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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독서

[책] 작은 거인 김수철의 음악 이야기

by Kang.P 202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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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수철 형님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면한 건 2015년이다. 충주댐 건설로 인해 신단양으로 이주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에 단양군은 우리와 함께 특집 콘서트를 진행했다. 밴드 위주로 출연자를 꾸리던 중 김수철 형님을 섭외하게 된 것이다. 

 

리허설 때의 모습은 친절하고 겸손하셨다. 메인 공연은 말 그대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언제 끝날지 모를 기타 연주를 커팅하느라 애먹었지만 환상적인 공연에 감동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 김수철 형님을 최근에 다시 뵌 건 경록절 영상에서다.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한경록 형님의 생일잔치가 홍대의 3대 축제로 진화 발전한 경록절이 3년 만에 대면 공연을 진행했다.

 

그곳에서 크라잉넛과 어우러지며 신나게 노는(?) 수철 형님의 모습을 본 것이다. 66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역동적인 그의 모습에서 2015년의 만남이 기억난 것이고 그의 열정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해 검색을 해 봤다. 

 

그리고 2017년도에 출판된 <작은 거인 김수철의 음악 이야기>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너무 반가웠고 바로 구매했다. 

 

 

이 책은 김수철 형님이 대학에서 한 특강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중학교 때 처음 기타를 배울 때부터 지금까지의 음악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생각보다 책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이유는 본인의 노래를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그 노래를 찾아 들었고, 영화 <고래사냥>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영화를 찾아보면서 맥락을 이해하며 읽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그의 이야기에 공감을 할 수 있었고 영화의 특정 장면 속 후일담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제목처럼 책에는 오롯이 김수철의 '음악 이야기'만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그의 이혼과 딸과 관련된 기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책에는 이런 가정사는 일절 없고 '음악'과 김수철, 그리고 그와 친분이 깊은 사람들 이야기가 전부였다. 그것만으로도 내용이 차고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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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산조'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국악의 현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86 아시안게임, 88 올림픽, 93년 대전엑스포, 2002 한일월드컵 등 많은 국제 행사의 음악을 담당했다. 영화 음악을 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유수의 국제 행사에서 음악감독을 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괜히 작은 거인이 아니었다. 기타를 배울 때도 국악을 공부할 때도 그의 집념은 대단했다. 될 때까지 하고 또 하고를 반복했다. 이미 거장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루도 빠짐없이 기타 연습을 한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하랴. 

 

이러한 열정과 집념 그리고 실천이 있었기에 지금의 김수철과 그의 음악이 가능했다. 세상에 운이나 재수로 되는 건 없다. 평소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쉽게들 '운'이나 '재수'라는 말로 치환할 뿐이다.

 

읽는 내내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나에게는 그런 열정과 집념, 실천 의지가 있는가.

 

그렇게 뜨거울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JuwDv8l4P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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