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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44

[속초 여행] #.3 봉포해변과 미태리 고성봉포점 여행 전날부터 삼일 동안 내리 술을 마셨더니 속이 영 좋지 않았다. 홀로 아침 일찍 일어나 주섬주섬 라면을 끓여 테라스로 나왔다. 안개 낀 몽환적인 풍경을 마주하며 라면을 먹는 게 꽤 운치 있었다. 간절함이 통했나 보다. 그렇게 라면을 먹고 나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나기 시작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에 체크아웃을 하고 우리는 봉포해변으로 향했다. 처음 가본 곳이었는데 사람도 많지 않고 바다도 이뻤다. 속초까지 와서 바다에 발 한 번 못 담그고 가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하늘이 도우셨다. 아이들은 옷 젖는 줄 모르고 재밌게 놀았고 덕분에 어른들도 망중한을 즐겼다. 한참을 바다에서 놀던 우리는 근처에 있는 미태리라는 파스타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피자와 각종 파스타를 시켰는데 .. 2023. 6. 11.
[속초 여행] #.2 칠성조선소와 다이나믹메이즈 예보대로 둘째 날에도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다행히 오전에 숙소를 나설 때 약간의 소강상태를 보인 덕분에 예정에 없던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에는 양과 사슴 농장이 있어서 아이들과 산책하기 좋다. 이슬비는 내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다만,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다곤 하지만 동물 먹이 값이 이리 비쌀 줄은 몰랐다. 사료 한 봉지가 5,900원이라니... 중국집 짜장면 한 그릇이 (충주 기준) 6,000원인 걸 감안하면 엄청 비싼 거다(그래도 안 할 수 없으니 한 봉지를 사서 세 아이에게 나눠주었다). 여행 내내 비가 오니 운신의 폭도 좁았다. 아이들과 뭘 해야 하나 고민하던 어젯밤, 인스타그램을 통해 양양에서 로컬크리에이터를 하고 있는 대학 후배의 소식을 접했다. 마침 속초의 칠성조선소에.. 2023. 6. 9.
[속초 여행] #.1 비오는 속초와 연태고량주 여행을 앞두고 간절히 일기 예보가 틀리길 바랄 때가 있는데 이번 여행이 그랬다. 석가탄신일의 대체 휴무일을 포함해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속초에 머물 예정인데 토요일 오후부터 주욱 비가 예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절함이 하늘에 닿은 것인가. 날씨가 예보와 다르게 바뀌기 시작했다. 오후로 예정되었던 비가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허허허,,, 연휴에다 비까지 내리니 길이 막힐 것을 예상한 우리는 국도를 타고 속초로 향했다. 그렇게 가던 중 자전거 여행객들과 마주쳤다. 판초우의를 뒤집어쓴 채 페달을 밟으며 힘겹게 앞으로 나가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1998년 자전거 전국일주할 때가 생각났다. 나도 저런 열정으로 한계령을 넘었었지... 이제는 돈을 손에 쥐어주며 하라고 해도 못할 것 같다. 그땐 .. 2023. 6. 5.
혈압약과 의리(?) 지난 한 주를 돌아보면 반가웠지만 힘들었고 기뻤으나 피곤한 시간들이었다. 일주일 전 속초 여행에서 근 이십 년 만에 만났던 대학 후배를 이번 주에 충주에서 다시 만났다. 기분 좋게 한 잔 하며 해후를 즐겼고 어김없이 다음 날에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또한 방문진의 지역방송발전지원사업의 결과 발표도 주중에 있었는데 최종 합격의 기쁨도 잠시 '이제 이것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걱정이 커졌다. 금요일에는 충주를 시작으로 청주 - 보은 - 단양 - 충주에 이르는 대장정도 있었으니 돌이켜 보면 여러모로 고된 한 주였다. 그래서 이번 주말은 특별한 이벤트 없이 휴식과 정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가장 먼저 몇 개 남지 않은 혈압약을 다시 타 와야 했다. 주중에는 청주로 출퇴근하느라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주.. 2023. 6. 4.
생애 첫 책 출판 어버이날을 앞두고 본가를 찾았던 지난주 금요일의 일이다. 오랜만에 뵌 부모님과 그간의 안부를 주고받고 있는데 아버지가 뭔가 생각이 나셨는지 "잠깐!!! 이거 챙겨가라!!" 하시며 책장을 뒤지셨다. 눈앞에서 막차라도 놓친 듯 다급한 목소리에 나 역시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책장에서 무언가를 꺼낸 아버지는 "세상에 세 권밖에 없는 거다."라며 건넸다. 책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것은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 입학, 입대와 제대의 과정에서 부모님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집대성한 서간집이었다. 아버지의 정성 어린 글씨와 편지를 일일이 복사하는 수고로움, 그리고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자식에 대한 고마움이 고스란히 담긴 가내수공업으로 탄생한 책이었다. 책은 딱 세 부만 만드셨다고 한다. 한 권은 나에게, 다른 .. 2023. 5. 14.
라면 예찬 지난 토요일 아침에는 오랜만에 아이들에게 라면을 끓여줬다.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 우리 애들도 평소에 라면 노래를 불렀고 여느 부모가 그렇듯 우리 역시 라면에는 야박했다. 그렇지만 주말만큼은 치팅데이!! 찬장에서 라면 2개를 꺼냈다. 진라면과 튀김우동라면 같은 라면을 끓여주면 좋을 텐데 두 녀석의 식성이 너무 다르다. 한 아이는 언니랍시고 (순한 맛이긴 하지만) 진라면을 먹고 다른 한 아이는 아직 라면을 매워해서 튀김 우동을 먹는다. 어쩔 수 없이 두 개의 냄비에 두 개의 라면을 따로 끓여야 한다. 이 둘은 식성뿐만 아니라 먹성도 다르다.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큰 딸과 면가닥을 세고 앉아있는 둘째를 보고 있노라면 어쩜 이리 다를 수가 있나 싶다. 아이들이 먹는 걸 확인하고는 남은 두 종류의 라면을 한 곳으로.. 2023. 4. 21.
퇴사와 이직 ※ 금연 D+245 ※ 지천명 D-1,360 언제나 그렇듯 오늘 아침도 셔틀에 몸을 싣고 청주로 출근하는 중이었다. 이틀 전인 월요일에는 과학 콘서트 녹화를 마치고 몇몇 사람들과 간단하게 한 잔 한다는 것이 (예상대로) 간단하게 끝나지 않았고 결국 막차를 놓쳐 모텔에서 자야 했다. 그날의 피로는 오늘까지도 이어졌다. 이제 숙취는 기본적으로 이틀 이상 가는 게 당연한 나이가 되어버렸다. 조금이라도 피로에서 벗어나고자 셔틀 차량의 반동에 맞춰 고개를 흔들며 쪽잠을 자고 있는데 단톡방의 알림이 울렸다. 단톡방에 있는 형의 회사에 신입 사원이 입사 예정인데 우리 회사에서 2~3년 일한 친구라고 한다. 그러면서 아는 사람이냐고 묻고 있었다. 글쎄... 작년 말에 11명의 명퇴가 있었지만 그중에 2~3년 연차의 직.. 2023. 4. 12.
김광석 노래를 잘 부르게 된(?) 후배 ※ 금연 D+236 ※ 지천명 D-1,369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 꼭 만난다고 들었어요." 좋아하는 영화 , 아니 아니 에서 전도연의 대사다. 이 말이 사실인 건지 얼마 전, 수년째 연락 두절됐던 후배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고, 지난주 금요일에는 둘이 얼굴 맞대고 앉았다. 시간이 녀석만 비껴갔나보다. 세월이 무색할 만큼 하나도 변한 게 없었다. 못 본 사이 녀석은 직장에서 관리자 위치에 올라 있었으며 노동조합 활동도 열심히 하는, (전과 비교 불가할 정도로) 매우 안정적이고 올바른 삶을 살고 있었다. 오후 5시. 술 먹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었지만 막차로나 갈 법한 맥줏집에 들어가 소주를 시켰다. 아, 금요일 오후 5시부터 술을 마실 수 있었던 이유는 휴가를 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수, 목 이틀 .. 2023. 4. 3.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 ※ 금연 D+222 ※ 지천명 D-1,383 계절을 불문하고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은 다른 요일의 배 이상으로 출근하기가 힘들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청주로 가는 셔틀 차량에 오르자마자 기절하듯 잠들었고, 차량의 흔들림에 목 부러진 인형처럼 연신 헤드뱅잉 하면서 왔더니 도착해서는 목이 뻐근했다. 오늘따라 월요일의 피곤함이 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지난 토요일에 서울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상경해서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 술잔을 기울였으니 그날의 분위기는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강변역에서 친구를 만나 을지로로 이동했는데 매번 밤에 올라오다가 낮의 서울과 만나니 뭔가 설렜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정말 오랜만에 영풍문고에 들렀다. 세상에는 많은 책들이 있고 그 책을 지은 많.. 2023. 3. 20.
금연과 금주 중 무엇이 더 힘든가... ※ 금연 D+216 ※ 지천명 D-1,389 술을 끊는 것과 담배를 끊는 것 중 어떤 게 더 힘들까. 현재 나는 근 7개월째 금연 중이고, 회사 후배는 40일 가까이 금주 중이다. 사실 중간에 2번 담배를 입에 문 적이 있지만 참아온 날들이 아까워서 그냥 7개월째 금연 중이라고 말하고 다닌다(그 뒤론 안 피우고 있으니 괜찮다. 내 맘이다). 수술과 치료 때문에 시작하게 된 금연과 금주인데 둘 다 생각보다 오래 잘 참고 있는 듯하다. 사실 금연을 시작할 때 금주에 대한 고민도 살짝 있었지만 사회생활을 접지 않는 한 술은 끊을 수 없다고 일찌감치 결론 내린 상태라 후배의 금주는 더욱 대단해 보였다. 그렇다면 평소 술을 잘 즐기지 않는 친구냐? 그렇지 않다. 그는 술과 사람, 그리고 이 둘이 공존하는 술자리를.. 2023. 3. 14.
전우와 함께한 청풍 작은동산 행군? 시작은 술이었다. 그날은 오랜만에 청주에서 회식이 있었고 기분 좋게 취한 나머지 충주행 마지막 기차를 기다리다가 군대 동기에게 카톡을 보냈다.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녀석은 요즘 등산을 시작했다고 했다. 나도 산을 좋아하는데 요즘 영 못 가고 있다고 투정을 부리며 대화를 이어가다가 2월 25일 작은동산 산행 약속을 하게 된 것이다. 하긴 뭐, 일이라는 게 오래 계획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던가. 이처럼 갑작스럽게 잡은 번개가 오히려 실현 가능성이 큰 법이다. 산행 당일 아침 9시 30분. 10시까지 충주에 도착해서 나를 픽업하기로 한 전우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쯤인지 물었다. 마치 복도를 걷는 듯한 울림과 함께 녀석은 말했다. "이, 이제 출발하려고 나왔어." 순간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과 함께 .. 2023. 3. 3.
목포 출장과 '아빠 어디가?' 현실판 ※ 금연 D+194 ※ 지천명 D-1,411 돌이켜 보면 지난주에는 동선이 긴 움직임이 많았다. 우선 1박 2일의 목포 출장이 있었다. 충주에서 목포로 가기 위해서는 기차밖에 없었는데 (버스는 하루에 몇 대 운행을 안 한다) 그 시간도 꽤 오래 걸렸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목포라는 동네를 가 본다고 생각했는데 기억을 곱씹어 보니 딱 한 번 간 적이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1998년. 당시 16일 간 자전거 전국일주를 할 때 목포대에서 하룻밤을 묵고 목포항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들어갔었다. 목포를 검색하다가 중깐이라는 특이한 음식을 발견했다. 중깐으로 유명한 노포 식당이 목포역 근처에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태동식당이라는 오래된 식당이었는데 언제 또 올 지 모를 목포이기에 반드시 들려야겠다 다짐했.. 2023. 2. 20.
나만 빼놓고 서울 여행... ※ 금연 D+179 ※ 지천명 D-1,426 나는 지금 호암동에 위치한 충청북도중원교육문화원의 도서관 창가 자리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지난번 글에서도 언급했던 기획안 작성 때문에 나온 것인데, 미세먼지는 좋지 않지만 따뜻한 햇살이 내리비치는 창밖 풍경에 마음을 뺏긴 나머지 당최 일이 진행이 되질 않아 블로그를 열었다(고 핑계를 댄다. 항상 이런 식이다). 사실 오늘 아내와 아이들이 2박 3일 일정으로 서울 여행을 떠났다. 서울 여행이라는 말이 좀 웃기긴 한데 실제로 서울로 여행을 간 것이니 틀린 말도 아니고 딱히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도 않는다. 12시 20분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가족들을 터미널에 내려주고 도서관으로 온 것이다. 아이들은 서울 올라가는 내내 한숨도 안 자고 끊임없이 떠들었다고 한다.. 2023. 2. 5.
4,000개의 메일 정리 ※ 금연 D+177 ※ 지천명 D-1,428 발단은 구글드라이브의 용량 부족이었다. 개인적으로 1년 단위로 결제하며 구글드라이브 100기가를 유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달인가 프로그램 출품을 해야 했는데 구글드라이브에 올려서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45분짜리 열두 편을 올리고 나니 드라이브 사용량이 92%로 늘었고 추가 결제를 하여 용량을 늘리라는 협박, 아니 경고 메시지가 떴다. 당장 지울 수 없는 상황이라 최대한 드라이브 사용량이 늘지 않게 쓰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Gmail이 용량을 꽤 많이 차지하고 있었다. 구글드라이브 용량 확보를 위해 예정에 없던 메일을 정리하게 되었고 4,000개가 넘는 메일을 2시간 넘게 정리해서 800 대로 줄였다. 일괄적으로 지운 게 아니라 메일 제목을 보며 살려.. 2023. 2. 3.
[youtube] 새해 맞이 이층 침대 분리하기 이사 오면서 이층 침대를 사 줬는데 몇 번 자더니 무섭다고 해서 결국 안방에서 네 명이 같이 자고 있었다. 새해도 맞이한 겸 아이들 침실을 바꿔주기로 결정!! 섣불리 덤볐는데 보통 일이 아니었다... 거의 이사 수준....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 그걸로 됐다. https://youtu.be/saVKB-OSjTY 2023. 1. 24.
아로이아로이 소고기 쌀국수 금연 D+5개월 12일 지천명 D-1,439 설날 연휴를 하루 앞둔 금요일에는 휴가를 냈다. 명절 준비할 것도 있고 웬만한 일들은 해 놓은 상태라 왕복 3시간을 허비하며 청주로 향하고 싶지 않았다. 휴가를 내고는 기분 좋게 장을 보고 오랜만에 아내와 점심 외식을 할 계획이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날 아내는 명절을 앞두고 친구들을 만났다. 결혼과 육아, 직장생활 등의 이유로 각자 생활에 바쁘던 친구들이 오랜만에 시간을 맞춘 것이니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아이들도 엄마를 찾지 않고 아빠와 함께 잠들었으니 금상첨화, 이는 분명 하늘이 주신 기회였던 것이다. 다음날 아침, 아내는 멀쩡한 듯했지만 아이들이 등교와 등원을 마치자 바로 방전되어 버렸다. 엄마의 정신력이란 이런 거다. 장 보는 건 둘째치고 아내의 .. 2023. 1. 23.
아내와의 외식 (feat. 79대포 @ 충주 호암동) ※ 금연 D+5개월 5일 ※ 지천명 D-1,446 언제나 그렇듯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면 예약이라도 해놓은 것처럼 피곤하다. 전날 과음을 하든 꿀 같은 휴식 시간을 갖든 피곤함에는 차이가 없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회사라는 공간을 떠나지 않는 한 월요병은 벗어날 수 없는 멍에 같은 거다. 출근해서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만지다가 사진첩에 들어왔는데 음식 사진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순간 지난 토요일 밤의 일들이 떠올랐다. (딸의 성화에 못 이기신) 장모님이 아이들을 봐주신 덕분에 오랜만에 아내와 둘이 오붓하게 한잔하러 나갈 수 있었다. 가끔 네 식구가 함께 고깃집에 간 적은 있지만 술집을 같이 가는 건 영 불편해서 못 가고 있었는데, 장모님이 그 길을 열어주신 거다(항상 감사합니다, .. 2023. 1. 16.
후배 결혼식에서의 단상 ※ 금연 D+151 ※ 지천명 D-1,454 요즘 미세먼지가 심상치 않다. 어제는 올겨울 최악의 미세먼지라는 소식이 뉴스를 도배했고 그에 따른 비상저감조치도 실행됐다. 이런 최악의 미세먼지에는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지만 어제는 어쩔 수 없이 집밖을 나서야 했다. 후배의 결혼식 때문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에, 지금은 퇴직하신 국장님의 딸 결혼식도 있었다. 두 결혼식은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있었으니,,, 그렇다. 이 둘이 결혼하는 것이다(사람의 인연이란 그런 거다). 오랜만에 뵙는 국장님과 사모님은 다소 상기된 듯 보였다. 장녀가 결혼한다는 사실 때문인지, 많은 하객들을 응대하느라 정신이 없어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기분이 좋으신 것만큼은 확실했다. 엄마를 꼭 닮은 신부는 신.. 2023. 1. 8.
섞기의 미학 ※ 금연 D+149 ※ 지천명 D-1,456 2023년의 시작과 함께 매주 수요일 퇴근은 늦어질 예정이다. 생방송 때문에 그런 건데, 이번 주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퇴근이 늦다 보니 셔틀을 탈 수 없어서 기차나 버스로 충주로 넘어가야 한다. 두 대중교통은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터미널이 걸어서 10분 거리라 버스 타기는 좋은데 버스비가 만 원이 넘고 충주까지 근 2시간이 걸린다(서울 가는 시간보다 길다). 반면 기차는 오천 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과 1시간이면 충분히 충주에 도착할 수 있어서 선호하는 편인데, 문제는 역이 너무 외진 곳이 있다는 것이다. 택시 타고 역까지 이동하는 비용까지 더하면 결국 버스보다 비싼 꼴이 된다. 그래서 지난 수요일에도 고민하며 버스와 기차.. 2023. 1. 6.
2023년의 첫 기록 ※ 금연 D+145 ※ 지천명 D-1,460 2023년 새해가 밝고 하루가 지났다. 올해는 계묘년, 토끼의 해라고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띠는 음력으로 따지는 것이기에 아직 계묘년이라 할 수는 없다(띠의 기준이 입춘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확실한 건 양력 1월 1일은 아니라는 거다). 하지만 뭐 큰 상관은 없다. 우리는 얼마 안 가 '올해가 무슨 띠인지' 금방 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해를 경건한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었으나 갑작스럽게 친구 가족과 모임이 잡히는 바람에 (길이 막힌 나머지 1시간 50분이면 갈 거리를) 4시간 넘게 달려 경기도 시흥으로 갔고, 그곳에서 아이는 아이들대로 신나고 어른은 또 어른대로 뜻깊은 1박 2일을 보내고 왔다. 오랜만에 친구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좋은 자리였지만 그날 ..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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