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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그런 때가 있다.

by Kang.P 201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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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아무런 약속도 없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7시 퇴근 후, 지꾸석 침대에 드러누워 아이패드 끄적대는 꼴;;;-
여기 아파트는, 어쩌면 내가 사는 호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베란다 밖과 안 쪽 창문 열리는 방향이 달라, 창문을 열어놔도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다. 외출 시에는 항상 베란다 바깥쪽 창문을 닫고 나가기에, 퇴근하고 현관문을 열때면, 기분 나쁜 습한 온기와 함께 베란다의 빨래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누구 하나 반겨주는 사람 없는 집에 홀로 들어서는 것.
스무살 자취를 시작하면서 부터 십 수년 동안 계속된 일이기에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없다' 생각 했는데, 장가 갈 때가 됐는지, 요즘들어 현관에 들어설 때면 얕은 한 숨을 내쉬는 나를 본다.
 


가끔씩 그런 때가 있다.

내가 앉아 있는 공간을 찬찬히 둘러보고 있자면, 갑자기 엄습해 오는 낯설음과 함께, '내가 지금 여기서 뭘하는 거지?'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때...

빵 찍어내듯, 매 주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아가다 문득,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렇게 아등바등 살고 있는 걸까.'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때...

특히 요즘 들어 잦아지는 이딴 류의 생각들은 일상에서의 표정 마저 굳어지게 만드나 보다.
어제는 직장동료에게서 요즘 들어 표정이 어둡다는 소리를 들었다. 나름 많이 웃고 다니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웃음 뒤의 그늘이 보인단다. -사회생활에서 표정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라 생각한다;;;-


휴가철이 도래하면서, 휴가를 가기 위한 뇌의 왕성한 합리화 활동의 일환일까.
그런 것이라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빨리 이런 생각들을 떨쳐 버리고 싶다. 
시나브로 노총각으로 수렴하면서 이런 류의 상념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고,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 길지 않은 사람의 일생, 즐겁고 유쾌하게 웃으며 살기도 모자란 시간이라 생각하며 그렇게 살고자 노력하는데 뭐,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이틀 연속 퇴근 후 집에 칩거하다 보니, 생각만 많아지나 보다. 


그만 떠들고, 친구에게서 받은 책, '씽크홀'로 남은 밤을 정리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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