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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7

새벽 6시 13분 대전행 첫 기차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새벽, 충북선 첫 기차에 몸을 실었다. 오늘 출장을 가야 하는데 배차에 문제가 생긴 나머지 서로 다른 두 개의 출장을 한 차로 움직이게 되었고 시간을 맞추다 보니 충주에서 첫 기차를 타고 청주역에 도착하면 픽업해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말이 6시 기차지, 이 기차를 타기 위해선 4시 반부터 준비해야 했다. 새벽에 일어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전날의 숙면 때문인지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긴장 탓인지 시간이 갈수록 정신이 맑아졌다. 한참을 잠과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이 드는 참변이 발생하고 말았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충주역에 도착했을 때는 사뭇 놀랐다.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역사와 플랫폼에서 새벽 첫차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2023. 12. 11.
목포 출장과 '아빠 어디가?' 현실판 ※ 금연 D+194 ※ 지천명 D-1,411 돌이켜 보면 지난주에는 동선이 긴 움직임이 많았다. 우선 1박 2일의 목포 출장이 있었다. 충주에서 목포로 가기 위해서는 기차밖에 없었는데 (버스는 하루에 몇 대 운행을 안 한다) 그 시간도 꽤 오래 걸렸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목포라는 동네를 가 본다고 생각했는데 기억을 곱씹어 보니 딱 한 번 간 적이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1998년. 당시 16일 간 자전거 전국일주를 할 때 목포대에서 하룻밤을 묵고 목포항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들어갔었다. 목포를 검색하다가 중깐이라는 특이한 음식을 발견했다. 중깐으로 유명한 노포 식당이 목포역 근처에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태동식당이라는 오래된 식당이었는데 언제 또 올 지 모를 목포이기에 반드시 들려야겠다 다짐했.. 2023. 2. 20.
케언즈 출장 뒤풀이 친구의 카톡을 확인한 것은 인천공항에서 충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였다. 녀석은 내가 일요일에 귀국하는 줄 알고 몇 시에 공항에 도착하는지 묻고 있었는데, 나는 이미 토요일 오전에 한국에 도착했고 10시 20분 충주행 버스에 몸을 싣고 있었던 것이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상황을 설명했더니,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왜 귀국 날짜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냐'며 화를 내는 것이 아닌가. 나는 분명히 토요일에 귀국한다고 이야기했고 아마도 그건 너의 착오일 것이라 설명을 하며, 왜 그렇게 흥분하냐고 따져 물었더니, 녀석은 나를 충주까지 태워다 줄 생각이었단다. 순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며 친구의 사려 깊음에 감동해 버렸다. 그리고 그 감동은 결국 친구를 충주로 불러내려 술잔을 기울이며 회포를 푸는, 화합의 자.. 2022. 7. 19.
어느 교수님과의 만남 청주 출장을 다녀왔다. 차 안에 앉아있기만 했는데, 해거름에 회사에 도착할 즈음에 알 수 없는 피로감이 밀려왔다. 얼른 집에 가서 쉬고 싶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충주 다 들어왔을 무렵, 전에 함께 일했던 교수님이 전화를 하셨다. 결혼 할 때 연락도 못드리고 해서, 죄송한 마음에 선배와 함께 저녁 약속을 잡았다. 모 대학 호텔관광조리학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교수님은 1년 여 전 함께 일을 했었다. 그것을 인연으로 가끔 연락하고 지내는데, 같이 식사자리를 마련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식사를 하면서 교수님의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참 많이 놀랐다. 한식에 대한 교수님의 열정은 대단했다. 단순히 학교일 뿐만이라 고서 속 전통음식, 향토음식과 지역대표 음식 개발 등다양한 일을 하고 계셨고,.. 2015. 1. 26.
대전 출장 2014년 5월 13일 오전 11시. 오랜만에 충주역이다. 역 앞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고 나는 적당한 곳을 찾아 주차하고 대합실로 들어간다.없을 것 같았는데, 평일 오전에도 약 2,30명의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대전 출장가는 길... 적당히 핑계 대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회의지만(실제로도 오늘 할 업무도 있음.) 답답한 회사를 벗어나 숨 좀 쉬고 싶어서 참석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 지금,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침통함에 뭐라 위로 해야할지 모르겠고, 현정부의 무능함에 분노와 무력감, 국가의 존재에 대한 회의까지 들고 있는 요즘... 여기에,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와 개인적 고민이 어우러지면서 쉬이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지금의 내 모습이다. 철로 두 개의 선이 만.. 2014. 5. 13.
손바닥만한 수첩 늦은 저녁에 울리는 전화 벨소리. 후배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하는 의문과 동시에, 그래 그것 때문일꺼야 하는 이유가 바로 머리에 떠올랐다. "여보세요~" "예, 선배, 전데요...." 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이번에 특집 때문에 인도 출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3년 전에 인도 출장 경험이 있는 나에게 궁금한 것이 있어서 전화를 했단다.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줬으면 좋으련만, 3년 이라는 시간의 크기 만큼 당시의 기억도 가물해져 그 때 어떻게 그 일을 처리했는지 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도 미안하고, 후배도 괜히 미안한 어정쩡한 상황... (가끔 이런 상황이 있다...) 일단 회사에 가서 그 때 자료들을 좀 찾아보고 도움이 될만한 것을 추스려 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모든 자료가 회사에 .. 2013. 6. 25.
출정전야  현재시간, 2010년 9월 2일 새벽 1시 23분. 깊은 밤에 홀로 사무실에 앉아 있다. 이 시간까지 일을 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며, 일을 하기 위해 나온 것도 아니다. 단지, 출발을 위해 나온 것. 지금으로부터 약 2시간 후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을 할 것이고, 약 7시간 뒤에는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을 것이다. 인도로 출장을 간다. 외국을 나가본 경험이라곤 중국, 일본이 전부이며 일을 위해 해외출장을 가는 것은 처음이다. 인도라는 나라에도 크게 관심이 없었으며, 비행기를 2시간 이상 타 본 적도 없으며, 1시간 이상 시차나는 나라를 가는 것도 처음이다. 처음으로 무언가를 경험할 때는 설렘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공존하게 한다. 하지만 여행이 아닌 출장인 경우에는 설렘보다 두려움이 큰 것이 사.. 2010.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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