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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2026년~2030년

깜짝 생일 축하

by 철없는 중년 2026. 10. 25.

며칠 전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는 어린 친구(30대 초중반이지만 나에게는 어린 친구~ㅋ) 둘이 이른 생일 축하를 해줬다.

어쩐지 점심때부터 금요일 휴가 여부를 묻더라니 휴가인 걸 알고는 부랴부랴 준비한 거였다. 경황이 없어 제대로 표현은 못했지만, 챙겨 주는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어릴 때야 생일이면 으레 사람들과 모여 먹고 마시며 축하를 주고받곤 했는데, 40대 중반을 넘어서는 대부분 조용히 가족과 함께 생일을 보낸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의미도 있지만 나이 들수록 사람과의 관계가 전처럼 친근하지 않은 것도 이유라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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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이 길어질수록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게 되지만 그 깊이는 예전만 못하다. 여기서 말하는 예전이란, 대학을 포함한 학창 시절과 입사 초 몇 년의 시기를 말한다. 
 
그때만 해도 일로 만났어도 관계에는 깊이가 있었다. 대화에는 진정성이 있었고 좋은 일엔 함께 웃고, 슬픈 일엔 역지사지하며 진심 어린 위로가 오갔다.
 
하지만 관계의 진실성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경험을 하고부터는, 다시 말해 상대방은 그렇지 않은데 나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유난을 떨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 태도와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겼다.
 
사람 관계에 초연한 사람이 되었다. 적당한 거리와 사무적 관계를 유지하고 더 다가가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쉽지 않을 경우도 있었고, 그래서 지키지 못한 때도 있지만 관계에 대한 기본 기조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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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상치 못한 깜짝 생일 축하를 받았다. 생일이 주말이라서 얼굴 보고 축하해 줄 수가 없으니 이틀을 당겨서 미리 해 준 것이다. 이들의 축하는 나비 효과를 일으키며 사람 관계에 대한 초심까지 돌아보게 했다. 
 


개인적으로 스벅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선물로 받은 스벅 텀블러는 어쩔 수 없었다.


신께서 나에게 다른 건 몰라도 인복만큼은 챙겨주신 게 분명하다. 
 
생일 이야기 나온 김에 한 마디 더 보태면, 올해 생일에도 아이들은 편지와 함께 각자 준비한 선물을 주었다. 놀란 건, 작년 생일 때 다이소에서 천 원짜리 샤프를 선물했던 큰 딸이 올해는 2만 원에 육박하는 마사지기를 선물로 줬다는 사실이다.
 


장난감 같은 선물을 당연하게 받았었는데, 이제는 어른이 줄 법한 선물을 딸아이에게서 받으니 뭐랄까... 아이가 훌쩍 커버린 느낌이랄까?
 
덕분에 오늘도 마사지기로 어깨를 문지르고, 배 주변 지방살에게 스트레스를 주며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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