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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아부지의 소원 성취

by Kang.P 2015.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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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유난히도 분주했고, 아부지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4년...

 

그래,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부지가 '아파트'라는 답답한 공간에서 버텨내신 시간이 말이다...

돌아보면 신기하다. 나무를 사랑하시고, 정원 꾸미기를 좋아하시고, 하여 한 때는 분재원도 하셨던 양반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파트라는, 마당조차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4년이라는 시간을 버티신 것이 말이다.  

 

(문득, 처음 아파트로 이사올 때의 기록이 생각난다.  ----> 2011년의 기록 )

 

 

지난 2015년 3월 14일 화이트 데이날....

아파트 생활 4년 차에 결국 아부지는 제천 외곽에 집을 지어 이사를 했다.

 

그 날은 유난히도 분주했고, 아부지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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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출근할 때보다 1시간 일찍 준비해서 제천으로 넘어갔고, 도착해 보니 이미 한창 이사가 진행중이었다.

동생과 사촌동생은 벌써들 이사를 거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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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신 아부지... 

그동안 얼마나 답답하셨을까를 생각하니 괜히 죄송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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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톤 트럭 3개에 짐을 나눠 실었고, 굴다리를 지나고 명지동을 지나 새 집으로 짐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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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짓는 집, 좀 넉넉하게 하시라고 했건만, 한 평 수 늘어날 때마다 들어가는 공사비용이 부담스러우셨나보다.

20평 남짓의 평수에 2개의 방, 그리고 다소 큰 거실...

아무래도 같이 모여 앉아 얼굴보며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자는 취지로 방은 작게, 거실은 크게 하신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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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 트럭이 가고 나서, 아부지는 집 안에 한 발짝도 들이지 않으셨다. 이것은 정말 팩트다. 집 안에서 짐이 어떻게 정리되고 있는지, 어떤 가구가 어느 위치에 배치되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었고, 관여도 하지 않으셨다.

 

오로지 정원 가꾸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저 무거운 돌을 굴리면서도, 양손 가득 나무를 나르고 삽질을 하면서도 연신 콧노래를 부르시는 것을 보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한다는 게 저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과 동시에 '나도 회사에서 저렇게 콧노래를 부르며 일하고 있는가.'하는 질문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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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이 짐을 정리하고, 마당의 형태를 갖추려면 한 달은 족히 필요할 듯 보였다.

하지만, 아부지는 한 달이라는 그 시간을 콧노래를 부르며 즐기실 것을 나는 안다. 힘든데 그만하시라고 잔소리했지만, 오히려 아부지에게 필요한 것은 하고 싶으신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리라...

 

 

부모님의 이사를 축하드리고, 이사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부모님께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만,

외곽으로 나간 만큼, 어머니의 고생이 좀 많아질 것 같아 걱정이다.

 

 

아부지는

장롱면허다...

 

(운전은 어무니가 다 하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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