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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2021년~2025년

환절기, 장례식장

by KangP_ 2024.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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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전남 광양으로 향하는 스타렉스 안에서 선잠을 자다가 휴게소에 들른 후 정신이 말똥말똥해진 나머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늘 아침, 청주 사옥에 도착하자마자 ‘띠리링’ 알림이 울렸다. 후배 피디의 시부 상을 전하는 회사 문자였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세 분의 부고를 접한다. 첫 부고는 태안으로 2박 3일 캠핑을 갔던 첫날 저녁에 받았다. 친한 대학 동기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다음 날 아침, 가족들을 캠핑장에 두고 전남 구례로 향했고 해거름녘에야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두 번째 부고는, 제대하고 복학 전까지 마트 알바를 했는데 그때 정육 코너를 담당하던 형님의 부친상이었다. 알바를 그만두면서 연락이 끊겼다가 취직을 하고 촬영 현장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다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형이다. 장례식장이 충주라 오후에 들러 조문을 하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마지막이 지금 가고 있는 후배의 시부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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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라 그런가, 가을 낙엽의 쓸쓸함처럼 생을 달리하시는 분들이 많다. 다행히도 아직 부모님이 건강하셔서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이별의 아픔은 짐작할 수 있다.

한 생명이 태어나 성장하여 가족을 꾸리고, 또 다른 생명을 낳아 키우면서 시나브로 노년에 접어들어 생이 다하면 죽음에 이르는 우리네 인생사가 어찌 보면 너무 허무하다.

이 허무할 수 있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눈 감을 때 후회가 덜할까.


약 두 시간 반을 달려 광양에 도착했다. 첫날인데도 장례식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시부님이 어떤 삶을 사셨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나의 죽음 앞에서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사뭇 궁금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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