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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129

강남행 버스 수요일날 미친듯이 눈을 퍼붓더니 어제는 맹추위를 몰고 왔으며 오늘 또다시 많은 눈이 온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올 해는 날씨가 참 극단적이다. 여름엔 그렇게 가물다가 태풍 3개가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하며 많은 피해를 입히더니, 겨울엔 눈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듯하다. 과거 임금이 백성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폭정을 일삼을 때, 하늘이 이런식로 경고를 했다지? 지금은 서울로 향하는 버스 안. 시대가 좋아져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이렇게 블로그에 포스팅이 가능하다니 새삼 놀랍다. 평소 같으면 한숨 자겠지만, 낮에 내린 많은 눈으로 인해 노면 상태가 좋지 않고, 기사님의 갑작스런 브레이크가 많아 불안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기사님의 오른발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 2012. 12. 7.
누전 차단기 지난 목요일. 바람이 매우 차던 그 날은 퇴근하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곤, 옷깃을 한껏 여미고 계단을 뛰듯이 올라와 현관문을 열어야 했다. 겨울임을 느낄 수 있는 바람이었다. 현관을 열고 들어왔으나, 냉기는 밖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좀 아껴보자는 생각에 올 해는 보일러를 최대한 안 돌리려고 노력하고 있었기에 이 날도 어김없이 출근하며 보일러의 온도를 낮춘 것이 아니라, 아예 꺼버렸던 것이다. 신발을 벗고, 거실 전등스위치를 켰는데, 어라... 불이 안들어오네... 그것을 인지하곤 어둠 속을 둘러봤다. 어둠 속이지만, 눈에 들어와야 할 불빛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전날 저녁 저녁을 해 먹었기에 적어도 밥솥의 보온이라는 글자 위의 빨간불은 눈에 들어와야 했다. 그러나 그것 조차 없었다. 정전인가... 현관을.. 2012. 11. 26.
1분 녀석과의 통화는 1분이 채 넘지 않았다.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덕인지,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주체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밀려왔다. 꿀잠이라고들 표현하지... 10, 20분 정도 잤을 뿐인데, 자고 나서 날아갈 듯한 개운함을 느끼게 하는 그런 잠을... 오랜만에 그런 꿀잠을 경험하고 책을 집어 들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김민식 PD님의 쓴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라는 책이다. 본인 스스로 활자중독자라고 하는 그는, 말 그대로 '수불석권' 그 자체인 듯 했다. 그런 방대한 독서량 덕분인지, 그의 글은 읽기 쉬웠고 유머가 넘쳐서 쉽게 책장이 넘어갔다. 무엇보다 여러가지로 동기부여가 많이 되는 책이었다. 처세술을 논하는 책은 아니지만, 그 특유의 낙천적인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나의 삶의 자세를 돌아보게.. 2012. 11. 5.
10월의 마지막 날... 1년이면 12번 매 월의 마지막 날을 맞이하기 마련인데, 유독 10월의 마지막 날에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는 건 아마도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한 유행가의 가사 때문일 것이다. 페북에서도 잠깐 끄적 거렸지만, 이래서 대중음악 등, 대중매체로 유통되는 컨텐츠의 힘은 대단하다. 또한 시대가 바뀌어서 이런 대중매체의 범주가 애매해졌고,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이 생겼다. 암튼, 위와 같은 이유로 사람들은 10월의 마지막 날이면, 왠지 무게를 잡게 되고, 없던 술자리도 만들어 한 잔 기울일 것이며, 막 차로 노래방가서 '잊혀진 계절'을 부르는 이들도 다수일 것이다. 나 역시도 동기놈이 바야바처럼 달려들며 10월의 마지막 날인데 한 잔 하자는, 협박에 가까운 제안을 해 왔다. 10월의 마지.. 2012. 10. 31.
[책] 똥파리 요즘 억지로라도 책을 옆에 두고 틈틈이 읽으려고 노력한다. 왜일까??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고,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이유도 있겠다마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음이 허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를 대자면, 그것은 나의 지식, 앎, 사고에 대한 밑바닥이 느껴졌다는 것? 글이라는 것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때는 미니홈피, 싸이블로그에 잡다한 나의 생각들, 일상에 대한 푸념들을 올리며 카타르시스도 느끼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언제부턴가 그것 조차도 소홀해졌다. input이 있어야 output도 가능한 법. 그것은 단순 독서 뿐만이 아니라 지금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내가 하는 일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부분이다. 그런 이유에서 인.. 2012. 10. 22.
[카툰] 독식(혼자하는 식사...)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2. 8. 20.
[카툰] comic story 오랜만에 정말 재밌는 어플을 발견했다. 이름하여, comic story... 여러 장의 사진을 말풍선과 함께 만화컷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어플이다... 단순 재미도 재미지만, 잘만 활용하면 스토리텔링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롭다... 아래는 어플로 장난쳐 본 것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2. 8. 2.
상념... #.1 2012년의 태양이 떠오르고, 열흘 남짓 지났다. 유수와 같이 빠른 시간은, 눈물 많던 철부지를 서른 다섯의 노총각으로 만들어 놓았다. 매 년, 년 초면 한 해의 계획을 세우느라 머리를 싸맸지만, 올 해는 크게 고민할 것이 없었다. 작년 말에 담배를 끊었다. 오늘까지 대략 60일 정도 안 피우고 있다. 덕분에 새 해 계획이 하나 줄었다. 그리고 서른이 넘어가면서 부터 계획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시작했다... 시간은 너무 잘 간다. 매일 밤 침대에 누워 이불을 끌어 올릴 때면, 뭘하면서 보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하루라는 시간의 허무함에 긴 한 숨을 내 쉰다. '이렇게 수 천 번의 잠을 자면 삶이라는 것을 마감할 때가 오겠지?'하는 생각에 미칠 때면 하루 하루가, 지금 이 순간이 한 .. 2012. 1. 11.
그런 때가 있다. 어제 오늘 아무런 약속도 없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7시 퇴근 후, 지꾸석 침대에 드러누워 아이패드 끄적대는 꼴;;;- 여기 아파트는, 어쩌면 내가 사는 호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베란다 밖과 안 쪽 창문 열리는 방향이 달라, 창문을 열어놔도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다. 외출 시에는 항상 베란다 바깥쪽 창문을 닫고 나가기에, 퇴근하고 현관문을 열때면, 기분 나쁜 습한 온기와 함께 베란다의 빨래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누구 하나 반겨주는 사람 없는 집에 홀로 들어서는 것. 스무살 자취를 시작하면서 부터 십 수년 동안 계속된 일이기에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없다' 생각 했는데, 장가 갈 때가 됐는지, 요즘들어 현관에 들어설 때면 얕은 한 숨을 내쉬는 나를 본다. 가끔씩 .. 201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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