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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23년 5월 속초

[속초 여행] #.2 칠성조선소와 다이나믹메이즈

by Kang.P 2023.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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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대로 둘째 날에도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다행히 오전에 숙소를 나설 때 약간의 소강상태를 보인 덕분에 예정에 없던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에는 양과 사슴 농장이 있어서 아이들과 산책하기 좋다. 이슬비는 내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다만,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다곤 하지만 동물 먹이 값이 이리 비쌀 줄은 몰랐다. 사료 한 봉지가 5,900원이라니... 중국집 짜장면 한 그릇이 (충주 기준) 6,000원인 걸 감안하면 엄청 비싼 거다(그래도 안 할 수 없으니 한 봉지를 사서 세 아이에게 나눠주었다). 

 

 

여행 내내 비가 오니 운신의 폭도 좁았다. 아이들과 뭘 해야 하나 고민하던 어젯밤, 인스타그램을 통해 양양에서 로컬크리에이터를 하고 있는 대학 후배의 소식을 접했다.  마침 속초의 칠성조선소에서 행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리로 달려갔다. 

 

 

칠성조선소는 이름 그대로 과거 배를 만들던 곳이었다. 지금은 지역 청년 작가들의 전시공간이나 플리마켓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갔을 때도 '속초아트페어'가 진행 중이었다. 

 

 

어느 지역이나 구도심과 그 속의 폐건물 등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있어 왔다. 그 과정에서 이견을 보이는 집단 간, 혹은 집단과 개인 사이의 갈등을 보아왔던 터라 부디 이런 노력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해 가길 기도했다. 

 

사전 연락 없이 무작정 찾은 발걸음이었지만 다행히 후배를 만났다. 직장 생활을 하던 후배는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인 양양으로 돌아왔다. 나 역시 취업과 동시에 충주로 내려왔으니 일상 속에서 서로 대면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학번 차이도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만난 동생처럼 반가울 수 있었던 건 SNS의 순기능 덕분이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후배의 활동을 접했고 '좋아요'와 댓글로 대화를 주고받다 보니 큰 어색함이 없었다.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반가움을 표했고 전시 중인 굿즈 몇 개를 구입하고는 자리를 떴다(며칠 후, 일 때문에 충주를 찾은 녀석과 거나하게 한 잔 했다).

 

근처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고 우리는 다이나믹메이즈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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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빗소리를 들으며 실내에서 놀만한 곳을 검색하다가 급하게 예매한 곳이다. 도착하고 보니 이건 마치 속초 놀러 온 사람들은 죄다 여기 모여있는 듯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다이나믹메이즈와 얼라이브하트 패키지 상품을 예매했는데, 다이나믹메이즈는 코스를 돌며 미션을 수행하는 활동이고 얼라이브하트는 트릭아트 뮤즈엄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입장을 하고서도 1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본격적인 코스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미션을 성공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괴성을 지르며 친구처럼 놀았다. 

 

얼라이브하트에서는 트릭아트를 활용해 재밌는 사진도 많이 찍으며 추억을 쌓았다.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나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 숙소가 외지다 보니 걸어 나오긴 힘들고 술이라도 마시려면 대리를 불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고민 끝에 우리는 창바위식당에서 오리백숙과 감자전을 포장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오리백숙의 진한 국물은 마치 보약을 먹는 기분이었고 어제 마신 술과 그로 인한 숙취까지 한방에 날려버렸다. 덕분에 우리는 또다시 술잔을 기울일 수 있었다. 

 

 

일찌감치 숟가락을 내려놓은 아이들은 다시금 게임 모드에 돌입했다. '놀러 와서까지 그렇게 게임을 해야겠냐!!'며 핀잔을 주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어른들이 수월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데엔 게임의 공이 지대했다. 

 

 

그렇게 속초에서의 둘째 밤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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