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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남산에 올라...

by Kang.P 2010.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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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토요일 서울 출장으로 피곤했던 나머지 일찍 잤더니, 일요일은 일찍 시작할 수 있었다. 여유로운 오전 시간을 빨래를 위시한 집안 일을 하며 보내고 있는데, 동기에게서 문자가 온다. 특별한 일 없으면 남산에나 가자고 한다.

운동 부족을 절실히 느끼고 있던 중에 이러한 제안은 솔깃하게 다가왔고, 함께 올라가기로 약속.
돌이켜 보면, 이 날 역시 연일 계속 되는 폭염의 연장선 상에 있었고 집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는 그런 날씨였다. 하지만 폭염도 운동하겠다는 의지를 이기진 못했다.

2시. 한창 더울 시간에 사내 둘이 산을 오른다. 역시 몇 발자국의 움직임에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렇게 흐르는 땀이 싫지 않았다. 떨어지는 땀방울 만큼,  내 속의 지방도 함께 빠져나간다는 생각에...


사실 요즘 생각할 것이 많다.

맡고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지만, 일을 진행해 나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다. 체계적이지 못하고, 크게 욕심을 내지도 않고,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식의 우유부단한 사고 방식...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특수한 상황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반대 역시 마찬가지.
완벽한 장점과 단점이라는 것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 모른다.
약속된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특히 8월 들어서는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


이런 넋두리에 빠져 한걸음 한걸음 옮기다 보니, 어느덧 정상. 시원한 산바람은 땀방울을 증발시키며 그 시원함을 배가 시켰다.

그리고 이게 웬 떡!!

부정기적으로 문을 여는 정상에 있는 매점(?)이 이 날은 문을 열고 있었다.
쾌재를 부르며 막걸리 하나를 시켰다.








안주라고는 마늘쫑과 손가락만한 멸치가 전부였지만, 시원한 막걸리와 함께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이 친구는 술 잔만 들면 어린아이처럼 티없이 맑은 표정이 된다.





시원하고 좋았다.
지꾸석에 앉아서 머리싸매고 있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행동을 바꿔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적절한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 해발 600M 조금 넘는 나즈막한 산에 오른 것이 터닝포인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2시간 넘는 걸음 속에서 엉키고 엉킨 실타래의 시작과 끝은 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남산에 올라서면 충주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좋다...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퇴근한 오늘.
갑자기 일요일의 산행 생각이 났다. Dslr에 담겨있는 그 날의 사진들도...
하여, 잡다한 생각들과 함께 기록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낫고, 내일은 오늘보다 발전하길 기대하고 바라지만 현실은 똑같은 하루하루의 연속.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의 모습이 내 모습이다.

생각을 바꾸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자.


이렇게 진지한 글 별루 안 좋아하는데, 내가 그런 글을 쓰고 있는 것으로 봐서 요즘 스트레스긴 스트레스인가 보다.

어서 정신차리고 다시금 시트콤같은 일상으로 돌아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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