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작가1 [책] 해방의 봄 / 은유 겨우내 편집실 의자에 걸려있던 경량 조끼를 퇴근길에 집어 들었다. 목련이 자태를 뽐낼 때부터 집에 가져가야지 했는데 이제야 실천에 옮긴다. 그냥 뒀다가 돌아오는 겨울에 슬며시 다시 입을까도 생각했지만, 이대로 두 계절을 더 보내면 마치 이 공간과 그 속의 나만 세상과 괴리되어 멈춰 버린 듯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때가 되면 치워야 하는 것이 비단 계절옷만은 아니다. 감정도 그렇다. 깨끗이 세탁 후 잘 정리해 넣어두어야 다시금 필요한 계절이 왔을 때 뽀송뽀송한 상태로 꺼내 입을 수 있는 계절 의류처럼, 내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들 역시 잘 추스르고 정리해 둬야 언젠가 또다시 불쑥 튀어나왔을 때 성숙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러려면 많은 감정들을 체화해야 하는데 사실 그게 쉽지 않다. 좋은 감정이야 언.. 2024. 6.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