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출장을 다녀왔다. 차 안에 앉아있기만 했는데,
해거름에 회사에 도착할 즈음에 알 수 없는 피로감이 밀려왔다.
얼른 집에 가서 쉬고 싶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충주 다 들어왔을 무렵, 전에 함께 일했던 교수님이 전화를 하셨다.
결혼 할 때 연락도 못드리고 해서,
죄송한 마음에 선배와 함께 저녁 약속을 잡았다.
모 대학 호텔관광조리학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교수님은 1년 여 전 함께 일을 했었다.
그것을 인연으로 가끔 연락하고 지내는데,
같이 식사자리를 마련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식사를 하면서 교수님의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참 많이 놀랐다.
한식에 대한 교수님의 열정은 대단했다.
단순히 학교일 뿐만이라 고서 속 전통음식, 향토음식과 지역대표 음식 개발 등
다양한 일을 하고 계셨고, 많은 고민을 하고 계셨다.
교수님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고, 식사를 마치고도 한시간 넘게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그런 사람이 있다.
같이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느껴지고,
또한 그 에너지가 전달되어 나까지 뜨거워지게 만드는 사람...
교수님이 그랬다.
(물론 이야기가 끝도 없이 길어지면서, 후반부에는 해거름의 피로감이 다시금 커져갔지만...)
약 3시간의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나 자신의 모습을 돌아봤다.
50대 교수님의 일에 대한 열정을 보면서
서른여덟, 한 창 열심히 일할 때인 지금 나의 식어버린 부끄러운 열정이 보였다.
예상치 못한 만남이
나에게 큰 선물이 됐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뜨끈하게 무엇인가를 끌어안고 현관문을 열었다.
'일상다반사 > 2010년~2015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의 문화생활 (2) | 2015.02.26 |
---|---|
한라봉은 사랑을 싣고... (2) | 2015.02.03 |
일요일 오후의 부담감... (0) | 2015.01.25 |
2015년을 시작하며... (0) | 2015.01.04 |
12월 1일... 그리고 첫눈 (0) | 2014.1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