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이 끝났고 나의 여름휴가도 끝났다. 폐막식 중계를 제외한 모든 방송 프로그램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나는 월요일 출근을 걱정하며 불편한 마음으로 일요일을 보내고 있다.
지난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휴가를 냈다. 올림픽이 모든 방송을 결방시켜 줬기에 가능했다. 휴가 기간 중 2박 3일로 태안 만리포에 다녀왔는데 우리의 방문에 대한 반가움을 폭우로 화답해 당황했지만 다행히 둘째 날부터는 다소 흐렸지만 즐겁게 물놀이를 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신경이 쓰여서 밖에서 바비큐를 안 하고 고기를 구워 와서 숙소에서 먹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한 결정이었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콧구멍에 바람 좀 넣어주고 돌아오니 그 사이 충주에는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 8월 5일 00시부터 한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했다. 그날부터 남은 휴가를 집구석에서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 와중에 둘째 딸 생일 파티를 하고
겸사겸사 김밥도 만들어 한끼를 해결했다.
돌아오는 화요일에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휴가 내내 신경이 쓰였는데 그렇다고 그것을 위해 자료를 찾는 등의 노력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보내기엔 내 휴가가 너무 소중했다.
휴가 기간에 뭘 하며 보낼까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책도 한 권 빌려왔(지만 결국 1/3도 못 읽고 휴가는 끝났)고, 영화를 찾아 넷플릭스를 뒤지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뭐하나 제대로 한 게 없다.
특별한 건 없었지만 216시간(9일 X 24시간)을 온전히 아이들과 함께 한 것이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가장 의미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중간중간 갈등의 시간도 있었지만, 서로 몸 비비며 웃고 떠드는 시간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느낌만큼은 아이들도 기억했으면 좋겠다.
내일이면 다시금 열흘만에 양말을 신고 (휴가 기간 동안 양말을 한 번도 안 신었다) 열흘만에 가방을 메고 회사문을 열고 출근을 할 것이다.
휴가의 시작과 동시에 담배는 입에도 대지도 않았고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일이면 또다시 담배를 찾아 물고 불을 붙이겠지?
결국 금연의 길은 퇴사밖에 없는 것인가...
※ 만리포의 추억 보러가기 ↓
https://youtu.be/9mVU2dHZ214
'일상다반사 > 2021년~2025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기번호 1088번 (0) | 2021.08.24 |
---|---|
관장 (0) | 2021.08.11 |
시간 (0) | 2021.07.21 |
대상포진이라니... (0) | 2021.06.30 |
책 선물 (0) | 2021.06.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