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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tnam10

[하노이] #.6 석별의 정 10월 27일 토요일. 하노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3일 간 정이 들었는지 막상 떠날 때가 되니 아쉽다. 아니다. 어쩌면 이곳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한국으로 돌아가서 다시 마주할 현실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첫날 먹었던 쌀국수집에서 아침을 먹고, 마지막 마사지를 받았다.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예약한 친구 녀석이 퇴실 시간을 잘못 알고 있었다. 오후 2시인 줄 알고 여유를 부렸는데, 오전 11시 퇴실이란다. 사정을 알리니, 한 시간 더 여유를 주어 12시에 퇴실하게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을 스마트폰 메시지로 정리한 것이니, 다시 한 번 시대가 변했다는 사실과 영어 공부의 절대 필요성을 느꼈다. 로비에 짐을 맡기고, 평양관으로 향했다. 8년 전에도 갔었던 평양관에 다시 가보고 싶었다. 이.. 2018. 11. 11.
[하노이] #.5 마지막 밤 10월 26일 금요일.아침에 오토바이 경적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물리적인 소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3일 차가 되니 그 소리에 적응되어 느껴지지 않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젠 길을 건널 때도 주저함 없이 자연스럽게 오토바이와 자동차 사이로 빠져나갈 수 있다. 집 떠난 지 3일째가 되니, 가족이 보고 싶다. 물론 시대가 좋아져서 수시로 영상통화를 하며 이야기 나눴지만, 그것만으로 충족되지 않는 그리움이 있다. 아내와 두 딸이 보고 싶어 지는 금요일 아침이다. 어제는 술을 많이 마셨다. 8년 만에 조우하여 그 동안의 이야기와 과거 추억을 주고 받았으니, 나의 간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나 보다. 마신 양에 비해 숙취가 그리 심하지 않았다. 새로운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기 위해, 역시나 마사지로 일과를 시작했.. 2018. 11. 7.
[하노이] #.4 완전체 나는 지금 일과 시간에 이 글을 쓰고 있다. 일이라는 게 순서가 있는 법인데, 하노이 여행에 대한 정리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도무지 일이 손에 안 잡혀서, 결국 이 글을 쓰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복도를 오가는 사람들이 볼 때는 열심히 자료를 찾는 모습으로 보일 테니 걱정 안 하셔도 된다(아무도 걱정 같은 건 안 하겠지만). 2018년 10월 25일 오후. 하노이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선배 형은 많은 돈을 땄다. 그래서 기분 좋게 저녁 먹으러 갈 수 있었다. 하노이에는 우리를 안내하고 있는 형 말고도, 2명의 대학 선배 형들이 살고 있고, 오늘 저녁 자리에서 처음으로 6명(여행 간 우리 3명, 하노이에 살고 있는 형들 3명)이 한자리에 모여, 완전체가 된다. 우리가 찾은 식당은 꽌안응온 (Qu.. 2018. 11. 2.
[하노이] #.3 쌀국수와 분짜 2018년 10월 25일(목).시끄럽게 울려대는 오토바이 경적소리 덕에 오전 6시 50분에 깼다. 그리고 그 소리는 비몽사몽 한 내게 이곳이 하노이임을 각인시켜 줬다. 3시간밖에 못 잔 상황이라 다시 잠자리에 들 법도 한데, 부스스 일어나 베란다로 향했다. 창 밖의 하노이 풍경은 8년 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그사이 높은 건물들이 생겼지만,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어우러진 도로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슬슬 씻고 나갈 준비를 한다. 아침에 본 우리 숙소 udic complex building. 함께 여행 간 친구가 에어비앤비를 통해 3박에 15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빌렸다. 세상은 참 좋아졌고, 나는 그것에 못 따라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먹으러 이동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노.. 2018. 11. 1.
[하노이] #.2 만남 광명역에서 바로 티켓팅을 하고 위탁 수화물을 붙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내가 몰랐을 뿐, 세상은 엄청 편리해져 있었다.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오랜만의 여행이 주는 설렘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이런 나와 달리, 함께 여행 가는 김 군은 책을 보는 것처럼 위장하여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이때뿐만 아니라 하노이에서도 곧잘 책 보는 척 잠을 청하곤 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채 6시가 안 된 시간이었다. 우리 일행인 이 아무개 형은 일찌감치 도착해 있었다. 대부분 남자들이 그러하듯, 건성건성 인사를 나누고 면세점으로 갔다. 장모님과 아내의 화장품을 사 오라는 지령을 받은 상태라 눈과 발이 바빴다. 장모님 것은 어렵지 않게 찾았는데, 아내의 화장품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한 시간 넘게 .. 2018. 10. 29.
[youtube] 2018년 10월 27일의 하노이 거리 어제의 일인데 마치 긴 꿈을 꾼 것 같다... 2018. 10. 28.
[하노이] #.1 여행의 서막 2018년 10월 24일 오후 3시가 넘은 시간. 나는 지금 오송을 출발해 광명으로 향하는 KTX 안에 있다. 이번 여행은 생애 처음으로 KTX를 타보는 영광도 함께 주었다. 최소 200km로 달림에도 속도감을 못 느낄 만큼 승차감은 좋았다(이제 누가 KTX 타 봤냐고 물으면, 한치의 머뭇거림없이 ‘당연하지’를 외칠 수 있다.) 이번 하노이 여행은 아내느님께서 통 크게 하사하신 생일 선물이다(오늘은 내 생일이다.) 사실 여자 셋을 두고 홀로 해외여행을 가자니, 죄짓는 것 같고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오히려 아내에게 휴식의 시간을 주는 게 맞는 상황인데, 아직까지 둘째가 엄마의 손을 떠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둘째가 엄마와 떨어질 때 즈음에 아내만의 여행을 약속하며 집을 나섰다. 충주역까지 아내가 태워줬.. 2018. 10. 24.
퓨전마이아에서의 휴식과 에필로그 2014년 10월 1일 (수)... 오늘은 자유일정이다. 다낭을 또 언제 올까하는 마음에 자유 일정 때 뭘할까 고민하기도 했었지만, 결국은 경치 좋은 리조트에서 스파 받으며 쉬기로 결정... 식당에서 조식을 먹고, 바다로 향했다. 캬~~ 이것이 바로 미케비치의 모습이구나!!! 수영장 너머로 보이는 미케비치의 모습은 마치 환상이었다.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기념 사진 한 장씩 찍고 바다로 향했다. 한 없이 곱고 새하얀 모래와 푸른디 푸른 바다와 청명한 하늘... 세 박자가 딱 맞아 떨어진 미케비치의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한 낮에는 햇빛에 달궈진 모래가 너무 뜨거워서 엄살이 아니라, 맨발로 해변을 걷는 것은 불가능했다. 우리는 자리를 잡고 누웠다. 그렇게 조금 있다보니, 리조트 직원이 생수와 작은 아이.. 2014. 11. 2.
손트라 비치 호핑 투어 & 바나산 국립공원 9월 29일 월요일. 창 밖으로 다낭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이 밝아온다. 일찍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고, 버스에 올랐다. 오전 일정은 손트라(손짜) 비치로의 호핑투어다. 버섯 모양으로 생긴 손짜반도 앞 해변인데, 물도 맑고 깊지 않아 스노쿨링하기 좋은 장소라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수영을 할 줄 모르고, 스노쿨링도 처음이었다. 크게 긴장하지 않고 찾아 갔는데, 오히려 안전 수칙 등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덜컥 겁이 났다. 이곳은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다낭이라는 곳이 이제 막 한국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으니, 미리 예측하고 선점한 이들의 선견지명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배에 오른다. 우리팀 5커플 모두 선택 사항에서 호핑투어를 신청해서 같이 배에 올랐다. 바닷속의 모습.. 2014. 10. 22.
다낭으로 출발 예식 다음날이 신혼여행 출발이라 피로연을 했다. 요즘에는 보통 안한다지만 멀리 제천까지 찾아온 나와 신부의 친구들을 그냥 모른 채 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너무 많은 술을 마셨고, 설렁탕집에서의 막차는 결국 끝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충주에서 묵은 대학 사람들과 짬뽕으로 해장을 하고, 친구 세희의 차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친구놈 공항 데려다 주겠다고 아침 일찍 청풍에서 달려와 준 친구가 고마웠다. 예상 외로 길은 막히지 않았고, 생각보다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2시 조금 넘어 도착한 공항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일찌감치 면세점에 들어가서는,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돈을 펑펑 써본 것 같다. (정작 우리 것은 하나도 못 사고, 양가친척, 동료들 선물만 샀다는,,,) 6시 35분 다낭행 비행기... 2014.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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