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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2

지방종을 보내며... 지난 목요일부터 토요일인 오늘까지 내 동선은, 안방 침대에서 주방의 식탁, 가끔 오가는 화장실로 한정되어 버렸다. 약 4년 가까이 내 몸속에서 함께 성장하며 희로애락뿐만 아니라 불편함과 이물감을 선사했던 지방종, 바로 그 지방종 제거 수술을 하고 요양 중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3달 동안은 몸에 무리를 주는 어떤 운동도 하지 말 것을 의사 선생님은 강조했는데, 그 덕분에 이런 호사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여보 미안~ 하지만 의사가 하는 말 같이 들었잖아~). 수술로 제거한 지방종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커서 사뭇 놀랐는데 놀람도 잠시, 지방종의 크기에 버금가는 후련함이 뒤따랐다. 4년을 이노무 지방종 때문에 맘고생한 걸 생각하면, 노화가 1.5배는 빨리 진행된 것 같다. 처음 서혜부에 작은 멍울이 잡혔을 때.. 2022. 8. 13.
[책] 휴업과 가을, 그리고 40일간의 남미 일주 더위가 극성을 부리던 7월에 휴업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9월이고 세 개의 태풍이 지나고 나니 가을이 되었다. 가을은 마음의 준비할 시간도 없이 급하게 찾아왔는데,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데 채 이삼일이 걸리지 않았다. 봄가을이 점점 짧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아, 이제 정말 가을이구나' 싶을 때 즈음이면 금세 찬바람 부는 겨울과 바통 터치할 것이다. 지난여름을 돌아보면, '나의 2020년 여름은 청주새날학교다'라는 명제가 성립할 만큼 그 공간과 그 안의 사람들과 함께했다. 앞서도 많이 이야기했듯이, 지금은 그 여름의 추억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게 쉽지 않다. 많은 것들을 함께 했고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 때문에 '버리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집중하는 무언가가 생각처럼 잘 되지 않을 때면.. 2020.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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