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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새벽 3시 57분

by Kang.P 201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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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까지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매우 드문 일이다. 보통 잠이 안 오더라도 2시 넘어가면 시나브로 꿈나라로 입성했는데, 오늘은 새벽 4시가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이러고 있다.

잠도 안오고 해서 오랜만에 지난 날의 미니홈피, 싸이블로그 등을 돌아다니며 사진과 글들을 둘러보았다. 입버릇처럼 해오던 말,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고, 당시 상황에 대한 어설픈 설명과 묘사의 행간에는 구체적인 기억과 감정들이 숨어 있었다.

잠을 청하기 위해 읽어가던 글들은 오히려 잠을 내쫓는 결과를 가져왔다. 불과 몇 달 전 일처럼 느껴지는 기록들이 벌써 1, 2년 전의 것들이었고, 아직 생생하기만 한데 5년이나 지난 일들도 있었다.

시간의 무서움을 느꼈고, 또한 그 이유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나의 상황이 변한 것이 없었다. 달라진 것이라곤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다. 당시의 여러가지 고민과 생각들은 시간의 크기만큼 억눌려 있을 뿐, 무엇하나 시원하게 답을 얻어 해결된 것은 없었다. 오히려 나이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과거엔 표출이라도 했던 고민과 문제들을 지금은 스스로 억압하고 있었다.

나이를 똥구멍으로 먹었는지 항상 같은 수준의 고민들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나 자신이 부끄럽다.
밤이 깊어 감수성 수치가 높아진 것일 수도 있겠지만, 오랜만에 나 자신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최근에 습관처럼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무엇이 더 발전하였나.'

그것이 사소한 것이라도 상관없다. 어제는 안 읽었던 책을 오늘 몇 장 넘긴 것일 수도 있고, 어제는 안했던 팔굽혀 펴기를 수 회 한 것일 수도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하루 하루 어제의 나와 비교하여 조금씩 나아지려고 하는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이럴 줄 알았어...
결국 글이 또 삼천포로 빠져버린다.
이제 슬슬 졸리다.

새벽 4시 반.
정리되지 않은 문자의 나열을 남긴 채 잠을 청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다시금 이 글을 읽는다면, 마찬가지로 행간에서 지금의 감정과 생각들이 튀어 나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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