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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23년 건강 검진

by Kang.P 2023.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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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약했던 검진일은 5월 26일, 금요일이었다. 오전에 건강 검진을 마치면 오후 반차를 내고 주말까지 주욱 쉴 요량이었다. 그러나...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하필이면 같은 날에 방문진 제작지원 2차 심사가 잡혔다. 즉 서울 출장을 가야 한다는 거다.

 

건강 검진 때문에 2차 심사에 참석 못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충주의료원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날짜를 다시 받았다. 그리고 그날이 오늘이었다. 

 

매년 검진센터에 올 때면 일 년 치 숙제 검사를 받는 기분이다. 그래도 올해는 좀 당당할 수 있었는데 10개월을 이어오고 있는 금연 때문이었다(물론 금연 중에도 아주 가끔 한 대씩 피우긴 했지만 그래도).

 

 

약속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더니 오늘 검진자들 중 1등이었고 일사천리로 검사가 진행됐다. 다른 건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인바디를 해보니 체지방이 많이 늘었다. 아랫배가 볼록해질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다(운동하자).

 

일반 내시경으로 했다가 호되게 당한 경험이 트라우마가 된 후로는 무조건 수면 내시경을 신청했다. 재밌는 건 수면을 신청해 놓고도 매번 수면에 들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뜨며 버텨 보는데 금세 초점이 흐려지고 정신을 잃는다. 정신을 차리고 만난 의사 선생님은 용종을 두 개 떼어냈고 식초와 커피를 멀리하라는 말과 함께 역류성 식도염 약을 처방해 줬다. 

 

검진복을 입으면 마치 죄수복이라도 입은 것처럼 기분이 가라앉는다. 사십 대 중반의 나이에는 몸 상태가 좋아질 일보다 반대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몸 관리하는 성향도 아니니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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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되고 아빠가 된 후부터 내 몸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몸이 아니다. 이 한 몸뚱아리에 네 식구의 생활이 달렸다. 그래서 더 신경 써야 한다. 날이 더워지면서 점심 먹고 3~4Km 걷는 나름의 운동 루틴도 다소 시들해졌는데,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다. 

 

얼마 전, 가끔 글만 확인하는 고교 동창 단톡방에서 갑작스런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진단을 받은 친구 이야기를 접했다. 친구는 학원을 운영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남 일이 아니다.  몸의 건강을 챙기는 것 만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철들면 죽는다'는 기조 아래 비록 몸은 나이들어 갈지라도 마음만큼은 순수하게 철부지처럼 살고자 했다. 그런데 요즘은 이조차도 쉽지 않다. 단순하게 보면 답이 명확하게 보이는 것들이, 쓸데없는 계산과 이해득실의 저울질 때문에 헷갈리고 엉뚱한 답에 이르기도 한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덤이고 말이다.

 

고차 방정식의 계산식에서 내려와야 한다. 진리는 단순하고 명료하며 이해가 쉽다.

 

 

약 잘 챙겨먹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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