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그대로 나라를 사랑하자는 취지로 근현대사 댓거리도 하곤 했지만, 주된 활동은 사랑하기 위해선 알아야 하기에 우리나라 곳곳의 산을 다니고, 여름방학 때면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는, 등산 소모임이라고 하기엔 뭔가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학술 소모임이라고 하기엔 그 깊이가 빈약한, 그런 소모임이었다.
유명 메이커처럼 비싸지도 않고, 4~5인 정도 잘 수 있으니 나의 취지에 안성맞춤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장비를 구입해 놓고, 언제나 이것을 펼쳐 볼까 노심 초사 하던 중, 지난 6월 23일 마침내 캠핑 일정을 잡고 집을 나섰다.
처음으로 텐트를 친 곳은 영월의 '별마로 빌리지 캠프장'.
영월의 많은 캠핑장을 찾아봤지만, 내가 너무 게을렀던 나머지 이미 예약이 다 차 있는 곳이 많았다.
즉, 꼭 이곳을 가야한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찾아간 것이 아니라, 예약이 가능한 곳이 이곳이기에 간 것이다.
도착해서 보니, 원래 펜션을 운영하던 곳을 캠핑도 가능하게끔 손을 본 곳이었다. 모든 사이트 앞 쪽으로는 강이 흐르고 있었고, 당시 가물어서 물이 그리 깊지 않았다.
텐트의 모습이 궁금한 나머지 우선 텐트부터 설치 했다. 처음 설치하는 것이라 많이 고생할 줄 알았는데, 설명서를 토대로 차근 차근 하니, 어렵지 않게 완성할 수 있었다.
주변의 력셔리 텐트와 각종 고가 장비, 소품들에 약간 주눅이 들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딱 내가 바라던 스타일의 단촐하고, 소박한 사이트 구축에 만족했다.
애초의 계획대로 여유를 즐겼다. 욕심내서 여러가지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앞에 흐르는 강가를 거닐다 물에 발 좀 담그고, 돌아와서는 해먹에 드러누워 읽고 있던 책을 읽었다. 그렇게 읽다보니, 스르르 눈이 감겼고, 감정에 충실하게 꿀잠에 빠져 들었다.
당시 주말에 비온다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불어댔을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비이기를 바랐지만, 빗방울은 굵어지고 양도 많아졌다.
예보만을 믿고 비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었다. 배수로를 파긴 힘들었고, 최대한 텐트 안쪽으로 물이 들어 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짜증이 날 법도 한 상황이었지만, 그보다는 재밌다는 생각이 더 컸다. 텐트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는 그 어떤 음악보다 운치 있었다.
점점 어둠이 내려왔고, 렌턴으로 이에 대항하며 빗소리에 맞춰 저녁을 먹었다. 감사하게도 신은 운치 이상의 두려움을 느끼기 전에 비를 멈춰 주셨다.
어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으랴.
많은 것이 부족하고 어설펐지만, 새 텐트와 함께 하는 유쾌한 캠핑이었다.
별마로 빌리지 캠프장...
전체적으로 깨끗했다. 많이 다녀보지 않아서 비교할 대상은 없지만, 일정 요금만 지불하면 전기도 쓸 수 있고, 샤워장 등 부대시설도 잘 되어 있는 듯 하다.
항상 문제는 사람이다. 밤과 자연이 주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깨는, 술먹고 왁자지껄하는 소리들...
뭐, 그들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으니, 이 또한 얻은 거라면 얻은 것이겠지...
자연은 좋다.
그 속에 있으면, 평안해진다.
뭔가 심신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캠핑을 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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