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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07년 새해 일출의 기억

by Kang.P 2016.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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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전혀 크리스마스 기분을 못 느끼겠다. 시내를 안나가니 트리와 캐럴을 접하기 힘들고, 무엇보다 일에 치이다보니 크리스마스 기분을 낼 심적 여유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바쁘던 이틀 전. 야근을 위해 회사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CG 선배가 식당에 들어왔다. 그렇게 둘이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밥을 먹고 있었다.

"서른 살 되던 해 소백산으로 새해 일출보러 갔던 게 벌써 10년 전이네..."

선배가 말했다.

"헉! 그러네~ 그 때가 2007년이었으니까..."


2007년. 

새해 일출 촬영도 있었지만, 나를 비롯해 그 해 서른이 되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30대의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소백산으로 향했었다.


동기 녀석들과 함께


이른 새벽 회사에서 모여 단양으로 향했다. 

삼십 대의 시작인 2007년을 첫 태양을 보며 포부를 다지고 싶었다. 산행 중간에 눈 속에서 끓여 먹은 라면 맛은 아직도 입 속에 맴도는 듯 하다. 정말 맛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 소백산 비로봉에 도착했고 우리는 찬란한 첫 태양은 커녕, 자욱한 안개와 구름 속에서 뿌옇게 밝아오는 동쪽 어딘가를 허탈라게 바라보고 있었다. 


"자욱한 안개 속 같은 이것이 우리 삼십대의 모습은 아니겠지??"


그 때도 이런 말을 같이 저녁 먹는 선배가 했던 것 같다...


2007년 1월 1일 소백산 비로봉


2007년 1월 1일 소백산 비로봉



2007년 1월 1일 소백산 비로봉



며칠 후면 2017년이 되고 내 나이 마흔이 된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올 때는 굉장히 아쉬워했었다. 내 20대와의 이별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 서운함과 아쉬움을 술과 함께 나눴고 노래방에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지겹도록 불렀다. 


그런데... 

40을 코 앞에 둔 지금은 30대에 대한 서운함과 아쉬움이 20대 만큼 크지 않다. 물론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서글픔은 있지만, 30대에 대한 미련은 없다. 왜지? 나의 30대가 별로 행복하지 않았던 건가. 그렇진 않은데... 이 또한 나이 들었기 때문인 것인가...


저 사진에서 딱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것이다. 


젊음을 불살랐던 내 30대여 

고생 많이 했고, 

조만간 만날 40대여 

우리 앞으로 잘 지내 보세.

그리고 나이든다고

꼰대는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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