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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딸에게 쓰는 편지/큰 딸에게

[쑥쑥이에게] #.20_50일 기념사진 촬영

by Kang.P 2015.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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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빠는 요즘 정신없이 바쁘단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월요일인 오늘부터 몸도 마음도 무지하게 바빠졌단다. 

어른들은 이럴 때, '똥줄이 탄다'는 표현으로 그 절박함을 표현하곤 해. 

나중에 우리 딸이 무언가를 보고 생각을 할 수 있게 될 때 즈음, 지금 아빠를 바쁘게 그 결과물을 보여줄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빠가 계획했던 것보다 일찍 퇴근했단다. 

그 이유는 바로 오늘이 우리 딸이 태어난 지 '50일' 되는 날이거든...


솔직히 아침에 출근할 때까지만 해도, 오로지 오늘 할 일만 머리 속에 가득 담고 회사에 갔는데, 

오후가 되면서 일을 할 수록 

'우리 딸 50일인데... 그냥 지나쳐도 되나...'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더구나.

결국 아빠는 오늘의 할 일을 조금만 내일로 미루고 (그럴 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퇴근과 동시에 케익을 하나 사서 집으로 향했다. 

(효도해라...)








엄마가 쵸코케익이 먹고 싶다고 해서, 작은 쵸코케익을 샀다.

(니가 주인공이긴 하나, 케익을 먹을 수도 없고, 일련의 사태가 뭔지 파악도 못할 것이기에 엄마의 취향이 충실했단다. 모름지기 아빠들은 다 그래야 한단다,,,)


아빠의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엄마가 꼼꼼하게 챙기고 있는 우리 딸의 목욕과 취침시간에 문제가 생겼단다. 

결국 오늘은 목욕은 생략하고 50일 기념촬영을 진행하기로 했단다. 


아무리 아빠랑 엄마가 열심히 준비한다 해도, 중요한 것은 너의 심리상태란다,,,, (도박과 같은 거지....)


다행이도 넌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았단다...






쌔근쌔근 이쁘게 자고 있던 딸....







아빠가 '우리딸, 우리딸' 하면서 깐죽댔더니, 눈을 뜨더구나... 







그러더니,

'어? 저 냥반 왔나보네??' 하는 표정을 하더니만...











경술국치에나 울었을 법한 통곡을 하는... 너란 여자...









딸의 통곡에 엄마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 노력했단다. 

너는 참으로 단순해서 배 고프거나, 똥을 쌌거나, 졸리거나... 

울음의 의미는 이 셋 중의 하나거든...










엄마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엄마는 사진 찍을라고 예쁘게 화장까지 했는데...

니가 얼마나 야속하겠니...



나름 셋팅을 해놨지만, 지금의 이런 모습도 우리 딸의 50일의 기록이니,

아빠는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이렇게 모든 것이 이쁘다니...


아빠는 정말...



딸바보인가 보다....ㅎㅎㅎ





그래도 준비 해 놓은 케익 앞에서는 사진 한 장 찍어야지~~








야... 너...







저기... 말이야...

눈이라도 좀,,,











일단 찍어보자~~




















아빠는 최선을 다 했단다...

나중에 이 사진 보고 나한테 뭐라 따지지 마시오, 딸....



 




사진이 뭐 이따구냐 말할 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사진 전문가가 아니란다. 


지금의 세상은 분업화 되어 있고,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 한다면 

그것은 결국 다른 사람의 생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란다. 


아빠의 사진 실력도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 다오...









한참을 안 울고 잘 버티더니....







결국에는 

빵 터지더구나....


그래도 오랫동안 참아줘서 고마워...







우리 딸...

50일 동안 건강히 자라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이쁘게 자라다오...


그만 울고, 

그만 찡찡대고, 

그만 숨 넘어가고...

그만 엄마 힘들게 하고, 

그만 좀....



뭐, 때가 되면 없어지겠지?? 응??




Nikon D5100 / Sigma 17-7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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