읽으려고 해도 다들 바쁜 모습에 괜히 눈치 보이고, 나가자니 딱히 갈 곳도 마땅치 않다. 4주 단위의 업무를 하다 보면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1년이 52주니 13개의 프로젝트만 끝내면 한 해가 가는 것이다. 그만큼 딸 아이는 자랄 테고, 나는 늙어 가겠지... 요즘 업무상의 이유로 시골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 분들을 뵐 때마다 그 나이 때의 내 모습을 상상.. 2016. 7. 15.
아내의 외출 자판을 두드리는 손이 조심스럽다. 혹시라도 이 소리에 잠든 아이가 깨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다. 아이를 재우고 아내가 늦은 밤 외출을 했다. 오늘이 친구 생일이라고, 밤에 나갔다와도 되냐고 며칠 전부터 이야기 해 왔던 터라, 나도 따로 약속 잡지 않고 일찍 퇴근했다.거의 한 달 만에 하는 외출임에도 아내는 자꾸 미안하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하다. 아이가 자다깨도 내가 달랠 수만 있으면 상관 없는데, 눈 떴을 때 지 엄마가 아니면 난리 난리, 그런 난리가 없다. 몇 번 시도 해 봤지만 울어대는 딸아이를 보며 인내심의 한계에 봉착해 결국 성질을 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부디 오늘은 엄마 올 때까지, 오랜만에 블로그하는데 아빠 글 다 쓸 때까지 꿈나라에서 돌아오지 않.. 2016. 7. 7.
망중한의 넋두리 오늘까지 해서 지난 2주는 정말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주말도 없이 달려왔던 시간... 마흔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피로회복도 예전 같지 않은 듯 하다... 서글픈 현실,,, 지금은 청주 출장 업무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 차창 밖에서 들어오는 봄햇살은 잠시 피곤함을 잊게 해준다. 당연한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계절이 바뀌는 모습이 때로는 신기하게 다가온다. 전에는 업무에 치일 때면,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고 있나'하며 깊은 한숨과 함께 담배를 물었지만, 지금은 사랑하는 아내와 7개월된 딸을 생각하며 담배에 불을 붙인다. 같은 담배지만, 그 의미는 다르다. 전자가 푸념의 의미라면, 후자는 마음을 다잡는 의미일 것이다. 정시 퇴근하고 싶은 오늘이지만, 회식이 있다... 내일도 회식... 앞에.. 2016. 3. 28.
다이어리와 선물 새해를 맞이하기 전 나름 책상정리를 했었다. 책상 지저분하기로는 회사에서도 유명한 나인데 새해, 새마음을 위해 나름 노력한 것이다.(칭찬 듣자고 하는 말은 아님..ㅋ) 그렇게 2016년을 맞이하고 얼마 안되어 편집실 바닥 공사를 한다는 공지가 떴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편집실에 있는 모든 테입과 물품을 옮겨야 하는데, 이것은 생각보다 큰 작업이다. 바닥 공사는 결국 사무실 대청소로 이어졌다. 캐비넷을 모두 꺼내 열고 버릴 것과 보관할 것들을 구분했다. 그 캐비넷 안에는 타자기로 작업한1990년 대 초반의 서류들도 있었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릴테입도 있었다. (깜놀...) 반나절을 땀흘리며 정리하여 많은 공간을 확보했고 그 공간을 직원들이 나눠쓰기로 했다. 이미 어느 정도 정리된 내 자리이지만 자주 쓰.. 2016. 1. 15.
Adieu, 2015년... 어김없이 찾아온 한 해의 마지막 날, 12월 31일...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고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할 뿐일진데, 인류가 정해 놓은 태양력에 따라 오늘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고, 내일은 새로운 해의 첫날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지키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공무나 직장 업무의 기준이 양력이다 보니, 한 해 끝과 시작의 의미는 양력이 더 크다... 이맘 때만 되면 매년 한 해를 돌아보고, 새 해의 목표를 다짐하는 글을 싸이 미니홈피 때부터 써 왔던 것 같다. 싸이월드가 알려 준 대학생 신분으로 마지막 맞이한 12년 전 12월 31일의 기록은 다소 새롭게 다가온다... 2003년 12월 31일의 기록 보기 (클릭) 매해가 의미있지만, 올해는 나에게 유독 의미있는 해.. 2015. 12. 31.
오랜만의 넋두리 오랜만의 넋두리다.그동안 쑥쑥이의 탄생과 함께 '육아일기'에 매진(?)했었고, 지금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막바지로 치닫으면서 넋두리를 늘어 놓을 심적 여유도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냐, 물론 그렇지도 않다. 11월 23일, 디데이까지는 강약의 차이만 있을 뿐, 긴장 속 외줄타기다. 하지만 이것저것 잡념들 속에서 어디에라도 풀어 놓지 않으면, 병 될 것 같아 노트북을 열고 끄적거린다. #. 1 출산... 육아... 출산과 육아 이야기는 '육아일기' 폴더에 많이 하고 있지만, 그 곳은 아이와의 대화체라 속내를 다 드러내며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뭔 상관이겠냐마는....)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을 때와 아이가 태어나 식구가 늘었을 때 느껴지는 가장의 무게는 다르다. 다들 그렇게 느낄 것이.. 2015. 11. 9.
싸이월드 리턴즈? 언젠가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싸이 블로그가 통합된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서 봤다.그리고 그 새로운 시작이 10월 5일이라는 기사도. 손꼽아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바뀌나 궁금증을 가지고는 있었는데 막상 당일이 되니, 어플리케이션은 승인이 안났다고 하고, 웹은 접속이 안된다는 사람들, 비밀글이 공개되었다는 사람들로 난리도 아니었다. 그러다가 오늘 싸이월드 어플을 업데이트하라는 알림에 '업데이트'를 눌렀다니, 무언가 바뀌어 있었다. 이곳 저곳 들어가보며 무엇이 바뀌었나 찾아보는데 아직 익숙치가 않아서 인지, 복잡하게 만든 것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으나어색한 것은 사실이었다. 일단, 날짜로 검색해서 들어가면,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통합하여 그 날의 기록을 볼 수 있다. 미니홈피 유저들에게는 별 의미 없.. 2015. 10. 12.
결혼 1주년... 2015년 추석인 27일은 공교롭게도 결혼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결혼 1주년이라니... 실로 믿기지 않았다. 결혼하고 몇 달 안 지난 것 같은데, 그 시간이 1년이나 쌓였다니... 작년 27일...우리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혼인 서약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는 딸이 생겼고, 채 30일이 되지 않은 딸로 인해 아내는 요즘 많이 힘들어 한다. 육아 스트레스로 산후 우울증이 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결혼 1주년을 문자로 축하해 준 유일한 곳은... 신혼여행 때의 여행사였다. 보통 생일날이면, 안경점에서 보내는 축하문자는 받아 봤지만, 결혼기념일을 축하해 주는 문자는 처음 받아봤다. 첫 기념일이니 당연히 처음일테고, 또한 고객 관리 차원에서 기계적으로 보내지는 문자일텐데, 뭐지.... 2015.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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