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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2021년~2025년98

아버지와 통닭 한 마리 25일은 월급날이다. 말이 좋아 월급이지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렇듯) 오전에 통장으로 들어온 돈은 저녁 6시 전후로 알람 폭탄과 함께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다. 결국 월급 전과 후의 통장 잔고에 별반 차이가 없는 기현상과 마주하게 되는데, 익숙한 일이라 대수로울 것도 없다. 그래도 이렇게 또 한 달치 대출금을 납부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저녁에 치킨과 피자를 시켰다. 전에는 맵다며 밀치던 치킨을 이젠 곧잘 먹고, 테두리만 먹던 피자도 전체를 다 먹어치우는 두 딸을 위한 아빠의 작은 선물이라고 하고 싶었지만, 소맥을 사놓고 기다리는 모습에서 속내를 들켜버렸다. 치킨에 소맥을 기울이며 약간의 취기가 돌기 시작할 즈음, 문득 그 옛날 아버지가 월급날이면 사 오시던 누런 종이봉투 속 통닭이 생각났다. 그때의.. 2021. 1. 27.
금연 열하루 째 담배를 입에 물지 않은지 열하루 째다. 매년 1월이면 으레 해오던(?) 일이라 '뭐, 얼마나 가겠어?' 하며 시작한 금연이 열흘을 넘기고 있다. 중요한 건, 금단현상도 없고 할만하다는 거다. 이러다가 정말 담배를 끊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들 정도다. 이참에 담배를 끊게 된다면 모든 공은 큰 딸에게 있다. 집에서 담배를 발견한 딸이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끊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으니 말이다. 2021년을 맞이한 지도 열흘이 되어가는데,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것과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는 것 빼고는 전과 달라진 게 없는 일상을 살고 있다. 표면적으론 그러한데 좀더 내면을 들여다보면,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한층 더 커진 채 똬리를 틀고 있다. 대부분 사십 대의 고민일 것.. 2021.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