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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딸에게 쓰는 편지/큰 딸에게

[쑥쑥이에게] #.14 출생신고와 최후의 만찬 (B+17일)

by Kang.P 2015.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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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서 점심을 먹고 주민센터로 향했다.

우리 딸의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서 였단다.

물론 가기 전에 미리 전화해서 필요한 서류들을 확인했지. 

 

병원에서 준 출산증명서와 아빠 신분증, 그리고 양육수당을 받을 통장을 챙겼단다. 혹시 도장이 필요할까 싶어서 물어보니,

서명하면 된다고 도장은 필요없다고 하더라.

 

 

 

 

 

 

막상 출생신고서를 꺼내들고 나니, 갑자기 가슴이 벅차 오르더라...

아빠가 말이지, 나이 먹으면서 눈물도 많아졌고, 가뜩이나 감성적인 편인데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단다...

(나중에 아빠랑 TV보다가 혼자 질질 짜더라도 이해를 좀 해 다오...)

 

마음을 진정시키고 정성스럽게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갔다. 특히나 한자 부분과 성별이 신경이 많이 쓰이더구나...

엉뚱한 한자로 기록될까봐 두려웠고, 성별이 바뀌어 남자로 등록될까봐 걱정했거든...

 

작성하고 나서 몇번을 확인에 확인을 했는지 모른단다. 

그렇게 출생신고서를 제출하고 잠시 기다리다 보니, 금방 처리가 되더구나...

 

 

그리고...

 

 

 

 

 

 

주민등록등본에 우리 딸이 똭!!! 들어왔단다.

주민등록번호도 생겼어, 너~~

 

음...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뭐랄까... 너는 8월 말에 태어났지만, 어제까지는 인구로 잡히지 않았던 거지.

쑥쑥이는 멀쩡히 울고 싸면서 숨쉬고 있는데, 존재하지 않았다는 거야...

 

출생신고를 하기 전까지는 있어도 없는 거란 말인데, 결국은 국가가 국민을 관리, 통제하기 위한 수단일께다...

 

그래도 쑥쑥이가 태어났다고 나라에서 다달이 양육수당도 주고, 태어난 것을 축하한다고 출산장려금도 주더구나...

 

 

 

낮에 출산신고를 마치고, 퇴근하고 저녁에는 엄마와 '최후의 만찬'을 했단다.

조리원에 외출신청을 하고 엄마가 좋아라하는 고기 먹으러 갔다.

 

 

 

 

 

 

 

오늘의 저녁을 '최후의 만찬 (The last supper)'이라 명명한 이유는, 내일이면 퇴원이고 그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우리 세 가족끼리 생활하는 본격적인 전쟁 같은 일상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아빠 엄마 둘이 밖에 나와 여유롭게 외식하는 것이 한동안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딸, 내일이면 앞으로 니가 살아갈 진짜 집으로 간다. 

앞으로 셋이 지지고 볶고 잘 함 살아보자~~~

 

화이팅이다~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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