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지방종 제거 수술 D+14

by Kang.P 2022. 8. 24.
728x90

지방종 제거 수술을 한 지 14일이 지났다. 열나흘 동안 아슬아슬 외줄 타기 하듯 담배는 잘 참고 있으나, 아쉽게도 술은 세 번에 걸쳐 마셔버렸다. 수술 후 3주까지는 술 담배를 멀리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권고가 있긴 했는데, (금연과 달리) 평생 금주할 생각은 없었던 터라 크게 양심의 가책 같은 건 없다.

불필요한, 아니 있으면 안 되는 혹을 떼어내고 나니, 이제야 몸이 정상인 상태로 돌아온 것 같아 뭔가 동기부여가 되고, 전에 없던 의욕이 생긴다. 건강이 ‘정상’ 범주에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 지 다시 한번 느낀다.

이 같은 건강에 대한 깨달음은 ‘건강할 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다짐으로 이어졌고, 지난 주말에는 (비록 멀리 가지는 못했지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다짐을 실천했다.

토요일 낮에는 충주어린이과학관인 해담별에서 공룡과 만나고 과학 체험을 하며 시간을 보냈고, 그날 밤에는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을 찾았다.

선생님의 재미있는 설명과 함께 천체투영실에서 여름에 볼 수 있는 별자리들을 알아봤다. 약 30분 동안 설명을 듣고 나서야 천문대에 올라 천체망원경으로 실제 별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신났다. 특히 망원경으로 본 토성의 모습은 놀랍고 신비로웠다. 흔히 사진으로 보듯 탁구공만큼 크진 않았고 되려 좁쌀처럼 작은 크기였지만, 토성의 고리만큼은 선명하게 보였다. 이거 참, 지구에서 약 19억 3천만 km 떨어져 있는 곳에 있는 별을 볼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주변에 이리 좋은 곳이 있는데 이제야 아이들을 데리고 온 게 약간 미안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더 어렸을 때 왔으면 흥미를 느끼지 못했겠다 싶어, 미안한 마음을 접었다.

반응형

일요일에는 장모님 찬스 덕분에 아이들에겐 '하얀 거짓말'을 하고 아내와 둘이 극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찾은 극장은 엄청 편했고(리클라이너 최고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그리고는 다시금 일상으로 복귀.
늘 그랬듯이 하루 왕복 세 시간 거리를 출퇴근하고 있다. 나이만 먹었지 아직 철이 없어서 매사에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상황 변화에 일희일비하는 삶을 살면서 말이다.

지방종 수술 부위의 상처가 아물고 수술 실밥이 녹아 없어질 때 즈음, 그리고 그때까지 불굴의 의지로 금연을 유지하며 이런저런 책들을 읽고 잡다한 생각을 정리하며 기록하다 보면 지금보다 조금은 성숙하고 건강한 내가 되어 있겠지?

담배 한 대가 생각나는 밤이다.







반응형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계의 힘  (0) 2022.10.06
나는 단지 로또를 사고 싶었을 뿐이었다.  (0) 2022.09.09
지방종을 보내며...  (2) 2022.08.13
대부도, 사람을 만나다.  (0) 2022.08.10
케언즈 출장 뒤풀이  (0) 2022.07.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