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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조직과 개인

by Kang.P 2010.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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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 혼자 사무실에 있다. 혼자 있는 사무실에는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와 나의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전부. 너무 적막하다 싶어 사무실 TV를 켰다. 주의 깊게 듣지는 않지만 TV에서 들려오는 기자의 목소리가 반갑다. 오랜만에 월요일부터 야근이다. 지난 주말에 휴가랍시고 친구들과 캠핑갔다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속에서 삽질하고 텐트 옮기고 했더니 월요일부터 피곤하다.





근무 때 읽을 요량으로 책도 준비해 왔지만,  밤이 주는 적막함은 쉬이 책장을 넘기지 못하게 한다. 그저 이것 저것 잡념이 머리 속을 지배할 뿐이다.

어느덧 나도 직장생활 6년 차다. 벌써 이렇게 되었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6년 차에 걸맞게 살고 있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솔직히 요즘 받는 스트레스는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것보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받는  것이 더 크다. 지방의 작은 회사이지만, 여기도 엄연히 부서가 나뉘고, 각각의 의견을 내고 조율하며 굴러간다. 하지만 언젠가 부터 이러한 부서간의 의견들이 업무를 위한 것들이 아닌, 자신 부서의 이익을 위해 목에 핏대를 세우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해한다. 권리는 요구하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것이기에. 하지만 그 권리라는 것이 타부서를 누르고 그 위에 군림하는 것은 아니다. 건전한 토론과 의견수렴은 환영하나, 유리한 입지를 위해 이상한 소문을 사내에 퍼트리며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하는 모습들은 정말 역겹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이 대표이사의 역할이다. 귀를 열어 조직원의 말을 듣고, 눈을 열어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의견 조정을 해야하고, 때로는 본인의 판단으로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듣기 좋은 소리만 하며 눈과 귀를 가리는 간신들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 더 답답하다.

6년 차. 
모른다면 모르고 안다면 알만한 직장생활 년 차이지만, 아직도 이상을 꿈꾼다.
잘한 일을 칭찬하고 함께 축하하고, 잘못했으면 거기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루면 되는 것을, 온갖 핑계로 자신의 과오를 남에게 돌리려 하고, 남이 잘한 것은 시기 섞인 말들로 상처를 주고 있으니, 참...







이거 완전 신세 한탄하는 글이 되어버렸구만. 뭐 나 뿐이겠는가. 직장생활하며 이런 경험한 사람이... 이런 무리 속에 뛰어들어 나도 똑같이 그렇게 살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악한 처세술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즐거운 직장생활을 바랄 뿐이다. 개인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어야 그 조직 역시 성장가능한 것이다. 무조건 물적, 심적으로 쥐어 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당장은 성과를 보일 수 있지만, 거시적으로 봤을 때 조직 속 개인은 그 조직의 그릇에 실망하며, 떠날 것을 준비할 것이다. 개인이 성취욕을 느끼며 행복의 조건을 충족할 때 그 조직 역시도 같은 모습이 될 것이다.


아... 이거 써 놓고 보니 잡다한 문장들의 나열일 뿐 내용이 없구나;;;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일개 사원이 회사 걱정하며 한 주를 시작하는 구나.... 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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