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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11년 8월 시드니

[호주여행] 2011.09.01.(목)~02.(금).Eplogue.

by Kang.P 2011.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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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의 남편은 우리를 공항까지 태워줬다.
그러지 말라고, 택시 잘 잡히는 곳에 내려 달라고 했지만, 그도 나름 고집이 있었다.
덕분에 편하게 공항에 도착했다.

이제 들어가면 다시 못 볼 시드니의 야경을 바라보며, 우리는 담배를 한 대씩 꼬나 물었다.


 

 



티켓팅을 하고 면세점에 들어가 남자들에게 줄 담배를 찾았다. 호주의 담배값이 비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면세점에서의 판매에 있어서도 이렇게 폐쇄적일 줄은 몰랐다. 밀폐된 방으로 들어가 원하는 담배를 말하면 북박이장에서 딱 그 담배만을 꺼내서 준다.
그리고 계산을 하면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에서 25,000원이면 사는 담배 한 보로가 무려, 88,000원!!!
그것도 면세점에서의 가격이 88,000원!!!!


 

 




3보루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출근해서 담배 하나 씩 나눠 주면서, 정말 비싼 담배니 아껴서 소중하게 피워 달라고, 부탁의 부탁을 했었다.


호주시간, 밤 9시 55분(한국시간 밤 8시 55분).
우리의 비행기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우리는 다시금 한국으로 14시간의 긴 비행에 들어간다.

호주에서 홍콩까지 7,400km.
홍콩에서 호주까지 2,070km.

홍콩에서는 공항에서 3시간 동안 기다려야 했다.
그 사이 면세점이 문을 열었고, 면세점을 둘러 보고 온 규일형은 말했다.

"야, 여기 담배 무지 싸, 임마..."

어쩌란 말인가.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오랜 기다림 끝에 비행기에 탑승했고, 인천에 도착함으로 우리의 여행은 끝이 났다.







무언가 속에서 부터 쌓여 올라와 그것이 폭발 직전에 여행이라는 해방구를 찾는 것인지, 여행을 가기 위해 핑계를 만드는 것인지, 정확한 전후 관계는 모르겠으나 여행갈 때면, 현실도피하고픈 무언가가 항상 있었던 것 같다.
어떤 때는 일로 부터의 도피였고, 어떤 때는 내가 몸 담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부정이었고, 또 어떤 때는 사람들로 부터의 격리되고픈 욕구였다.

이번 여행의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내년이면 결혼할 계획(어디까지나 계획)인 규일형과의 마지막 해외여행이라는 것이 하나 있었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많이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내 인생에 무언가 터닝포인트를 주고픈 마음이 하나였다.

4박 6일의 호주여행...
호주여행치고는 상당히 짧은 기간이었고, 그렇기에 둘러본 곳도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으로 동아시아를 벗어난 해외여행에서 호주인들의 삶의 방식을 보았고, 이를 통해 지금 내 삶의 방식이 전부가 아니고, 다른 방식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수려한 경치를 보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고, 애버리진의 모습 속에서 침략자와 원주민의 공생에 관한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었다.

언제 다시 호주라는 땅에 올 수 있을 지는 모른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이번 호주여행...
좋은 경험이었고, 함께 동행한 규일형에게도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일상으로 돌아온 지, 언 두 달이 되어가는 지금.
이렇게 나마 글로 정리하면서, 당시의 감정과 느낌을 반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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