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2 사람이 가려움 때문에 죽을 수 있겠구나 아내에게 어깨 안마를 받고 있었다. 나이 불문 월요일은 피곤한 날이다. 특히 금요일부터 2박 3일로 캠핑을 다녀온 후라 더욱 그랬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텐트를 치며 고생한 남편이 안쓰러웠는지, 아내는 (평소와 다르게) 군소리 없이 어깨를 주물러줬다. 앓는 소리와 함께 안마를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가 가려웠다. 흰머리 날 때 머리가 가렵다는 말이 있던데, '이제 나도 멋진 백발의 중년이 되는 건가?' 하며 긁적이는데, 어라? 이건 좀 심한데? 가려움은 순식간에 머리에서 얼굴로, 얼굴에서 상체로 번져갔다. 지르텍을 먹었는데도 호전이 없어 찬물로 샤워를 했다. 샤워기 밑에 있을 때는 다소 완화되는 것 같더니 물기를 닦으면 다시 재발했고 설상가상으로 긁은 부위에 두드러기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르텍을 하나.. 2024. 10. 22. 금요일의 응급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한창이던 시간, 나는 엄마 품에서 잠든 둘째와 함께 건대병원 응급실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울고불고 난리 피울 줄 알았는데 잠이 들어서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응급실에 오게 된 사연은 이렇다. 오늘도 여느 때처럼 퇴근 셔틀을 타고 충주로 돌아왔다. 이번 주는 연휴가 껴서 이틀밖에 출근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금요일이 주는 해방감은 집 앞 편의점에 들러 소주와 맥주를 집어 들게 했다. 아내는 명절에 시댁에서 챙겨 온 만두로 만둣국을 끓였고 ‘밥 먹자~’는 말에 네 식구는 식탁 앞으로 헤쳐 모였다. 엄마표 만두는 진리다. 만둣국은 맛있었다. 큰 딸은 보란 듯이 매운 김치만두를 입에 넣고는 엄지를 내밀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행복한 금요일 저녁 풍경이었다. 사건은 ‘퍽!!!’하는.. 2022. 2.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