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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Adieu 고향생각

by Kang.P 2019.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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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생각 100회와 동시에 마지막 회 방송이 어제 전파를 탔다. 아내는 아이들 재우러 들어갔고, 혼자 거실에 남았다. 모든 불을 끄고 TV 화면의 울렁이는 형체만이 어둠을 밝히는 가운데, 종교인의 경건함과 유사한 마음가짐으로 방송을 기다렸고 마지막 끝 타이틀까지 정독하듯 본방을 사수했다. 편집하면서 수없이 봤던 장면들이라 어디서 무슨 내용이 나올지, 어떤 내레이션을 할지 눈 감고도 알 수 있었지만, 집에서 TV를 통해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방송 만드는 사람에게 어느 프로그램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겠냐마는, 고향생각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이유를 말하면, 지금까지 맡았던 프로그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2016년 11월 12일 첫방을 시작으로 어제(2019년 3월 11일)의 마지막 회까지 했으니, 햇수로 4년이다(그동안 둘째가 태어났고 벌써 3살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전에 없던, 1박 2일을 야외에서 촬영하는 ALL ENG(스튜디오가 아닌 현장에서 모두 촬영) 방식이었기 때문에 몸고생 마음고생이 많았던 프로그램이다. 한여름 폭염과 그 겨울의 한파를 이겨내길 3년, 그 과정에서 출연자와 스태프들 간에 끈끈한 동지애가 생겼다. 팀워크라는 게 이런 거구나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100회 동안의 노력이 아로새겨진 테이프들을 보며, 참 많은 마을을 다니며 다양한 시도를 했고, 여러 마을 분들과 만나고 헤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램을 종영하게 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고향생각의 후속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지만, 4년을 함께 했던 출연자들과 지금처럼 주기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은 서운하고, 한편으론 미안한 일이다.
​​


함께한 출연자 모두가 잘 됐으면 좋겠다. 고향생각으로 생긴 인지도를 바탕으로 (인지도가 생겼다고 믿는다. 암, 그렇고 말고)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고향생각이 그들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이 된다면 그 이상 바라는 것이 없다.

가수 이병철, 방송인 김보원, 가수 강수빈...
고생 많았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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