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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딸에게 쓰는 편지/큰 딸에게

[쑥쑥이에게] #.10 첫만남

by Kang.P 2015.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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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이와의 만남을 위해 아빠는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초에 할 일들을 앞으로 당겼단다.

왜냐하면 그 즈음이 쑥쑥이 예정일이 때문이지... 

 

하지만 얄굿게도 너는 오늘 새벽, 우리를 한 숨도 못자게 했단다.

새벽 1시부터 시작된 진통은 해 뜰 때까지 이어졌고, 아빠 출근하고 나서 결국 엄마는 니 외할머니랑 산부인과를 찾았단다.

 

아직 예정일이 6일이나 남았는데, 병원에서는 오늘 나올 것 같다고 했단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아빠는 한동안 패닉이라는 것에 빠졌단다. 

 

서두에 이야기 했던 것처럼 업무를 앞당겨서 오늘 출장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여럿이 얽힌 일정이라 일방적으로 연기할 수 없는 상황...

 

엄마 곁을 지키주지 못하는 것에 마음이 아팠고, 출장가서 어떻게 일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멍한 채 보내고, 서둘러 돌아와 병원을 찾았단다.

 

 

 

 

 

 

엄마라는 존재는 정말 대단한 존재란다. 쑥쑥아...

그 진통을 온 몸으로 이겨내는데, 아빠는 그 옆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잘한다는 동기부여의 말 밖에 없더라...

17시간의 진통 속에서 결국 엄마는 아빠를 분만실 밖으로 내 보냈다.

 

상황을 볼 수 없으니 더 답답했고, 그렇게 또 3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하염없이 시간은 흘러 어느덧 5시 42분...

아빠는 분명히 들었단다. 문틈으로 들리는 너의 울음 소리를...

 

2015년 8월 31일 저녁 5시 42분...

 

 

 

 

그렇게 우리의 첫만남이 시작되었단다, 쑥쑥아...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고 녹색 천 속에 쌓인 쑥쑥이를 보자마자, 아빠도, 쑥쑥이 외할머니도 울컥했단다.

참 신기했다.

 

안녕?? 니가 내 딸이니??

 

그렇게 묻고 싶었단다.

 

 

 

 

 

신생아실로 옮겨진 쑥쑥이.

면회시간이 하루 3번인데, 저녁 시간 때 쑥쑥이를 만나러 갔단다.

녀석, 자는 듯 하다가도 목청껏 울다가, 또 조용히 자나 싶다가 울고...

 

너 고집 좀 있어보이더라~??ㅋㅋ

 

 

오늘부로 아빠 엄마의 산후 조리원 생활이 시작되었단다.

집에 가서 생필품을 챙겨 조리원으로 돌아와 세팅을 했다.

 

 

 

 

아빠의 잠자리가 불편해 보인다고???

ㅋㅋㅋㅋ 그렇지만은 않단다.

사람들은 일부러 편하지 않은 곳에서 불편하게 생활하곤 하는데, 어른들은 그것을 '캠핑'이라고 부른단다.

쑥쑥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경험하게 될 것이니, 미리부터 너무 궁금해 하지 않아도 된단다...ㅋㅋㅋ 

 

 

엄마는 쑥쑥이를 낳고 나서 다시금 식욕이 돌아온 듯해 보였다.

아빠에게 편의점 셔틀을 시켰고, 아빠는 군말 없이 지목해 준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사왔단다.

 

 

 

 

엄마가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

 

아빠는 지금도 쑥쑥이가 너무 보고 싶은데, 규정상 내일 아침 10시에나 만날 수 있겠구나...

내일 만날 때는 거동이 불편한 엄마도 꼭 챙겨서 같이 갈테니, 기다리고 있거라...

 

우리 딸 쑥쑥아...

 

아빠는 쑥쑥이가 상식적인 사고를 하고 상식적인 행동을 실천하는 어른으로 자라기를 바란단다.

아빠도 그렇게 살지 못하면서 쑥쑥이한테만 욕심을 부리는 것 같아 미안한데, 아빠도 노력하고 있는 과정이란다.

인생이라는 게 죽기 전까지 과정의 연속이 아니겠니~~

 

 

밤새 한 숨도 못 잤더니, 윗눈꺼풀의 무게가 상당하구나...

 

쑥쑥이를 만난 벅찬 마음을 두서 없는 글로 적어 내려갔네...

 

사랑한다, 우리 딸 쑥쑥이~~

 

photos by iphone5

 


P.S. 쑥쑥이 탄생기 아내 버전은 

http://genie1717.tistory.com/m/post/32 

여기에서 확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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