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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2021년~2025년

16일간의 때늦은 여름휴가

by KangP_ 2024.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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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입사 이후 2주가 넘는 기간을 휴가로 보낸 건 19년 만에 처음이었다. 휴가 낸 건 6.5일에 지나지 않는데 주말과 추석 연휴가 맞물리면서 16일이라는 긴 휴가로 거듭났다.
 
휴가를 내며 살짝 눈치가 보였으나 생각해 보니 이건 엄연히 애들 방학 때 제대로 된 휴가 한 번 못 가며 치열하게 일했던 지난 여름의 보상이자 권리였다. 맘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휴가 동안에는 급박한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면 회사 단톡방은 무시했고 회사와 단절을 시도했다(물론 쉽진 않았다).
 
이번 휴가는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일들을 실행에 옮기는 게 핵심 목표였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과 만나 회포를 풀었고
 

친구의 사무실에서 림스치킨과 함께

 
양가 부모님과 동생네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며
 

엄마 밥은 무조건 맛있다

 
갑작스럽게 부친상을 당한, 회사 덕에 인연이 된 오랜 친구를 찾아가 위로했고, '언제 한 번 얼굴 보자'는 말만 수년째 주고받고 있는 감독님을 만나기 위해 하남으로 향했으며
 

하남의 감독님 사무실

 
때 아닌 가을장마 속에서 선배 형네 가족과 함께 축축한 3박 4일의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4년 만에 제주도 가는 하늘에서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휴가 기간에 결혼기념일이 있었고, 결혼 10주년을 기념하여 수년 만에 아내와 남산 산행을 했으며
 

그녀는 힘들어 하면서도 보람차 했다

 
치밀하게 비밀리에 문방구에서 구입한 정성스런 선물로 두 딸은 아빠 엄마의 결혼 10주년을 축하해 주었다. 
 

아이들이 문방구에서 사 준 3,000원짜리 반지


그렇게 16일간의 휴가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왔다. 휴가 동안 쌓여 있던 업무들이 버선발로 뛰쳐나와 반가움의 포옹을 해 왔고,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며 시차 적응 따위 없이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행인지 불행인지 휴가에서 복귀한 그 주에는 임시공휴일이 된 국군의 날과 그 이틀 뒤에는 개천절이, 그 다음날은 창사기념 대체휴무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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