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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23년 9월 고성

[고성 아야진 여행] #.2 아야진 해변과 오미냉면

by Kang.P 2023.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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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장모님은 이미 산책을 나가셨고 장인어른은 주방에서 뚝딱뚝딱 아침 준비를 하고 계셨다. 그런 장인어른을 바라보고만 있는 사위의 모습이 염치없지만, 아쉽게도 요리 실력은 염치보다 더 없었다(그래서 아침 설거지를 책임졌다). 
 
장인어른이 해주신 아침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아야진 해변으로 향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숙소에서 골목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아야진 해변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직 입소문을 타지 않은 해변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고 여유로웠다. 어김없이 아이들은 모래를 파기 시작했고,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구경했다. 
 
평화로웠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그저 보이는 대로 보고 몸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갔다. 적당한 구름 덕에 하늘은 예뻤고 햇빛을 피하는 번거로움도 없었다. 
 

 
바다 하면 총각 시절, 나를 포함해 3명의 친구들과 함께 떠난 여행이 생각난다. 해변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리라는 망상에 빠져 찾아간 망상해수욕장에서의 기억들... 결과야 불 보듯 뻔하게 시트콤처럼 지지리 궁상으로 끝났지만, 가끔은 그때의 무모함과 열정이 그립다. 
 

유행한다기에 따라해 봤는데, 쉽지 않다. 둘째야 너는 왜 오이가 되었니...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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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여유를 부리는 중에 장인어른은 바쁘게 검색을 하시더니 근처 맛집을 찾으셨다.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온 맛집이라며 오미냉면에 가자고 하셨다. 아야진이라는 동네가 아담한 까닭에 오미냉면도 숙소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
 

 
오미냉면은 함흥식 명태회냉면 전문점이었다.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라는 입간판에 살짝 긴장하고 들어갔으나 다행히 이른 시각이라 7명이 앉을 자리가 있었다. 
 

 

 
설명대로 양념장과 설탕을 한 스푼씩 넣고 육수를 반 정도 붓고 비볐다. 맛있었다.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 아니고 맛이 유별나지 않으면 원만하게 즐기는 편이라 섯불리 추천은 못하겠지만, 함께한 일행도 맛있다고 하니 사람이 많이 찾는 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수육도 부드럽고 맛있다. 냉면을 못 먹는 아이들에게 수육은 인기만점이었다. 
 
지낼수록 아야진이라는 동네의 매력에 빠진다. 아기자기한 골목은 모든 곳과 연결되어 있다. 아야진 해변과 만날 수 있고 오미냉면으로 갈 수도 있으며 하나로마트와도 닿아있다. 혹 길을 잘못 들었어도 다음 갈림길에서 방향을 찾을 수 있고, 여의찮으면 다시 돌아 나오면 된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오히려 차로 다니면 불편한 동네가 아야진이다. 
 
그래서 매력적이고 낭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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