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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2

대기번호 1088번 정확히 한 시간이 지났고 25명이었던 대기 인원은 10명으로 줄었다. 1시간 동안 15명이 줄어든 것이니 1명 당 4분이 소요된 셈인데 기다리다 포기하고 자리를 뜬 이들을 감안하면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이 오랜 기다림은 월요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은행을 찾은 내 탓이다. OTP의 만기일이 다가와서 오랜만에 은행을 찾은 건데, 아무리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고 해도 은행이라는 공간은 여전히 사람들로 분주했다. 잠깐 일 보고 들어갈 요량이었지만 대기 시간만 한 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다.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뭐 읽을 거 없나 폰을 뒤지다가 오래전 친구가 선물해 준 e북이 눈에 들어왔다. 김재완 작가의 ‘나 아직 안 죽었다’라는 제목의 에세이인데 40페.. 2021. 8. 24.
2011년 설, 그리고 방초골 내일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연휴 중간에 충주로 넘어왔다. 뭐, 자랑할 일이 아니라 집에는 구체적인 말씀 안드리고 부모님 예상보다 하루 일찍 집을 떠난 것이기에 많이 서운해 하시는 것 같아 죄송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실 터 죄송한 마음을 살짝 접어 놓으련다. 이번 고향길에는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갔다. 처음으로 일시불로 D80 (뭐, 지금이야 퇴물됬지만 당시는 나름 비쌌다.)을 살 때는 사진에 대한 열정이 하늘을 찔렀으나, 모든 것이 그렇 듯 시간이 지나면서 책장 한 쪽을 지키고 있는 물건으로 전락해 버렸다. 카메라를 챙겨간 이유는, 이번 명절이 지금의 집에서 보내는 마지막 명절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집과 땅을 내 놓으셨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와서 팔린 상태다. 집을 사고 팔고, 이사가.. 2011.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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