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추석인 27일은 공교롭게도 결혼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결혼 1주년이라니... 실로 믿기지 않았다.
결혼하고 몇 달 안 지난 것 같은데, 그 시간이 1년이나 쌓였다니...
작년 27일...
우리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혼인 서약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는 딸이 생겼고, 채 30일이 되지 않은 딸로 인해 아내는 요즘 많이 힘들어 한다.
육아 스트레스로 산후 우울증이 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결혼 1주년을 문자로 축하해 준 유일한 곳은...
신혼여행 때의 여행사였다.
보통 생일날이면, 안경점에서 보내는 축하문자는 받아 봤지만, 결혼기념일을 축하해 주는 문자는 처음 받아봤다.
첫 기념일이니 당연히 처음일테고, 또한 고객 관리 차원에서 기계적으로 보내지는 문자일텐데,
뭐지...
고마웠다....
장모님께서 딸아이를 봐주시면서, 결혼기념일인데 둘이 바람 좀 쐬고 오라신다. 정말 감사했다.
연애시절 자주 가던 충주댐으로 오랜만에 차를 몰았다. 그 때 당시 즐겨듣던 어반자카파의 노래와 함께...
충주호 주변의 커피숍에서 차 한 잔 나누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 때문에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단 둘이 있는 이 순간에도 아내는 딸아이가 걱정이다.
이렇게 엄마가 되나보다...
추석날이지만, 새벽부터 일이 있었다. 아침 일찍 차례 지내는 모습을 촬영해야 했기에 새벽 5시에 집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아내가 손에 무언가를 쥐어줬다.
편지였다.
두 장의 편지지 속에는 결혼 1주년 축하의 말과 함께, 육아로 힘들어하는 아내와 그것으로 인해 남편인 나를 잘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 등이 들어 있었다. 다시금 고이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쪽지를 가장한 편지 덕분에 새벽부터 시작된 하루 일과가 짜증이 아닌, 웃음을 머금고 시작했다.
그 날 저녁...
이 녀석 때문에 밖에 나가서 먹을 수는 없고 해서, 배달 음식을 시켜서 우리의 결혼 1주년을 자축했다...
무슨 이벤트를 준비할까 고민하다가, 애 키우면서 힘들어 하는 아내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겠다 생각했고,
지난 1년 간의 우리 모습과 아내 친구들에게 축하 영상 편지를 부탁해서 이를 편집하여 1주년 축하 영상을 만들었다.
<영상 화면 캡쳐>
아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지난 1년 간의 결혼 생활을 이야기 하며, 추억에 빠져들려 할 때 즈음...
마치 이런 아빠 엄마만의 시간을 질투라도 하는 냥, 핏대 세우며 울기 시작하는 우리 따님...
웬일로 조용하다 싶었다...
1년 전의 추억에 빠져있던 우리는 따님의 울음소리에 다시금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앞으로 이 아이를 어떻게 키위나가야 할 지를 고민했다.
적어도 확실한 것은
지금은 누워서 속 썩이지만,
내 년 결혼 기념일에는
걸어다니면서 속 썩이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ㅋㅋ
1년 간 재밌게 살았으니, 앞으로 10년, 20년 쭈욱~~ 행복하게 니캉 내캉 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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