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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13년 1월 영덕여행

#.1 겨울, 영덕, 그리고 대게...

by Kang.P 201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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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해가 바뀌기 전에 영덕을 찾을 목적이었다. 


12월 31일에는 워낙 사람이 많이 몰려서 사람에 치일 것 같았고, 그 전에 영덕을 한 번 찾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폭설이 내 발목을 잡았다. 후륜 2륜인 나의 애마 코란도에게 눈길은 쥐약 중 쥐약이었기에, 이 눈이 녹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날도 많이 풀렸고 해서 지난 주말인 1월 5일, 영덕으로 차를 몰았다. 


사실 영덕은 2008년 겨울, 친구놈과 함께 갔다왔다. 그리고 그것이 벌써 5년 전 일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불과 2, 3년 전 일이라 생각했는데, 5년 전이라니... 시간이란 게 참 무섭게 간다...





그 때와의 차이점이라면 당시는 여행 중 들른 영덕이었지만, 이번에는 영덕을 목적지로 한 여행이란 점이다. 


주말에 영상의 온도를 보이며, 날이 더 풀렸다. 가는 길에 여러 재를 넘었지만, 

날씨 덕에 빙판길은 다 녹아 있었다. 란돌이에게도 나에게도 참 고마운 일이었다. 


10시 좀 넘어서 충주를 출발로 영덕으로 향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영덕 해맞이 공원으로 향했다. 







3시 반 쯤 되었을 때, 우리는 해맞이 공원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보는 바다와 끝없는 수평선은 막혔던 배관 뚫리 듯, 답답한 마음에 숨통을 틔여 주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 아침 일출을 본다면 정말 환상적일 것 같았으나, 아침 일찍 이곳에 나올 자신도, 시간도 없었기에, 주변 경치만 둘러보고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풍력발전소로 차를 돌렸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꼬불꼬불한 길을 타고 올라가자, 풍력발전소의 웅장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풍력 발전하면, 대관령 근처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곳 영덕에도 규모있는 풍력 발전소가 있었다. 

멀리서 볼 때는 몰랐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풍력 발전기의 크기가 상당했다. 

날씨가 도와줬기에 멋진 풍력 발전소의 모습을 눈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이 높은 고지에 캠핑장도 있었다. 

찾아가 보지는 않았지만, 더울 때 시원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여름에 다시 한 번 찾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캠핑을 위해 여기까지 오기는 좀 멀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커져갔다.  







그렇게 풍광을 즐기는 사이 해가 저물어 갔다. 

이제는 목적지인 강구항을 향해 가야할 시간. 

차로 10분 조금 넘게 가니, 5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낯익은 모습의 강구항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쯤 오자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따로 숙소를 잡지 않고 갔기에 민박집부터 잡아야 했다. 길을 따라 식당과 민박집이 즐비했지만, 

5년 전과 마찬가지로 민박만 받지 않았다. 

방을 주는 대신, 자기네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방 잡고, 그 식당에서 먹으면 되지 않겠냐 생각하겠지만, 

항구 옆 수산시장에서 대게를 직접 산 후, 근처에 있는 쪄주는 식당에 가져가

그곳에 찌는 값과 술값만 지불하고 먹고 싶었기 때문에 나름 고집을 부렸다.   


하지만 결국, 줄지어 밀리는 차들 속에서 결국 한바퀴를 다시 돌아와, 식사를 하겠다는 전제로 방을 잡았다. 

앞서 잡았던 방은 7만원을 불렀지만, 이곳은 4만원이었다는 것에 자위하며 짐을 풀고, 시장 구경을 했다. 












이곳 분들에게는 일상적인 모습이겠지만, 바다 없는 내륙지방에서 자란 나에게는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두리번 거리다가 차의 경적소리에 놀라 피하기도 하며 걷는 좁은 길...

그 길 양 옆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시장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에게서 역동적인 '삶'을 보았다.

  




















영덕 대게 축제는 3월 말에 시작이지만, 축제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무지 많았다.

축제 기간을 피하면 사람이 많지 않을꺼란 예측은 어김없이 빗나갔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위와 장이 절실하게 대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어이 때가 된 것이다. 


다시금 발을 돌려 숙소로 향했다. 



7만원에 3마리... 다소 큰 녀석으로 주문하고 (보통 사이즈는 5만원에 3마리...) 

자리를 잡고 앉아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주머니의 발자국 소리가 커지는가 싶더니, 우리 테이블에 큰 접시가 놓여졌다. 















맛이 기가 막혔다. 오랜만에 먹었기에, 직접 판매하는 항구에서 먹었기에 더더욱 그랬나 보다. 

항상 그 동네에 가면, 그 동네의 술을 시킨다. 영덕은 참소주였다. 



손이 바쁜 만큼 입은 즐거웠다. 











마지막은 언제나 개딱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더니,

대게는 죽어서 밥그릇을 남기는구나...ㅋㅋ








대게 매운탕과 함께 식사까지 마치니, 

이젠 더 준다고 해도 못 먹을 정도로 배가 불렀다. 


4시간 운전하느라 (그것도 스틱으로,,,) 다소 피곤함도 없지 않았지만,

피곤함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했고, 아름다운 대게 맛으로 배를 채웠으니, 

남는 장사 아니겠는가.








맛있는 포만감과 약간의 취기, 

그리고 적절한 피곤함은 맛있는 꿀잠을 선사했다. 


내일은 다시금 올라가야 하지만, 

가는 길에 어디를 들를까 고민하다 시나브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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