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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7개월 만의 데이트

by Kang.P 2017.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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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7개월 만에 아내와 오붓하게 데이트를 했다.

작년 8월에 영화 '터널'을 보고 낮술 마신 이 후 처음이니 말이다. 오늘의 데이트는 전적으로 어린이집 덕분에 가능했다.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았다면 데이트는 커녕, 하루종일 시중들면서 보냈을 게 불 보듯 뻔하다.

(어린이집 만세!! 어린이집 사랑해요~!!)


휴가를 냈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 씻고 나갈 채비를 했다. 딸아이가 9시 반까지 어린이집 등원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셋이 손잡고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어린이 집을 다니니, 오가기 편해서 좋다.)


 

딸~ 오늘은 아빠 엄마 데이트 좀 할께~ㅋㅋ



사실은 오늘 둘이 할일이 좀 있다. 아내 뱃속의 둘째가 20주 차에 가까워 오면서 태아보험에 들어야 했다. 첫째 때는 멋모르고 들었는데 둘째는 좀 더 신중하게 여기저기 알아봤다. 그러던 중 나의 실비보험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너무 많은 돈을 내면서 기존 보험과 중복되는 내용이 많았던 것이다. 이런 보험 관련된 것들을 오늘 다 정리할 생각이다. 


아이의 한바탕 울음으로 작별인사를 대신하고 어린이집을 나와 차에 올랐다. 아내가 옆자리에 오르는 것이 순간 어색했다. 아이 때문에 항상 뒷자리에 앉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아내와 나란히 앉아 운전을 하니, 충주시내 돌아다니는 것도 마치 야외로 드라이브가는 느낌이다. 


오전에만 많은 일을 했다. 실비보험을 해약하고 해지금을 비상통장으로 옮겼고, 둘째아이 태아보험과 새로운 실비보험에 가입했다. 그리고 산부인과에 들러 둘째아이도 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여기까지 마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중요하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둘이 하는 외식이기에 꼭 아내가 먹고 싶어하는 것을 사주고 싶었다. 이거 먹을까 저거 먹을까 고민에 고민을 하다 결국 스시뷔페 쿠우쿠우로 향했다. 먹고 싶은 게 많으니 뷔페가서 뽕을 뽑자는 이야기...


 

 

 


미친 듯이 먹었다. 쑥쑥이에게는 좀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딸아이가 없으니 정말 편하고 여유 있게 뷔페를 즐길 수 있었다. 그렇게 감상하듯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우리에겐 아직 1시간이 넘는 여유 시간이 있었다. (어린이집 하원 시간은 오후 3시다.) 무작성 성서동으로 향했다. 지금은 상권이 많이 죽었지만, 옛날에는 '시내에서 보자'고 하면 이는 곧 성서동에서 보자는 뜻이었을 정도로 번화가였다. 은행 업무 좀 보고 오랜만에 손잡고 시내를 거닐었다. 덕분에 내 옷도 두 벌 사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시간이 3시에 가까워질수록 슬슬 딸아이가 걱정되었다. 이게 부모 마음인가 보다... (나도 철들었나 봐...) 결국 우린 드라이브 겸 충주댐 쪽으로 돌아서 집으로 향했다. 어린이집 현관에서 우리를 발견한 아이는 '아빠, 엄마'하면서 방방 뛰며 신나 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반나절 남짓의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아내와 즐거운 데이트였다. 무엇보다 아내가 좋아하니 나도 좋았다. 둘째의 개월수가 늘어나면서 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동생 생긴 걸 아는지 쑥쑥이의 생떼도 점점 늘어가는 가운데 많이 힘들어 하는 아내이다. 이런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는 평일을 공략해야 한다...ㅋㅋㅋ




※ 오늘의 데이트를 잊지 말라고 딸아이가 생전하지도 않던 돌발행동을 했다. 


 

시원하라고 잠깐 기저귀를 벗겨 놓은 사이에... 똥을 쌌다,,,



고마워~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꺼야~ 가...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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