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일요일 조조 첫타임에는 나를 포함 13명의 관객들이 각자 자리를 잡고 영화의 시작을 기다렸다. 영화는 2002년 당시 새천년민주당에서 대통령 후보를 뽑는 국민경선의 과정에서 꼴지에 가깝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되고, 결국 16대 대통령에 오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제주를 시작으로 경기도로 이어지는 경선의 과정이 이렇게 치열했는지 당시에는 몰랐다. 관심이 없었다는 표현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2002년의 나는 3년만에 다시금 학교로 돌아온 가슴 설레는 복학생이었고, 또한 월드컵의 환호 속에서 민주당 내 경선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물론 누가 후보로 나왔던 그에게 내 표를 던질 것이었지만, 그가 누구여야만 한다는 절심함은 없었다.
2017년 오늘, '노무현입니다'라는 영화를 보며 그 때를 돌이켜 보니, 이 때 민주당 경선의 결과가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치사에서 얼마나 중대한 사건이었는지를 다시금 느끼게 된다.
영화가 중반을 지나가면서 여기저기서 흐느낌과 눈물 참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그 자리에 있던 13명 모두가 남몰래 눈물 훔쳤을 것이다.
2002년 당시의 영상과 남은 이들의 인터뷰... 그리고 그들의 인터뷰 중간 중간의 목메임과 침묵...
특히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과 <그날이 오면>, 이 2곡이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부분에서는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막을 길이 없었다.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카퍼레이드 하는 장면은 2009년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 때의 모습과 디졸브되며 소리도 사라진다. 그리고 서거의 충격에 대한 인터뷰가 이어진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어 마침내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이 된 바보 노무현과 촛불 시민이 있었기에 지금 2017년, 그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 세상을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이유로 나에게 이 영화는 무겁게 다가오지만은 않았다. 다만 그리울 뿐이다... 다만 참으려고 해도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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