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스농사1 관심과 행동 테라스가 있는 1층으로 이사 오면서 시작한 텃밭의 첫 수확물이 나왔다. 오이 하나와 고추 세 개. 개수는 얼마 안되지만 이것의 의미와 가치는 개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성찬식을 집도하듯 경건한 마음으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칼로 오이의 껍질을 벗긴다. 손놀림의 실수로 껍질과 함께 두꺼운 오이의 몸통이 함께 잘려나갈 때면, 안타까움에 외마디 비명이 새어 나왔다. 그렇게 저녁상(을 가장한 술상)이 완성되었다. 한주를 마감하는 금요일이면, 일주일간 고생한 나에게 소주 한 잔 건내고 싶어진다(는 말로 오늘의 음주를 정당화한다). 소주 한 잔과 아내의 동태탕은 환상의 궁합이었고, 국물 안주가 지겨워질 때 즈음에는 오이를 쌈장에 찍어 씹으면 아삭하고 시원한 식감이 술맛, 아니 입맛을 돋웠다. 또한 엄마가 준 모.. 2020. 6.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